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집권하면서 ‘미국 없는 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맡아 왔던 ‘세계의 경찰 노릇’을 인제 그만하겠다고 명백히 선언한 것이다.안보는 전통적인 동맹을 외면하고, 고율의 관세 부과로 50년간 번성했던 자유무역이 쇠퇴해 간다. 이제 각자도생의 길을 찾지 않으면 생존이 위협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이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광야에서 한순간 포식자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험악한 야생의 세계를 마주해야 한다. 이렇게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립무원의 한국. 늑대가 닭장 속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도
#장면 1—편도 3차선인 고속도로 1차선을 시속 60㎞로 계속 주행하는 느림보 차. 이런 차를 피하고자 다른 차들이 3차선을 이용해 추월—버스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어르신들—지하철에 무임 승차하거나 경로우대 카드를 불법 사용하는 사례—병역 기피를 위해 신체를 손상하고, 탈세 목적으로 각종 편법 동원—불법 거래 방지를 입법한 국회의원이 차명 주식거래를 하다 적발됨#장면 2—편도 3차선인 고속도로 1차선은 거의 비어 있음. 추월 후 즉시 2차, 3차선으로 이동—지하철은 조용히 책을 읽는 등 마치 도서관처럼 조용—무임승차 하는
아름다운 강이 동서로 흘러간다. 그 강을 끼고 나지막한 산 마을이 있었다. 그곳은 산수가 아름다워 ‘금수강산’, ‘고요한 아침 동네’로 불리기도 했다.마을 꼭대기에는 성주가 살고 바로 아래 전망 좋은 곳에는 고관대작과 귀족들이 살고 있었다. 산 아래쪽에는 농사짓는 농부, 근처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 이것저것 잡화를 팔아서 먹고사는 영세 상인, 대장장이, 생선장수, 소금장수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었다.귀족들 집에 가서 허드렛일하는 도우미, 머슴, 집사, 경비 일을 하는 하층민들은 그 마을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그 동네 산
피레네산맥은 약 500km로 스페인과 프랑스를 가르고, 압록강 7백 리는 중국과 한반도를 가른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경에는 많은 경우, 산맥과 강 등 자연 장벽이 있다. 유럽처럼 사오십 개 나라가 있는 경우에는 역사적인 전쟁으로 국경선이 그어진 경우도 있지만···.피레네는 아름답다. 그래서 경치 좋은 곳을 찾아가는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사이클 코스에서 이곳은 늘 빠지지 않는다. 겨울에 먹이를 찾아 아프리카로 날아갔던 철새들이 포르투갈을 거쳐 이곳을 넘어 북유럽으로 되돌아가는 하늘길이기도 하다.국경지대에
요새 인도네시아가 다시 뜨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반도의 약 9배에 달하는 면적에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이다. 인구는 세계 4위로 약 2억8000만명이고, 중위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매우 젊다. 1인당 GDP는 4000달러 조금 넘는다. 그러나 ASEAN 10개국 GDP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며 성장 잠재력도 크다.최근 다국적 기업들이 미중〮 갈등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을 떠나 인도로 향하고, 한국과 일본은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겨가고 있다. 그런데 이곳도 최저임금이 오르는 등 피크로 임계점에 이르렀다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 편에 서는가 하면 관세 폭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트럼프가 유독 자주 들먹이는 사람이 있다. 김정은이다. 왜 그와 잘 지냈다고 말하며 브로맨스를 강조하고 있을까. 때가 되면 북한과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인 우리는 그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그는 집권 1기에 김정은을 세 차례나 만났다. 싱가포르와 하노이 정상회담, 판문점 깜짝 쇼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만남을 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때의 만남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다소 성급하게 추진했다고 보고 있으
며칠 전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발트해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를 방문했다.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NATO) 소속 영국군을 방문하여 나토 배지를 단 군복을 입고 전차와 장갑차를 타고 이동식 포병 시스템도 직접 시험해 보였다.러시아 국경에서 탱크를 탄 영국 왕자의 메시지는 무엇이었겠는가. 영국이 러시아의 위협에서 발트 3국을 방어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그는 탈레반이 극성을 부릴 때 아프가니스탄의 대탈레반 전투부대에서 군복무를 하였다. 그 사실은 나중에 밝혀졌다.이라크 전에도 참전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지 3년이 넘었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는 러우 전쟁 종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젤렌스키를 무시하면서 충돌했다.그러고는 "우크라이나에게는 아무런 카드가 없다"고 윽박지르며 평화 협상을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는 빼고 미국과 러시아가 마주 앉아서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고 영토의 1/5을 러시아에 빼앗긴 상태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전비 지원 대가로 광물 자원의 1/2을 미국에 넘겨야 하는 우크라이나인들. 약소국의 비애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푸틴은 ‘
최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의 이쪽저쪽을 들쑤셔서 모두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웃 국가인 멕시코와 캐나다까지도 관세 폭탄을 퍼붓고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에도 추가 관세를 물려서 강하게 견제하려 한다. 전통의 동맹, 유럽 연합과 한국도 방위비를 대폭 올리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큰형님’ 노릇을 하던 과거의 점잖고 통 큰 미국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러시아도 과거 소련 시대에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던 강국의 모습이 아니다. 위성국가들이 독립하여 영토가 대폭 축소되자 조바심에서 서방으로 경사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국력을 소진하
얼마 전 트럼프 당선자가 뜬금없이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팔라고 했다. 얼마 후 부통령 당선자인 밴스는 좀 더 구체적으로 그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그 지역 안보 상황을 우려한다. 엄청난 천연자원 개발에도 우리가 리더십을 보여줄 때”라고 밝힌 뒤 “트럼프는 거래에 능하다. 그린란드에서 이뤄질 거래가 있다”고 했다. 그냥 한번 툭 던진 말이 아니라는 얘기다.그린란드는 한반도의 약 10배 크기로, 군사적 안보와 천연자원 측면에서 전략적인 가치가 점점 더 커지는 땅이다. 주민은 주로 에스키모 계열 이누이트인 5만6000여명이 살고 있다.
조선시대 500년을 돌아보면, 드물게 성군도 있었고 그저 그런 많은 임금과 때로는 폭군도 있었다. 대표적인 성군은 세종과 정조였다. 두 임금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혁(改革), 애민(愛民), 포용(包容), 호학(好學)이었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한 위업을 남겼다. 정조는 당쟁으로 희생된 아버지 사도세자의 뼈아픈 가족사로 인해, 당파싸움을 없애기 위해 고루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책(蕩平策)을 뿌리내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두 분 다, 자주 신하들을 불러 모아 학문을 토론하였다. 나라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지, 무엇이 잘못이었고 무엇을 바로잡아
몇백 년간 전쟁을 모르는 나라가 있다. 바로 스위스이다. 이런 스위스에 강국들 틈에서 자주 전쟁터가 되었던 한국은 배울 게 많다. 스위스는 유럽 중심부에 위치하여 한국처럼 낀 나라이다. 유럽의 강국들에 둘러싸여 끊임없이 위협을 받아왔지만 국토를 굳건하게 지켜온 다부진 강소국이다.그들은 어떻게 중립국이 되었고 어떻게 국토를 지켜왔을까. 중립을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은 것은 1515년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대패한 직후였다.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와 전쟁하기보다는 분쟁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때부터 중립을 국가전략의
유럽에서 한국처럼 ‘고추와 마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또 유럽인데 우리처럼 우랄 어족을 쓰는 나라가 있을까. 있다, 바로 헝가리(Hungary)이다. 게다가 생긴 것은 백인이지만 국명 때문에 흉노의 후예인 훈족으로 오해하기도 한다.그러나, 헝가리인들은 돈강과 볼가강 유역에 살던 유목민 마자르족이다. 이들이 서쪽으로 이동, 헝가리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헝가리는 동유럽 중심부에 위치한다. 인구 약 1000만명에, 다뉴브강이 국토 중심을 남북으로 흐르고, 산이 적고 평원이 많아 ‘헝가리 대평원’으로 유럽 지도에 표시된다.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러시아에 위대한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톨스토이다. 톨스토이 불후의 명작 는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을 배경으로 한다. 그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가 있다. 소설을 통해 ‘무엇이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빅 스케일의 대하소설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때문이다.그의 글은 가볍지 않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혜안을 보여주려 하기 때문이다. 에서도 단순하게 승자와 패자, 러시아에 대한 얘기는 없다. 대신, 전시 상황에서 살아가는 러시아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 자동차 정비소에 3명의 사내가 찾아온다. 그곳에서 일하는 늙수그레한 정비공에게 스페인어로 ‘시간이 좀 있느냐’고 묻자, 그 정비공은 갑자기 도망치기 시작한다. 3명의 사내가 뒤를 쫓아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 끝에 그를 쓰러뜨려 담요에 둘러싸서 은신처로 옮긴다.그가 바로 유태인 600만명을 학살한 주범 아돌프 아이히만이었다. 신분을 위장, 이탈리아를 거쳐 지구 반대쪽 아르헨티나로 피신, 겨드랑이에 있는 나치 문신까지 지우고 은신한다. 그러나 치밀하고 끈질긴 나치 사냥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거점과 숨겨진 무기저장소를 무차별 폭격,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헤즈볼라는 ‘신의 당’이라는 뜻으로 레바논 시아파의 무장 세력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유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먼저 레바논이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자.레바논은 BC 1200년경 무역으로 번성한 페니키아인의 땅이었다. 16세기부터 오스만제국의 통치를 받다가 1차대전 후에는 프랑스 보호령으로 있다가 1943년 독립하였다. 남으로 이스라엘, 동북으로 시리아와 접경하며 서로는 지중해이다.인구는 530만명이고, 영토는 이스라엘의 반,
요새 인도의 성장세가 무섭다. 최근 3~4년간 연간 경제 성장률이 7~9%대를 넘나들며 세계의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의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 미국의 애플 등이 중국에서 인도로 눈을 돌려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서방 각국의 인도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겁다.이와 반대로 중국은 외국기업들이 떠나고 있다. 부동산발 위기에 공급과잉, 소비위축, 높은 실업률에 중국 정부 발표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게 정설이다.미국과의 패권전쟁으로 인한 갈등, 이웃 국가와의 잦은 분쟁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는 그 나라가 지향하는 가치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근세 100년에 가장 뛰어난 몇 명의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막스 베버(Max Weber)는 (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라는 명저를 남긴다.그 핵심 내용은, 유럽 몇 개국을 분석해 보니 가톨릭을 믿는 남유럽 국가보다 종교개혁으로 새로 등장한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신봉하는 네덜란드와 독일이 더 부유한 국가라는 것이다.프로테스탄티즘은 돈벌이 자체를 물질적
세기말의 빈에서는 제국의 몰락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향락과 축제, 달콤한 무위도식이 판을 치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제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듯 불길한 조짐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었다.1913년 정월 어느 날 밤, 왈츠의 도시에서 은행 노동자들이 주최한 무도회가 열린다. 대차대조표로 분장한 여자의 몸은 홀쭉한 자산에서 풍만한 부채로 이어져 있었고, 마른 남자는 입금, 뚱뚱한 남자는 출금으로 분장했다. 무도회는 새벽까지 이어졌는데 ‘황제 왈츠’를 연주하던 오케스트라가 갑자기 연주를 멈춘다. 악단이 보수를 받지 못했으니 더 이상 연주
노벨상을 받은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은 이스탄불의 작가이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은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의 흥망성쇠와 그 무상함에 대한 진한 감정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이스탄불은 2000년 역사의 영화를 뒤로하고 쇠퇴해 갔지만, 그곳에서 대대로 명문가로 살아온 그의 가족에 대한 추억과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그의 기억에 생생하게 살아남아 있다. 그는 대가족이 함께 살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과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