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정겨운 ‘제주 올래고기국수’ 식당을 천안 골목길에서 발견했다. 문 앞에는 돌하르방이 서있다. 조용한 실내에 은은한 국물 냄새가 감돈다. 제주도까지 가기 먼 사람들이 잘 방문하도록 현지 음식을 재현한 곳이다.주문한 뒤 물잔을 쥐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고기국수, 이것이야말로 제주도의 숨은 자랑거리 아니던가. 지친 하루를 달래는 먹거리. 그리고 식탁에서 서로 마주보며 건네는 "폭싹 속았수다" 한 마디. 제주의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뜨끈한 고기국수 한 사발이 앞에 놓인다. 푸짐한 양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국물 위로 두툼
무더운 여름, 한미 관세 협상이 연일 화제인 날 미국식 중화요리집 '유박사 차이니즈'에 들어섰다. 중국 음식인지 미국 음식인지 애매한 화교의 음식. 한국에서 탄생한 짜장면·짬뽕과 같은 위치의 종류다.이 식당은 평택 미군 부대 앞에 본점을 차린 후 체인점을 늘렸다. 미국인을 상대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하면서 한국인 입맛도 노렸다. 미국에는 이런 중화요리 패스트푸드점이 많지만 한국에는 희소하다. 특별히 유행을 타지는 않았는데 아는 한국인은 찾는다.한 끼에 많은 메뉴를 맛보기 위해 1인 플레이트에 각종 음식을 추가했다. 오렌지 치킨, 제
부산에 머문 건 4월 초 짧은 일정이었다. 봄날 하늘은 맑았고 벚꽃이 휘날리고 있었다. 남포동 인근의 숙소에서 나와 이 지역 유명 식당에 가겠다는 생각에 거리를 나섰다. 마침 걸어서 10분 거리인 부평동에 부산 3대 중국집으로 꼽히는 '옥생관'이 있어 그리로 향했다.1951년에 개업해 70여 년 역사가 있는 2층집이다. 오후 1시쯤 안으로 들어서니 웨이팅은 면했다. 노포 특유의 기름 냄새가 먼저 코에 닿았다. 1층 빈자리에 앉았다.간짜장 하나와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혼자 와서 그런 기분이었다. 목표했던 일을 완수해서 자축하고 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