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무신사 등 외국인 매출 급증
MZ 외국인 관광객 취향 '다양화·세분화'
국내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 인기↑

코로나19로 썰렁했던 명동 거리가 다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K-뷰티와 K-패션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명동으로 향하면서 ‘상권 1번지’라는 명성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나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길거리에는 K팝 팬인 외국인들이 연예인 포토 카드를 들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었고, 명동의 길거리 음식 매대 앞은 물론 유명 음식점 앞에도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코로나19에 최근 몇 년간 공실로 가득했던 명동 거리의 매장들은 ‘임대 문의’ 안내문을 떼고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곳들도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화장품 로드숍 앞에서 매장 직원이 마스크팩을 들고 중국어와 일본어로 호객행위를 할 만큼 중국과 일본 국적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엔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 지역부터 무슬림 관광객까지 크게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도 많이 돌아왔지만 과거에는 단체 중심의 유커와 보따리상(따이궁)이 주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 관광객이 늘어난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 MZ세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다양하게 찾아다니는 추세다. 이에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는 올리브영, 패션 브랜드 편집숍 무신사부터 다이소 등 로드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 한복판에 2층 규모로 있는 명동 올리브영 매장은 마스크팩, 로션 등을 살펴보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 면적만 1157㎡으로 국내 올리브영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미 관광객들의 장바구니엔 각종 마스크팩과 색조 화장품, 쿠션 제품 등이 담겨 있었다. 명동을 거닐면 초록색 올리브영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올리브영의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타운 점은 하루에 4000∼5000명의 외국인 고객이 방문한다. 외국인 고객이 10초에 한 명꼴로 화장품 등을 구매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명동은 속속 의류 브랜드의 플래그십(체험) 신규 매장들로 채워지고 있다. 글로벌 에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인 룰루레몬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이 명동거리 초입 대로변에 오픈했다. 기존에 금강제화 매장이 있던 자리에는 MLB 대형 매장이 생겼다.
기존엔 없었던 국내 토종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매장들도 명동 중심 거리를 차지했다.
허니버터아몬드 매장이었던 곳은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인 이미스 매장이 들어섰다. 이미스 매장 바로 옆에 또 다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도 있었다.
과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싹쓸이 쇼핑'을 하던 소비 행태 대신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투어’, ‘맛집 투어’ 등으로 소비 취향이 다변화된 점이 상권을 변하게 했다.

실제로 백화점에서도 명품이나 전통적인 백화점 입점 브랜드보다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스트리트 브랜드에 대한 외국인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선 지난 3월 기준 외국인 최상위 매출 브랜드에 국내 뷰티·패션 브랜드인 탬버린즈, 이미스, 마뗑킴, 디스이즈네버댓 등이 포함됐다.
지난 3월 오픈한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 매장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지난 5월 기준으로 45%로 나타났다. 무신사 스탠다드 관계자는 "한국 패션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갖춘 무신사 스탠다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동남아부터 일본, 중국 등에서 온 젊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K패션과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찾는 브랜드들도 다양해진 모습”이라며 “한국 매장에만 있는 제품을 찾거나 국내 토종 브랜드 매장을 직접 방문해 브랜드 콘셉트를 체험하고 SNS 인증샷을 남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명동 상권의 회복세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8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60만명을 기록했던 것보다 약 87%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을 많이 찾게 되면서 명동 상권의 공실률도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8%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2년 1분기 당시 공실률이 42.1% 수준을 기록하며 절반가량 비어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완전하게 회복된 모습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공실률이 19.7%였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개선된 수치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이후 상권 회복세가 다소 더뎠으나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임대 문의도 많은 상황”이라며 “평당 최소 60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 형성됐던 명동 상권 내 가게 권리금이 코로나19가 확산했던 기간 없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메인 거리를 중심으로 권리금이 형성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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