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임광현 후보자를 두고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굉장히 위험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후보자가 아니신가"라며 "윤석열 정부 때 정치적 세무조사가 많았다고 했는데 민주당 의원 출신을 국세청장에 임명은 모순 아니냐"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입장을 바꿔서 정권이 바뀌어서 개혁신당이나 아니면 국민의힘이 집권을 한다라고 했을 때 국세청 출신의 의원을 얼마든지 국세청장에 임명할 수 있는 선례가 생기게 된다"며 "그때도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 그 어떤 우려도 없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일선 기업에서는 '검찰보다 국세청이 더 무섭다', '세무조사가 더 무섭다' 이런 얘기 많이들 한다. 들어보셨느냐"라며 "그리고 국세청은 어마어마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모든 수익 활동, 즉 기업과 개인에 대한 어마어마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사실 수사 기관이 갖고 있는 정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대 권력기관 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여기에 지금까지 정치인 출신 청장을 안 썼던 이유가 있는 거다"라며 "그만큼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게 계속 확장이 된다 그러면은 다른 권력기관에도 정치인 출신 임명하겠다는 거 막을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임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는 결국은 의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우려 때문에 더 조심을 할 거고 한편으로는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국세 행정을 한번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예를 들면 정권이 바뀐다고 했을 때 권성동 의원을 검찰총장에 임명하겠다, 내지는 이철규 의원을 경찰청장에 임명하겠다? 그거 못 막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도 권력기관장을 이미 정치인 출신으로 임명한 적이 있지 않냐(는 반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런 판도라의 문을 과연 지금 여는 것, 그리고 정치적 양극화로 가면 갈수록 국가기관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관행을 만드는 게 과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냐"며 "문제는 이게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이런 선례는 쌓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후보자는 국세청 차장 퇴직 이후 대표로 지낸 세무법인 '선택'과 관련해 전관예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1년 6개월 법인에 적을 두는 동안 퇴직 공직자로서 윤리 규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조심해서 지냈다"며 "세무법인으로부터 받은 건 월 1200만원 정도의 보수가 전부다. 전관 특혜가 없었다"고 했다.

세무법인 선택이 단기간 고액 매출을 올렸다는 의혹에는 "구성원이 대형 회계법인 출신의 회계사, 국세청 조사국 출신 세무사들로 기존에 개인으로서 영업했던 분들"이라며 "법인이 설립되면서 하나로 모이다 보니 매출의 합계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결국 본점의 매출이 다른 지점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거나 하는 사정들이 있다면은 결국 그게 전관예우의 증거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이런 부분들을 명확하게 최소한 밝혀주셔야 후보자가 영향력을 어느 정도 끼쳤는지, 또 다른 지점들은 어떤 식으로 활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질의 전에 좀 챙겨서 자료를 내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