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지난 옛 가요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무화과가 익어가는 계절에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는 그런 내용이다. 꽤 인기가 있던 노래였다.당시만 해도 무화과는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사랑받는 과일도 아니었다. 시대를 반영한다는 가요에 등장하니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아주 오래전 일이다. 우리 옆집의 무화과나무가 말썽이었다. 양쪽 집 담벼락을 차지했던 그 나무는 해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곤 했다. 당시만 해도 '무화과'는 과일 축에 들지 못했던 게 틀림없다. 우리 가족 아무도 그걸 탐하지 않았으니까.잘 익다 못해 철퍼덕하며 떨어지는
가만 보자, 그러니까 여기가 평소에 곧잘 이용하던 대형마트란 말이지? 순간 어리둥절했다. 우리와 닮은 듯 다른 얼굴을 한 외국 여행자들로 매장은 붐볐다. 게다가 그들의 쇼핑카트엔 과자와 음료가 한가득 담겨 있다. 가만히 보니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들의 쇼핑 품목은 비슷비슷했다.부드럽고 달콤한 한국의 맛한때는 매운맛이 유행이었다. 매운 걸 못 먹는 나로서는 아직도 그 맛을 영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매운맛 비빔면 등등 한국인에게도 난이도가 꽤 있는 매운맛은 그 특유의 중독성으로 외국에서도 인기를 끌
(2005~2006·MBC)라는 시트콤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마왕 신해철의 해괴한 의상과 무지막지한 통굽 구두, 그리고 배우 심혜진의 블랙 롱드레스가 깊은 인상을 남겼던 히트작이다. 아! 명배우 고 김수미의 입에 감기는 노래도 인기였다.한국식 시트콤이지만 뱀파이어 가족이 인간 사회에 적응하려는 설정 자체가 블랙 코미디에 가까웠다. 자연스레 캐릭터들의 패션은 온통 기괴한 블랙 아이템으로 화면을 꽉 채웠다. 지금 를 떠올리는 드라마와 패션이 화제 몰이 중이다.죽음 정도는 각오해야지?지난 8월
요즘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는 하루가 멀다고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은 이미 단순한 k 문화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파급력을 지닌 거대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영화 속 인물들의 패션, 음식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장소까지 모두 팬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곧 흔히 말하는 ‘성지순례’라는 새로운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흥미진진한 전개와 캐릭터들의 매력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영향은 화면 밖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 안내하는 성
보기에도 싱그러운 녹색과 하얀 거품이 한가득 올라간 음료가 구글 타임라인을 점령 중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혹시 말차라떼? 트렌디한 신메뉴도 아니고 어찌 보면 예스럽기까지도 한 말차라떼의 비상이 흥미롭다.이미지 기반의 아이디어 보드 사이트인 핀터레스트(Pinterest)는 아이디어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사진이나 영상 또는 링크를 ‘핀(Pin)’ 형식으로 모아서 개인 보드에 저장하는 서비스인데 특히 젊은 세대들엔 이미 인기 북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트렌드를
아! 속이 다 시원하다. 스마트폰 화면 속, 누군가 커다란 뾰루지를 짜고 있다. 이내 쏙 빠져나오는 이물질, 나도 모르게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유튜브 영상은 누군가의 귀속 커다랗고 노란 귀지를 뽑아내고, 발바닥의 불청객인 티눈은 여러 번의 손질 끝에 그 정체를 뻔뻔하게 드러낸다. 그런데 난 왜 이런 걸 보고 있는 걸까?언제부턴가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피지를 짜고 귀지를 제거하며 으드득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속칭 '뼈 소리 마사지' 채널이 장악했다.우연히 접하게 된 짧은 영상, 처음엔 무슨 이런 걸 누가 본다고 만들었을까 하며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표 작가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제목이다. 제목이 주는 호기심도 그렇거니와 아주 조그만 실마리가 되는 점이 모여 선이라는 얼개를 긋고 마침내 확실한 면을 이루며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다. 비단 소설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작은 무언가가 모여 큰 덩어리를 이룬다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그렇다면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고 소비되는 인터넷 댓글은 어떨까? 알다시피 특정 주제에 댓글이 모이면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특히나 요즘 같은 선거철엔 그 파워가 대단하다. 뚜렷한 목적을 가
대충 개켜 놓은 듯한 수건?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인기를 끈 지는 꽤 되었다지만 나로서는 처음 보는 수건, 아니 진짜 케이크다. 케이크라 하기엔 조금 흐물거리고 수건이라 하기엔 너무 맛있게 생긴 이것은 일명 '수건 케이크', 자칫 휙 펼치기라도 했다가는 온통 초콜릿 범벅이 될지도 모른다.수건의 깜찍한 변신보송하게 잘 마른 수건을 개킬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수건 선물은 참 소박하면서도 필요한, 그래서 더 소중하다. 그것을 널거나 개킬 때면 건넨 이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인데, 내게 온 하양·
어? 너도나도 상견례에 가는 걸까? 아님 아주 예전처럼 백화점 커피숍 맞선보기가 다시 유행인 걸까?오랜만에 나선 백화점 나들이에서 나의 눈은 휘둥그레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열에 두셋은 깔끔한 정장 차림이다. 그것도 오돌토돌 질감이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소재, 일명 '트위드' 소재를 입고 있는 것이다. 아하! 부쩍 SNS를 필두로 트위드 패션 광고가 쏟아지더니 역시 대세 패션인가 보다.트위드 열풍, 클래식에서 트렌드로올해 들어 미국의 이미지 공유형 SNS인 핀터레스트나 패션 유튜버들의 단골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트위드(Tw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임에도 두툼한 꽃무늬 베스트, 그러니까 일명 할머니의 털조끼가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사실 요즘 할머니들도 김장철에나 잠시 입을 뿐 촌스럽다며 외면할 만큼의 구식 디자인인데 의외였다. 왜 그럴까?촌캉스엔 할머니 조끼가 제격!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휴식을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여름은 바다로 떠나는 바캉스, 가을엔 단풍 구경 정도가 주된 방식이었다. 아! 요새는 계절에 상관없이 호텔에서 푹 쉬는 호캉스도 있다.그런데 최근에는 색다른 여행 방식이 뜨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
올해 초 방영된 일본 드라마 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에서 화제가 되었다. 장르는 인기가 없을 수 없는 '타임슬립' 물이다. 내용은 1986년부터 2024년 현재를 오가는 주인공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는 '이해'와 '관용'을 주제로 삼고 있다.예를 들면 실내 흡연, 만연한 성희롱, 교사의 체벌 행위 등등은 시간여행 중인 주인공의 눈엔 별거 아닌 행위로 보인다. 하지만 2024년 현재는 두말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금기시되는 행동이다.더해서 서로가 사용하는 '말'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서 혼란스러운
해마다 팬톤에서는 올해의 색(色)을 발표한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올해 2024년의 색은 '피치퍼즈'였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복숭앗빛 살구색이라고나 할까?하지만 보기에도 여리여리하고 어여쁜 피치퍼즈는 아쉽게도 트렌드의 열풍에 올라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피치퍼즈를 사정없이 제쳐버린 색이 있었기 때문이다.왠지 욕심 많고 뜨겁고 힘이 넘칠 것만 같고 주인공이 되지 않고는 못 견디는 그것은 바로 빨강이다.전 세계를 물들인 로제의 빨간 양말안 그래도 '아파트'라는 의미는 수십 년 동안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재밌게도 그 아파트
눈밭에서 포도를 찾으라니, 이거 원 옛날 설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 아닌가?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 효녀들이 부모님을 위해 한겨울 눈밭에서 딸기나 죽순을 구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일 터인데···.콘서트 관람도 준비가 필요해진즉에 시류를 따라잡는 일이 힘들다는 것쯤은 알고 있던 터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꽤 어려웠다.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인 지난 8월의 마지막 날, 평소 보고 싶던 밴드 잔나비의 콘서트를 관람할 기회가 왔다.지금 생각하니 여름의 끝은커녕 다시 시작하는 여름이라고 할 만큼 뜨거웠던 날이었다. 다행히도 그 어렵다는 티켓팅
'태어나지 말아야 했을 패션 아이템이다.''패션을 욕보이는 어글리 슈즈다.''언급할 가치도 없다.' 등등···.패션 종사자들로부터 온갖 험담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거리를 활보 중인 신발이 있다. 이제는 거의 고유명사가 되다시피 한 '크록스'가 그것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내 눈엔 영락없는 고무신이었다. 그것도 멍청하게 크기만 한 항공모함 같은 통 고무신!도대체 무슨 매력?동생네를 만날 때면 항상 시선이 발로 간다. 가족 모두가 그 문제의 못난이 신발을 신고 나오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쁘지도 않은 걸 왜 신느냐고 물어봤다. 고등학생
“ 하츄핑이요? ”최근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SNS 글이 화제다. 시작은 그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달린 누리꾼의 '좋은 말로 할 때 사랑의 하츄핑 평론을 부탁드린다'는 재밌는 댓글로부터다. 순식간에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더니 마침내 이동진 평론가의 답을 끌어냈다. 그의 재치 있는 답변은 '나도 엉엉 울까 봐 차마 못 본다'는 것이었다.직업윤리를 잊었냐, 비겁하다, 이제부터 당신은 비겁핑으로 부르겠다 등등 누리꾼의 유쾌한 반응도 화제를 불러오기에 맞춤했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도대체 하츄핑이 뭐길래 칸의 여왕 전도연도 밀어내고(출연작
아망추. 요아정. 크루키···. 정녕 이것은 외계어일까? 10대 조카가 요즘 즐겨 먹는 디저트라는데 나로서는 당최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래! 아망추 말고 '아샷추' 정도는 나도 안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를 추가해서 마시는 음료라는 걸.거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이젠 온갖 기기묘묘한 이름의 디저트까지 등장했나 보다. 꽁꽁 얼린 차가운 망고를 퐁당 빠뜨린 아이스티는 보나 마나 달콤·시원하겠지? 괜스레 그 이름마저도 사랑스러워진다.위에 언급한 것들 외에도 생소한 이름을 단 디저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0대는 물론이오. 20.30대
최근 한 예능프로에서 가수 하하·별 부부가 털어놓은 이야기가 화제다. 다름 아닌 '인형 뽑기'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갈 때마다 20여만원을 쏟아붓곤 한다는 것이었다. 방송이니까 아니 연예인이니까 웃고 넘기지만 만약 일반인이 그런 고약한 취미를 가진다면 자칫 신문의 사건 사고 면을 장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이제는 마시고 뽑고 찍고?최근 들어 우리 집에 하나둘씩 늘어나는 게 있다. 그것은 헬로키티·짱구·흰둥이 등등 무척 낯익은 캐릭터의 모습을 한 인형들이다. 20대 직장인 아들은 회식이 있을 때마다
선재 업고 대본집 들어?최근 인기몰이 끝에 종영한 웹툰 원작의 드라마 는 여러모로 화제 만발이다. 남녀 주인공에 관한 관심은 물론이고 드라마의 장면을 재현한 거리와 굿즈로 가득한 팝업스토어까지 성황 중이다. 최근엔 통 큰 대만 팬들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전광판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의 시간과 시간 이동의 쌍방 구원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더불어 가져온 후폭풍도 심상치 않다. 특히 드라마 대본집의 판매는 물론 오픈하자마자 대기수가 60만이었다는 팬 미팅의 티켓구매까지
그건 벼르고 벼르던 일이었다. 인상적인 도입부로 유명한 소설 의 무대를 찾아가는 일이 그것이다. 두어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옆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정은 왠지 멀게만 느껴졌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눈의 고장이었다.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 중에서 - 요즘은 휴대전화 하나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구글 맵이나 인터넷 검색이면 안 될 게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저 먼 아프리카 오지마을도 아니지 않은가? 더해서 그토록 유명한 작품의 배경이니,
지난 화이트데이에 사탕과 초콜릿을 밀어낸 제과 선물 1위는 놀랍게도 양갱이라고 한다. 그 맛을 익히 알 뿐 아니라 긴 세월 그저 올드한 간식거리로만 인식했던 나로서는 깜짝 놀랄 일이다.매번 마트의 계산대 앞에서 존재감 없이 고객과 눈을 맞추던 양갱의 화려한 부활은 다름 아닌 가수 비비의 노래로 시작됐다.다디달고 단 그것은 밤양갱!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가수 비비의 - 아이유의 매운맛 버전이라는 가수 비비의 노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