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을 치·어리석을 매 뜻 품은 병명
김윤덕 의원 "신경인지장애로 개정해야"
보건복지부 '대국민 인식 개선이 먼저'

한 요양사가 치매 환자를 부축하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 요양사가 치매 환자를 부축하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여섯 번째 치매 병명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어리석다는 부정적인 뜻을 품은 치매 병명을 바꾸자는 취지인데 국민 인식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치매를 신경인지장애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긴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에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인지흐림증,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지저하증으로 치매 병명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직접 치매 병명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치매 병명 개정 법안은 지난 2011년 성윤환 전 의원이 처음 발의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인지장애증을 치매 대체 병명으로 제안했다. 이후 권미혁, 김성원 전 의원 등이 인지증 및 인지저하증 등 다양한 치매 대체 병명을 제시했지만, 해당 법안은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치매 병명 개정안이 나오면 관련 기관이 먼저 병명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한다. 지금까지 발의된 여섯 건의 치매 병명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보건복지부, 대한치매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검토에 참여했는데 모두 국민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 병명 개정에 대해 치매 환자 당사자와 치매 환자 가족, 치매 관련 종사자의 사회적 합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국민적 치매 인식을 제고해야 병명 개정 필요성을 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한치매학회는 명칭 변경 필요성은 동의했다. 다만 치매학회와 의사회 등 관련 기관과의 사전 협의 없이 법안이 발의되는 것에 난색을 보였다. 추가로 국민의 낮은 치매 인식도를 지적하며 인식률 제고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의 경우 어리석다는 뜻을 품은 치매 한자어가 사회적 편견을 조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병명이 개정된다고 해서 새로운 병명이 사회적 편견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조사한 '치매 용어에 대한 생각' 결과를 보면 국민 43.8%가 치매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선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치매가 어리석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치매의 본 어원과 치매라는 단어가 일본에서 왔다는 것을 알려야 병명 개정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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