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알짜 자산 빼먹기"
김병주 세무조사, 김광일은 고립무원
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우군 확보 난항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출처 : 공감신문(https://www.gokorea.kr)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출처 : 공감신문(https://www.gokorea.kr)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를 계기로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시사한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의 조사에 이어 시민사회단체도 MBK를 '약탈적 기업사냥꾼'으로 규정하며 자본시장에서 퇴출을 주장하며 나섰다.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약탈적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는 퇴출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MBK의 기업 운영 방식이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서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핵심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만 집중했으며 그 결과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MBK는 지난달 28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뒤 이달 4일 자정께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했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확산됐다. 이는 과거 동양그룹 사태와 유사한 방식이라는 것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지적이다.

MBK의 차입매수(LBO) 및 세일 앤 리스백(S&LB)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MBK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자산을 담보로 차입해 기업을 매입했고 이후 핵심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기업 정상화보다는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며 장기적인 경영 계획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비판도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중국망 구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MBK가 '중국 국부펀드(CIC)의 출자'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국적 펀드인 MBK의 중국자본 비율은 5% 남짓이나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성공할 경우 핵심 공급망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경고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는 김광일 MBK 부회장의 리더십과 주주행동주의 행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장은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와 협력하며 상법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정작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수십여개의 법인에선 충실 의무(fiduciary duty)를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외에도 롯데카드, 오스템임플란트, 네파, 딜라이브 등 20개가 넘는 기업에서 대표직을 역임 중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오른 바 있다.

MBK가 홈플러스의 실제적인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빠른 채무 상환과 매각 전략을 통해 엑시트(Exit)에만 집중해왔다고 지적한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는 홈플러스 경영부실에 대해 오프라인 대형마트 산업 위축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실은 MBK의 경영 전략 부재와 '알짜 자산 빼먹기'의 '도덕적 해이'가 부른 필연적 결과"라고 질타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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