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락에 친모마저도 "보호자 아니다" 외면
장애인 업계 '최중증 장애인 돌봄 문제 그림자'

친누나가 지적 장애인 동생을 감금하고 폭행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애인 감금치상 혐의를 받는 친누나는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장애인 업계에선 이들 가족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전주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장애인 학대 혐의를 받고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25)와 그 남편 B씨(27)는 "말을 듣지 않아서 (동생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피해 장애인의 친누나인 A씨는 지난해 11월, 전북대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동생을 집에 데려온 뒤 주택 창고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사건이 밝혀졌다.
A씨 동생은 경찰 발견 당시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천적 지적장애 3급인 A씨 동생은 병원 입원 전 부모와 함께 자택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체포 직후 피의자 친모에게 연락했지만 "보호자가 아니다"라며 경찰 전화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두고 장애인 돌봄 업계에선 '예견된 사고', '갈 곳 잃은 최중증 장애인의 사회적 그늘'이라며 해당 사건 가족에게 무분별한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피해 장애인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는데, 입원 기간도 한계가 있고 과잉 행동이 심한 장애인의 경우 약물치료도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퇴원 조치를 받는 사례가 많다. 내막을 들여다봐야 하겠지만, 대안이 없기에 누나 부부가 임시방편으로 보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이라 할지라도 장애인 당사자의 과잉 행동에 대한 전문지식과 돌봄 경험이 없으면 폭력과 방임 등의 부적절한 대응을 하게 된다. 따라서 최중증 장애인을 집중 케어할 수 있는 시설 및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 가족 전체가 사회적 보호 체계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또 하나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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