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요양원에 입소하게 되면 우선 가장 큰 낯 설음이 주거 공간의 변화이다. 가정집에서 지내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대형 공간에서 지내야 하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마치 어르신들과 인지능력이 비슷한 10세 정도의 여자 아이가 집에서 지내다 갑자기 대형 기숙사로 옮기는 것과 같다.가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마음씨 좋은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엄마처럼 밥도 해주고, 머리도 빗겨주고, 그림 놀이도 함께 해 주면 좋지 않을까. 요양원 입장에서도 같은 공간에 10명 미만 어르
"2년간 케어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고독사 발생 0건'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급증 등 돌봄 패러다임 속 서로가 센서 하나로 연결되어 어르신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드리고 있다는 게 중요해요. 시니어들의 일상생활에 디지털 기술 환경을 구현해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예요."방문요양보호사는 길어야 3시간, 지자체 안전 도우미도 10분 방문 면담이면 끝. 홀로 사는 노인을 24시간 지켜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이렇다 보니 제아무리 독거노
"부모님 모실 곳 찾다가 제가 직접 지었어요. 어르신들끼리 모여 사는 마을, 작은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웃과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산책도 하면서 노년의 삶이 '삶'인 채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은 없을까.' 그 바람을 보아스 골든케어를 통해 실현했어요. 부모님 모실 집을 마련하려다 마을을 만들었네요."2020년 4월에 문을 연 보아스 골든케어는 경기도 고양시 문봉동에 위치했다. 5층짜리 건물 소망동·사랑동과 부속동 믿음동 등 총 3개의 동으로 구성됐다. 연면적 3000평에 침상 250개를 보유한 국내 최대
부모님을 좋은 요양원에 모실 요량으로 고급스럽고 서비스가 좋은 요양원을 찾기 위해 '고급요양원' 혹은 '프리미엄요양원' 등으로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부류의 정보가 나온다. 첫 번째 전혀 정확하지 않은 정보, 두 번째 요양원과는 별개인 요양병원이나 실버타운 관련 정보, 세 번째 고급요양원이 맞기는 하지만 1~2개에 국한된 경우.지난 4월 12일 자 '월 400만~700만원 시설 좋은 '사설요양원' 찾기'에서 6곳의 최고급 요양원에 속하는 ‘사설요양원’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사설요양원이 아닌 일반적인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여당의 총선 패배 후에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의료 개혁의 당위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총선 후 여야 정치권에선 의대 정원 증원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내놓고 있다.여성경제신문은 이 같은 정부 입장과 정치권의 제안을 '깐깐한 팩트탐구' 코너를 통해 점검해 봤다.먼저 정부가 주장하는 절차적 정당성에선 정부의 설명과 그동안 진행된 실제 과정은 거리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의협과 공식 소통 채널을 구성해 28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욱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중증 치매 노인일지라도 콧줄을 끼우지 않는다. '어르신의 잔존가치를 늘려야 진짜 장기요양'이라는 최종녀 함춘너싱홈 원장의 철학이다. 무조건적인 도움 제공이 아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보조·지원을 해야 한다고 그녀는 힘줘 말했다. "우리 요양원 문턱을 넘으면 이때부턴 우리 가족인 거예요. 보호자님의 가족이 아니죠." 이 시설은 17명만 생활하는 '소수 정예' 요양원이다. 입소자 모두를 자신의 시어머니, 직원들은 시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최 원장을 여성경제신문이 만나봤다. 함춘너싱홈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
"그냥 농촌 지역에서 살고 싶었어요"흔히들 귀농하여 농부로 살아가는 삶은 60대를 넘기고 은퇴한 노인들이 주로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이 귀농하는 것은 여전히 특이하다는 인식이 있다. 또한 '농부'라는 말을 들으면 밀짚모자를 쓰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모내기를 하는 '남자 농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 농업인도 계속 증가 추세다. 강윤영 씨(37)가 대표적인 예다.강 씨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했다. 베트남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농업에 관심을 두게 됐고 한국농어촌공사에 취직했다. 회사에 다니며 서울대학교
지난번 요양 세상 1회에서는 ① 요양원 vs 요양병원 어디로 모실까? 라는 주제로 어떤 경우에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더 적절할 것인가? 라는 내용을 다뤘다. 요양원은 누구나 예외 없이 낮에는 약 6:1, 저녁에는 12:1 정도의 비율로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요양원은 요양병원의 개인 간병과 같이 개인 돌봄 혹은 밀착 돌봄을 받기 어려운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급 요양병원의 경우 개인 간병을 비롯하여 물리치료, 재활치료, 인지 개선프로그램, 한방 등 비급여 항목들이 있어서 본인이 원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치매 극복 행사를 열었다. 12일 오 시장은 자신도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는 '치매 가족'이라고 밝히며 '치매 안심도시 서울'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치매 정책 지원도 약속했다.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제10회 서울시 한마음 치매극복 걷기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개인사를 공개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도 벌써 몇 년째 치매를 앓고 계셔서 치매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치매 가족이 어떤 마음고생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오 시장
"IT 기술 발전으로 인간은 갈수록 외로워지는데 역설적으로 기술을 활용해 그 고독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했어요.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죠. 개개인을 연결해 주는 맞춤형 로봇, '퍼스널 인터커넥트(Personal Interconnect)' 로봇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과 늘어나는 노인의 돌봄을 책임지는 파이보는 그렇게 탄생했죠."어르신 돌봄 영역부터 아이들의 교육까지 책임지는 '다재다능' AI 반려로봇 '파이보'의 아버지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를 만났다. 파이
'핵가족'이 일상이 되면서 노인 돌봄은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됐다. 그렇다면 어디로 모셔야 할까? 요양원일까, 요양병원일까, 실버타운일까?다소 오래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2017년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료정책포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정립’에 따르면 요양시설에 입소한 사람들 중 약 30%가 의료진의 지속적인 진료가 필요한 상태다. 반대로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약 절반은 실제로 요양병원 서비스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환자다. 요양원에서 생활해야 할 어르신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고, 요양병원에 입원이 필요
"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친구와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다가 발달장애 아동에게 안정감을 주는 조끼를 개발했어요.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르신 등 돌봄이 필요한 많은 사람에게 입혀봤죠. 보호자들은 바로 옆에서 가족의 상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생체 정보를 수집해 착용자의 심리 안정을 책임지는 스마트 조끼 허기는 그렇게 탄생했죠."발달장애인,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기 주입을 통해 안정감을 선사하는 중량 조끼 '허기'를 개발한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 돌봄드림의 김지훈 대표를
"여자는 집 가서 밥이나 하라고 소리치면 이미 잘하고 나왔다고 받아쳤죠 뭐. 1980년대 그 시절 여성 운전자는 참 운전하기 힘들었어요."빨간색 프라이드에 앉아 색안경을 끼고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붉은 스카프를 휘날리는 그녀는 1942년생 올해 만 81세 고령 운전자 한열희 씨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31일 여성경제신문과 만난 한 씨는 운전에 도전했던 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했다.여성 운전자로서 순탄하지 않은 일상을 보낸 1980년대. 차를 몰고 나가면 '여자가 무슨 운전이냐'는 등 무시 발언은 일상이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일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중년 여성분이 무작정 회사로 전화해서 하신 말씀이에요. 한두 분이 아니었죠. 취득한 지 오래된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있는데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었어요. 초보다 보니 기관에 바로 들어가기 두려워하셨죠. 케어파트너 맞춤 조건으로 적합한 요양 일자리를 매칭해 드렸어요. 이럴 때 케어파트너를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구직 중인 요양보호사와 장기 요양 기관들을 연결해 각 지역의 돌봄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고 노인 돌봄 공백 최소화에 기여하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40대 아들을 80살 노모가 거제에서 서울까지 데리고 병원에 다니셨어요. 아들이 뇌암이었죠. 시골엔 큰 병원이 없으니 서울까지 매번 고속버스를 타고 병원을 왕복하는 일이 노모에겐 보통 일이 아니었겠죠. 어르신이 우리 병원 동행 서비스를 이용하시곤 이제 살았다며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그때 서비스를 만들기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홀로 사는 노인과 거동이 안 되는 이동 약자가 그 대상이다. 걷는 일조차 버거운 사람들이다. 그러니 병원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큰맘을
'저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그럼 인턴부터 해보지 그래.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그 업무가 본인과 잘 맞는지, 돈은 어느 정도 주는지 알 수 있게 말이야.'취업준비생의 마음가짐, 그것은 '은퇴준비생'에게도 필요하다. 안 해본 일을 단번에 잘하지 못하듯 돈 불려본 경험 없는 사람이 한 번의 투자로 천금을 거둘 수는 없다. 삼성화재 퇴직연금 컨설팅센터의 강민석 프로는 노후 재원을 굴려보려다 '급속히 가난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처음 회사에 들어갈 때는 인턴 먼저 해보라고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이처럼 노후 준비와 투
"어머니가 아들한테도 안하던 속내를 인형에게 하는 것을 보고 어르신 돌봄 인형을 만들게 됐어요. 아이를 위해 AI 뽀로로 인형을 개발했는데, 웬걸 어머니가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치매 진단 받으신지 얼마 안 되어 돌아가신 제 아버지를 보고 치매 예방 사업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죠. 치매 전 우울증도 관리하는 AI 돌봄 인형을 제작하게 된 이유예요."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1년을 앞두고 노인 돌봄에 대한 중요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층 1인 가구도 급증
노인 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은 연금 고갈 우려에 무감각하다. 나이 들어 더 이상 일 할 수 없는 때 고정소득이 생명줄이 되는 만큼 다양한 연금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강제로 내고 마음대로 탈 수 없는’ 국민연금은 관심을 갖는 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남의 집 이야기로 치부한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마흔과 쉰 살에도 늦지 않았으니, 퇴직연금에 가입하라고 한다. 노후에는 수억 목돈보다는 종신까지 달마다 나오는 소득이 훨씬 재정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다.“오늘 아침 국민연금에서 현재 소득 기준으로 종신까지
4·10 총선 공천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에 검사 출신에 대한 가산점이 있는지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전이 벌어졌다.7일 여성경제신문이 깐깐한 팩트탐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의 최고위직인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 출신 인사에게 일반 정치 신인과 같은 20%의 가산점을 준다. 다만 이를 '고검장 가산점'으로 볼지 '검사 가산점'으로 볼지는 해석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 측에서는 오히려 현재 고검장
"요양시설에 들어가면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실상은 전혀 달랐어요. 우리와 걷는 속도만 다를 뿐 어르신들은 천천히 세상을 즐기고 있었죠. 하지만 사회는 이들을 B급 영화처럼 인식했어요. 느리지만 깊이 있는 곰국 빠르지만 몸에 좋지 않은 햄버거가 같은 '음식'인 것처럼 어르신도 우리와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분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요양 사업에 뛰어들었죠."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 본부에 전화를 넣고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데만 3일, 장기 요양 등급 심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만 1주일. 적어도 3주는 고생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