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서부터 병명 개정 시도했지만
대한치매학회·보건복지부 반대에 '좌절'
복지부 등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
6번째 치매 병명 개정안이 발의됐다. 어리석을 치와 매라는 부정적인 한자 뜻을 품고 있는 치매 병명을 '인지이상증'으로 변경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앞서 5건의 치매 병명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처리된 것으로 보아 이번에도 개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치매라는 병명을 인지이상증으로 바꾸기 위함을 골자로 하는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준호 의원은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자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대 국회부터 성윤환, 권미혁, 김성원, 김두관, 이종성 의원 등이 인지저하증, 인지장애증, 인지흐림증으로 치매 병명을 바꾸자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개정안을 검토한 대한치매학회,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등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 부족, 마땅한 치매 대체어 부재 등을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표를 냈다.
따라서 첫 번째 치매 병명 개정안 발의 후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정안이 통과된 경우는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국노인복지협회 등 치매 노인을 돌보고 있는 시설 협회는 "병명 개정은 기대조차 사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중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 다른 한자권 국가조차 모두 개정한 치매 병명을 우리만 바꾸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젠 기대조차 사치"라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치매 병명 개정 연구 회의' 결과 "더 이상 치매 병명 개정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중단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병명 개정을 위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란 얘기다.
관련 기사 : 치매 병명 개정, 정권 바뀌니 복지부서 '전원 반대'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 관계자는 "치매 병명 개정은 국민적 동의와 관련 단체와의 의견 통합이 우선"이라며 "현재 급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대신에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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