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가난한가요, 아니면 부자인가요? 도대체 얼마가 있어야 부자인가, 얼마나 없어야 가난한가?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5층 건물에서 한 달에 몇십억원의 월세를 받고 있다는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들어오는 길에 문득 부자와 가난의 요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매달 조금씩 오르는 부모님의 요양원비, 통신비···. 들어오는 것에 비해 나가는 게 많은 내 빠듯한 살림에 비하면 무엇이 걱정일까 싶으면서도 얘기를 듣다 보니 내가 위로하고 있는 꼴이 됐다. 가졌으면 가진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이런저런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구나··· 생각
미국의 국민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Anna Mary Rovertson Moses)는 70세가 넘어 미술을 시작했다. 그녀의 그림은 따뜻하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나를 반겨주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과거의 내 할머니는 얼마나 나를 기다리셨는지 늘 신발을 신지 못하고 마루에서 내려오셨다. 그 따뜻함이 그림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할머니가 늘 나에게 해주시던 말처럼···.“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우리는 가정이라 하면 ‘사랑’ ‘화목’ ‘평화’ ‘안락’이 존재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여기 이런 가족 구성원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자.# 초등학생 A는 오늘은 집에 가는 것이 두렵다. 숙제를 안 했기 때문에 집에 가서 엄마에게 맞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B는 고민이 많다. 여자 친구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 것 같은데 집착이 심해 내가 언제 집에 들어가고 누굴 만나는지, 어떤 헤어스타일을 해야 하는지도 말한다. 나를 너무 사랑해서라고 하는데 어떤 때는 나의 행동에 대해 거짓말해야 할 때가 있고 그것으로 가끔 싸울 때도
“평범한 중학생인 내가 뉴스에서 나오는 성범죄 피해자가 될 줄 몰랐어요. 같은 반 친구가 SNS에 올린 평범한 얼굴에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을 합성해 SNS에 게시하고 배포했습니다. 음란물로 둔갑해 단체 채팅방에 뿌려졌어요. 그날 이후 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친구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퍼진 제 나이, 지역, 연락처로 수십 통의 성희롱 메시지는 끊임없이 옵니다. 어디까지 제 사진이 퍼졌는지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습니다.처음엔 ‘얼굴은 나지만 합성된 사진은 내가 아니니 괜찮아’라고 머리로는 생각했었는
강의 시작 도입 활동으로 가끔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활동을 한다. “우리가 탄 배가 표류하다가 무인도에 도착해 살아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가야 할지 열 가지를 인권 가방에 챙겨 보세요?”가방에는 음식과 물, 담요, 텐트 등 고심 끝에 열 가지를 담는다. 이어 강사는 “그런데 가방이 너무 무거워 이 중 다섯 가지를 빼고 꼭 필요한 것 다섯 가지를 남긴다면?” 이 질문에 여러분은 어떤 물건이나 가치를 남기실 건가요?놀랍게도 청소년들이 남기는 다섯 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많은 돈’과 ‘스마트폰’이다. 요즘 청소년들이 중요하게
민들레: “엄마, 놀라지 마세요! 우리 반 친구 ⭘⭘⭘ 알죠?”엄마: “알지, 알지. 호호호. 너랑 썸 타는 사이 아니었어?”민들레: “글쎄 ⭘⭘이가 오늘 나에게 쪽지를 줬어요. ‘오늘부터 1일’ 하자고요~.”엄마: “어머나, ⭘⭘이 쪽지를 받아서 너는 기분이 어때?”민들레: “⭘⭘이도 나를 좋아했었다니~~!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엄마 : “와~, 우리 딸이 드디어 남자 친구가 생겼네⋯.”“우리 딸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니 엄마도 기쁜걸, 호호. 그리고 엄청난 사건을 엄마에게 먼저 말해 줘서 고마워.”민들레: “그런
최근 넷플릭스에서 이란 영국 드라마를 흥미롭게 봤다. 이 드라마는 제이미라는 한 소년이 범죄에 연루돼 체포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돼 인물이나 장소에 더 공감이 가게 했고, 연출된 기법이 다큐멘터리를 보듯 몰입감을 줘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드라마엔 4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1편은 주인공 제이미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되는 장면이다. 평범한 학생 제이미는 같은 동급생을 무참히 살해한다. 믿어지지 않는 살해를 하고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한 지자체가 주최한 어린이날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행사는 지자체의 20여 단체(관계기관과 지역사회)가 모여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어린이를 초청했다. 아쉽게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다 5월치고는 꽤 쌀쌀한 날씨였다. 행사를 주관하는 스태프들은 비옷을 입고 행사 준비에 바빴고, 경찰차와 소방관까지 동원, 안전을 위한 대비도 철저히 했다.각각의 단체들은 기관의 특성에 맞는 선물과 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날 행사엔 퀴즈를 맞히고 선물을 받거나 페이스페인팅, 투호 던지기, 스티커 붙이기
경북 안동시가 친정인 친구의 부모님 댁이 다 타버려 연로하신 부모님이 인근 학교로 피신해 가 계신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몇 차례 방문했던 정겨운 시골 마을이 눈에 선한데 마을이 거의 전소됐다고 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놀랄만한 재난이 결코 멀리 뉴스 속의 사건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것, 우리가 다 연결돼 있음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우리는 사고를 경험하고 목격하며 사건을 접하고 참사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또 재난을 겪으며 살아간다. ‘사고’는 교통사고처럼 생각지도 않게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표현할 때 쓰이는 단어다. ‘사건의
인권 강의를 하면서 이해를 돕고자 자주 인용하는 영화 중 하나가 이다. 아마 많은 분이 쇼생크 감옥에서 탈출해 푸른 바다의 해변에서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영화 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만든 영화다. 지금까지의 영화 중 평점이 가장 좋은 영화로 평가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쇼생크 탈출’이란 제목으로 번역됐지만 영화의 원제는 ‘쇼생크 구원(The Shawshak Redemption)’이라고 한다.영화는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돼 교도소에 갇히는 ‘앤디’(팀 로빈슨)와 그를
‘너또다’와 ‘오운완’이란 신조어가 있다. 이 신조어의 뜻을 해석하는 게 가능한가요? “너 또 다이어트해?” “오늘 운동 완료”를 줄여 쓴 말이라고 한다. 바쁘게 휘몰아치는 일상에선 “운동할 시간이 없네!”라는 핑계를 댔었다. “나에게 시간이 좀 허용된다면 열심히 운동해 건강과 원하는 만큼의 몸무게를 달성해 낼 것이야”라고 그리 다짐했건만⋯.비자발적 한량으로 시간이 넉넉한 요즘이다. 어떻게든 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엉덩이를 책상에 붙이고 있을 핑계를 찾는 나를 보고 있자니 움직이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
“밤새 안녕”이라고 했던가!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켜면 내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세상이 그렇지 않은 게 되기도 하고 신호음 다음에 자연스럽게 응답해야 할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했다. 세상은 어떤 일이든 일어나면서 돌아가고 변화하면서 이어지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알려준 지난해였다.그리스 신화에 키클롭스라는 외눈박이 거인족이 나온다.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못생기고 제멋대로이며 무식하기가 이를 데 없어 그에게는 어떤 친구도 없다.프랑스 화가
2024년 8월 딥페이크에 관한 사건이 봇물 터지듯 기사화되고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대한 공포가 한국 사회에 불안과 공포를 만들었다. 2024년 3월에는 서울대 졸업생들이 동문 여학생들의 얼굴을 합성한 성적 영상물을 만들어 반포하는 범죄가 있었다. 피해자는 경찰이 수사해 주지 않자 직접 언론에 제보하면서 이 사건이 가시화됐고, 이를 계기로 수많은 딥페이크 범죄가 기사화되는 계기가 됐다.스마트폰만 있다면 모두가 클릭 한 번으로 불법 합성물을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IT 강국 한국 사회는 2020년 26만명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일부러 찾아보진 않지만 한번 보기 시작하면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예능 프로그램이 설루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출연자는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설루션의 대상은 자영업자가 되기도 하고, 반려동물이 되기도 하고, 이혼의 위기에 있는 부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정말 구제 불능처럼 보이는 아이, 그리고 그 뒤의 부모들 등 다양하다.이런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방송을 통해 한 가정의 적나라한 모습이 여과 없이 자극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어떻게 용기를 내서 TV 출연을 결심했을까? 또는 얼마
며칠 전 동네 미장원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데 옆에 계신 분과 미용사의 대화는 뉴스의 내용만큼 충격이었다. 미용사는 ‘뉴스에서 수능 만점 의대생이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해 여자 친구를 살해했다’는 뉴스를 보았다고 말했고, 살해 이유가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서였다’라고 “쯧쯧” 하면서 말했다.앞에 앉아 계신 손님이 “아~~ 수능 만점의 남자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비위를 좀 맞춰 주지 왜 ‘틱틱거려서’ 의사 마누라 되는 자기 복을 걷어차는지 몰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화난 마음을 쓸어내리며 숨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문명의 편리함은 지구 에너지 덕분이다. 인간은 잘살기 위해 자연을 개발하고 그 결과 온실가스가 배출되었는데, 자연은 기후 위기로 인간을 공격한다. 자연이 인간을 공격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지만 기후 위기로 인간은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대단히 안정적인 기체로서 최대 1000년간 대기 중에 존재한다고 한다.우리 인류는 경제 성장을 이뤄 빈부 격차를 줄이고자 도모했는데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지고 가난한 사람이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고 나이 어린 사람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청소년들 꿈의 현주소가 ‘건물주’라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회자돼 온 현실이다. 왜 건물주가 되고 싶어 할까? 화려한 도시와 멋진 차, 고급 옷과 명품 가방, 멋진 레스토랑과 스테이크, 원할 때 떠날 수 있는 해외 여행⋯. 이 풍요로운 삶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을 채우는 인간의 욕망은 지구에도,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에도 엄청난 상처를 남기고 채워질 수 있는 것들이다. 인간의 욕망은 지구를 아프게 하고 기후 위기는 아픔의 신호다.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오니 겨울에 입었던 외투며 두꺼운 기모 바지, 손빨래할 것과 울 세탁할 것 등을 잘 분류해 세탁하는 것도 큰 행사처럼 보통 일이 아니다. 빤 옷을 정리해 옷장에 넣다 보니 더 이상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모자와 스카프, 들지 않는 가방, 신지 않는 신발 등으로 옷장이 터질 것 같은 상황이다. 언제 샀는지조차 모르는 새 옷들도 있었다.지역 중고 앱을 통해 처분하려고 옷과 가방 사진을 이리저리 찍어 올려 보고,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할 물건들도 따로 추려 놓았다. 그리고 1층 화단 옆의 의류 폐기물 통에도 한 보따
나는 최근 1개월 남짓 주야간 보호 시설에서 어르신들과 생활할 기회가 있었다. 평균 연령 85세인 25명의 어르신 대부분이 치매였고, 파킨슨병과 루게릭병 병증이 있는 분도 있었다. 질병을 겪으며 산다는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으며, 그래서 더없이 불안정해 보였다.초고령화 시대의 ‘노인’의 삶은 어때야 하는 것일까? 나도 늙어가기에 ‘늙음’을 죄악시하지 않는다. 돌보는 사람도, 돌봄을 받는 사람도 좋은 돌봄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에 닥쳐올 노년기가 공포로 느껴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이
누구나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장애’ ‘질병’ ‘노화’에 대해 돌봄을 받는 것이 민폐가 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사회는 돌봄을 받는 사람을 부끄러워하도록 만든다.라는 드라마가 있다. 주인공 지안은 하루 종일 누워 있는 할머니를 위해 마트의 카트를 가져와 이불로 꽁꽁 싸매서 카트에 태우고 동네 달구경을 나간다. 달을 바라보며 “좋다”고 하는 할머니를 보며 지안은 마음의 공허함을 위로받는다. 지안은 근무를 마치고 오자마자 할머니 식사며 기저귀를 살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방적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