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요즘 선배나 친구들이 결혼하면서 겪는 일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 것 같구나. 반지나 예식장 문제로 갈등하거나, 심지어 헤어지는 커플들을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일이 생길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이런 문제는 없을까?’ 이런 질문들이 마음속에 떠올랐겠지.엄마가 해주고 싶은 말은 하나야.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당겨서 걱정하지 말라는 거야. 네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 전에도 수없이 많은 걱정을 했었지?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면, 그중 절반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머지 절반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흘러갔
사랑하는 아들에게아들아, 앞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너에게 엄마의 경험담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공부가 힘들다고 했지만 사실은 친구들과의 갈등이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컸을 거야.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란다. 일의 양이나 업무 자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가 훨씬 더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지. 실제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일 때문이라기보다 사람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엄마가 직장에 다닐 때 옆 부서에 김 과장이라는 경력사원이 있었어. 실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된 사
아들아,어제 너를 보면서 문득 생각났어. 네가 어릴 때 피아노 레슨을 한두 번 빼먹다가 결국 포기했던 일이 있었지? 그때 네가 “엄마도 그런 거 있어요?”라고 물어봤잖아. 있다. 아니, 너무 많다.누구나 좋은 습관을 갖고 싶어 해. 그런데 정작 습관을 만든다는 건 마치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 다이어트, 운동, 공부, 책 읽기… 모두 “해야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막상 시작하면 사흘도 못 가서 포기하게 되더라.나도 그랬어. 늘 “책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정작 책장에는 반쯤 읽다만 책들만 가득했어. 거
아들아,오늘은 ‘몰입’과 ‘매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두 개의 단어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분명 구분되어야 하는 단어이기도 해.나의 직장 생활을 돌이켜 보면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 아침 출근과 동시에 업무 미팅이 줄줄이 이어지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조용한 사무실에서 비로소 내 일을 시작할 수 있었지. 전략도 세우고, 실행계획도 만들고, 때론 새벽까지 몰두하다 잠깐 눈 붙이고 다시 출근하는 날들도 많았어. 지금 돌아봐도 그 순간들을 후회하진 않아. 그 시간들은 분명 보람 있었고, 성
아들아,살다 보면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일이 생기지. 이번만큼은 꼭 해내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맥이 탁 풀리고, 모든 의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기도 해. 요즘 네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사실 엄마도 그런 경험이 많았어. 특히 처음 취업했을 때 정말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가 출퇴근하는 것이었어. 출퇴근을 위한 소요 시간이 왕복 네 시간 가까이 걸렸고, 그 긴 시간을 만원 버스에서 보내야 했어. 늦은 밤까지 일한 뒤 퇴근하고 다시 아침이면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지. 너무
아들아,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어떻게 저 많은 걸 다 알아야 하지?' 처음 해보는 공부, 낯선 환경, 새로운 일 앞에서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서 막막하고 겁이 날 때가 있어.나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어. 신입사원 시절,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지. 회사에서는 줄임말과 이니셜로 대화하고, 시스템은 낯설고, 인프라는 뭔지도 모르겠고….'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업무 매뉴얼을 찾았는데, 15cm짜리 바인더 두 권. 그걸 집으로 가져와 주말 내내 읽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근데
아들아,지금 엄마는 해야 할 다른 일을 잠시 내려놓고 너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마음을 전환하고 있단다. 오늘은 '전환'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싶어.살다 보면 ‘전환’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엄마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당시 부서장님은 늘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강조하셨지.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일을 동시에 스마트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하지만 신입사원 시절에 나는 슈퍼태스커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단다. 두세 가지 일을 한꺼번에 생각하면 모든 게 엉켜버려서 결국 아무 일도
아들아,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더라. 해야 할 일은 쌓여 있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모를 때. 마음은 초조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그런 날. 아마 너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을 거야.나는 신입사원 시절에 그런 막막함과 초조함을 자주 느꼈던 것 같아. 그때는 회사 시스템도 낯설고 기본적인 용어나 일하는 방식조차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거든. 배워야 할 게 참 많았어. 동료들과도 잘 지내고 싶었고 선배들에게도 인정받고 싶었지.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맡은 업무에서 결과를 보
사랑하는 아들에게,오늘은 엄마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너도 언젠가 사회에 나가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 거야. 그때 엄마가 배운 중요한 교훈이 네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엄마가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 여성에게 취업의 문은 지금보다 훨씬 좁았던 것 같아. 특히 여성이 국내 기업에 입사하기 어려운 시절이었지. 나는 다국적 기업의 공채에 합격했고 나를 채용해 준 회사에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하지만 국내 대학을 나온 나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어. 업무 용어도, 시스
아들아, 오늘은 내가 살아오면서 배운 아주 작은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인사’에 대한 이야기다. 언뜻 생각하면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경험한 일들을 통해 이게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알게 되었단다.“제가 언제요?” 내가 부서장으로 일했던 어느 날, 나는 부서 직원에게 어이없어서 되물었단다. 당시 직원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가 평소에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거야.솔직히 나는 기억이 전혀 안 나서 깜짝 놀랐지만, 직원은 장소와 시간을 또렷이 기억하면서 조목조목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