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여행사 막내직원의 업무나의 막내 시절을 회상하면 ‘회사 생활이 이렇게 즐거워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다. 소속된 부서와 팀 분위기도 좋았고, 일을 가르쳐 주는 선배들도 모두 친절했다. 그렇게 3개월이라는 짧은 인턴 생활을 마치고 자연스레 정직원이 되었다.팀 막내로서 내가 맡은 일들은 대부분 잡일이었다. 아침에는 약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서 고객 상담실 및 회의실 등을 청소했고, 퇴근 전에는 등기와 우편물을 직접 우체국에 가서 접수하는 등의 단순한 업무가 여행사 막내의 일이었다. 점점 일다운 일을 하나씩
버리지 못한 욕심산티아고 순례길의 아침은 늘 배낭을 새로 꾸리는 일로 시작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 중의 하나다. 배낭의 가장 밑부분에 침낭을 넣기 위해서 모든 짐을 뺐다가 차곡차곡 쌓는 일을 36일 동안 했다. 참 귀찮은 일이지만 안 할 수도 없는 일.어김없이 짐을 챙기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간식을 쟁여두고 다니는 자신을 발견했다. 분명 순례길 초반에는 가방이 무거워서 그리고 다리가 아파서 버릴만한 물건이 없을까 매일 밤 고민하곤 했었는데···. 순례길 끝자락에 있는 나는 당장 먹지도 않을 간식들을 바리바리 챙겨 다니고 있었다.
내가 도망치듯 선택한 곳4년 전, 나는 여행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2020년 2월 말,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발병하기 시작했고 하늘길 또한 서서히 막히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니 결국 나의 출근길도 막히고 말았다. 백수 아닌 백수가 되었다.처음엔 출근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냥 신났다. 휴직을 시작하고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국내여행을 떠났고 영어학원도 등록했다. 또 글을 쓰는 등 나름 크고 작은 도전을 하며 알차고 슬기로운 백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바로 남자친구에게
인생 여행지가 어디세요?사람들에게 버킷리스트 여행지를 곧잘 묻는다. 서로 다른 여행지를 선택한 이유가 흥미롭고, 전혀 예상치 못한 지역이 나올 때면 뇌가 번쩍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비행기 옆 좌석의 영국인도 어김없이 내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그가 말했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을 읽은 후, 람세스 2세가 마음속 영웅이 되었고 그의 기운을 직접 느끼고 싶어 이집트 여행을 꿈꾸게 되었다고. 카이로행 비행기 안에서 인생 버킷리스트를 이루러 가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얼마나 설렐까’ 생각하니 내 심장도 덩달아
세상에는 자유여행이 불가능한 곳이 있다. 조금 생소하지만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나라, 부탄이 그중의 하나다. 외국인 신분으로 부탄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격증을 소지한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야 한다.자연과 문화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무차별한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을 제한하고, 높은 관광 세금을 지불해야 비자를 내주는 콧대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관광세에는 기본 숙식비가 포함되어 있지만, 머무는 기간 동안 하루 약 200(USD)달러의 세금(일일체제비)을 내야 한다.도대체 부탄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렇게 높은 관광 세금을 내가며
연예인 병을 부르는 이란이란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카프 하나를 챙겼다. 이슬람 규율을 지키기 위해서다. 테헤란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나를 포함한 여성들이 미리 챙겨온 스카프를 주섬주섬 꺼내 머리카락을 감추기 시작했다.‘이란을 다녀오면 다신 미국에 갈 수 없다더라’, ‘이란에 가면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다더라’ 등의 증명되지 않은 ‘카더라’만 가득한 미지의 땅에 드디어 내가 도착한 것이다. 테헤란에 도착한 나를 기쁘게 맞이한 것은 바로 엘브루즈 산맥이었다. 차와 건물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는 새하얀 설산. 도시의 배경이 되어주는
난 오지 전문 여행사에 근무하는 10년 차 직장인이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여행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솔직히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아니요'다. 늘 여행사 직원답게 여행을 좋아한다고 답하곤 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난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어쩌다 '오지' 여행사에 입사했고, 10년 동안 근무할 수 있었을까?지역 주민도 좋고 여행자도 좋은 공정여행내 나이 23살 때, 우연히 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여행의 부조리를 말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여행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