어리석을 치(痴)와 어리석을 매(呆)
복지부, 병명 개정 속도 내고 있지만
결국 돌고 돌아 '인지저하증' 유력해

어리석다는 한자 뜻을 품은 치매 병명 대체어로 보건복지부가 인지저하증 혹은 인지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안된 병명 중 '인지저하증'의 경우 이미 수년 전 국회에서 개정안으로 발의된 병명인 점을 고려했을 때 마땅한 대체어를 찾기 위한 노력을 유관기관이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최근 복지부 치매용어개정협의체는 총 두 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인지저하증과 인지병을 치매 대체 용어 후보군으로 도출했다. 앞서 협의체는 치매 관련 의료계, 돌봄 및 복지 전문가, 치매환자 가족단체 등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복지부가 제안한 인지저하증의 경우 지난 2017년 2021년 각각 김성원 전 의원과 김두관 의원이 치매병명개정안을 통해 제안한 병명이다. 그러나 두 개정안 모두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인지저하증으로의 치매병명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복지부는 '명칭 변경 시 초래될 수 있는 사회적 비용 부담 문제가 있다. 또한 환자 가족의 고통 경감 및 조기 진단 및 치료율 제고를 위해서는 명칭 변경보다는 우선적으로 치매친화적 환경 조성 등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치매노인요양기관 관계자는 본지에 "이미 두 차례 병명개정안을 통해 복지부와 치매학회 등 관련 기관이 부정적으로 본 병명을 이제 와서 다시 채택한다는 점을 보면 석연찮은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개정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은 맞지만 대체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깊이 있게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치매 병명 개정과 관련 현재 시행하고 있는 치매 관련 개별 사업명칭에 대한 개정 의견도 보건의료계에 요청했다. 현행 치매관리법엔 △치매극복의 날 △치매관리종합계획 △치매연구사업 △치매검진사업 △치매등록통계사업 △치매정보시스템 △중앙치매센터 등의 치매 관련 사업 내용이 규정돼 있다. 협의체는 이중 변경이 필요한 용어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대안을 찾겠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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