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마라 브랜드 선봬
산초의 알싸한 마라향 강조
원물 형태 건더기로 외식 맛 구현

10·2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콤한 마라탕을 먹은 다음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다는 의미의 ‘마라탕후루’라는 유행어가 탄생할 정도로 중국 현지 음식인 마라탕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자 라면업체 등 식품업계가 마라 맛을 적용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오뚜기, 팔도 등 주요 라면 업체들이 최근 마라맛 라면을 출시했다. 마라 맛 시리즈를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라면 수요가 높은 편의점에서 잘파세대(10대·20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용기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마라맛 신제품을 용기면부터 선보이는 추세다.
마라탕은 초피·팔각·정향·회향 등 향신료를 넣고 가열해 향을 낸 기름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주로 사골 육수)를 부은 다음 야채·고기·버섯·두부·완자·해산물·푸주·납작당면 등의 식자재를 넣어 끓이는 중국 요리이다. 여기서 국물 없이 볶음으로 자작하게 요리한 것이 ‘마라샹궈’다. 국내에 있는 마라탕 전문점에서는 재료부터 맵기 단계까지 본인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순한 맛부터 시작해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 불닭볶음면 수준의 강한 매운맛, 애호가를 위한 매운맛 등 1~4단계로 나뉜다.
마라 맛을 적용한 라면 신제품은 외식에서 맛볼 수 있는 마라 맛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산초 베이스의 알싸한 마라향을 살리고, 마라탕에 들어가는 식자재를 원물 형태의 건더기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지난 17일 용기면 신제품 ‘마라샹구리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알싸하게 매콤한 사천식 마라볶음면 ‘마라샹궈’를 자작한 국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산초 베이스의 알싸한 마라향, 돈골의 고소하고 진한 맛을 조합한 최적의 마라맛을 구현했다. 또한 마라맛에 어울리는 목이버섯, 청경채 건더기로 시각적 완성도와 식감을 동시에 살렸다.
마라샹구리 큰사발면은 전작인 푸팟퐁구리, 김치짜구리 큰사발면과 마찬가지로 물을 버리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국물자작’ 조리법으로 진한 소스맛을 즐길 수 있다. 너구리 시리즈 특징인 굵고 쫄깃한 면발과 캐릭터 어묵으로 브랜드 고유성을 이어갔다.

오뚜기도 마라 라면 브랜드 ‘마슐랭’을 론칭하고, 신제품 ‘마라탕면’ 용기면을 출시했다. 후속 제품으로 용기면 형태의 마라샹궈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뚜기의 ‘마슐랭 마라탕면’은 2단계 맵기의 얼얼하고 매콤한 마라탕으로, ‘푸주’와 ‘두부피’ 건더기를 넣어 전문점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마라탕을 즐겨 먹는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조리하고, 휴대하기 용이하도록 용기면 제품으로 출시했다. 기호에 따라 동봉된 얼얼마라유로 맵기를 조절하거나 원하는 부재료를 첨가해도 된다.
앞서 오뚜기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컵누들 마라탕’은 150㎉의 낮은 열량을 강점으로 내세워 현재 누적 판매량만 900만 개를 넘어섰다.

팔도는 지난 3월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출시했다. '마라왕'은 핵심 재료인 '마라'와 최고를 의미하는 '왕'의 합성어로 팔도가 새롭게 선보이는 자체 라면 브랜드다. 팔도는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형태로 마라왕 브랜드를 확장하고 마라왕을 마라 카테고리 대표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팔도 연구진은 신제품을 위해 차가운 면과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를 개발했다.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평소 향신료에 익숙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마라왕비빔면은 비빔장의 특유의 감칠맛과 함께 혀끝에 남는 알싸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차갑게 헹군 면에 액상 비빔장, 마라 분말스프를 함께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팔도는 마라맛이 면발에 잘 배도록 얇은 면을 적용했다. 기호에 맞게 토핑을 추가해 먹어도 된다.
팔도가 올해 초 출시한 ‘킹뚜껑 마라맛’ 한정판 70만 개는 출시 1개월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이처럼 라면업계가 신제품으로 마라를 주목하는 이유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마라 맛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우리 식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라면업계에선 신제품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로 편의점을 활용하는 추세인데, 편의점 주 이용자층인 1020세대가 신제품을 도전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 이들을 겨냥하는 맛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1020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용기면 수요가 높은 편인데 국물이 자작한 용기면에 삼각김밥, 소시지, 치즈 등 다른 재료를 함께 넣어 비벼먹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마라 맛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보편적인 맛으로 자리 잡고 있어 마라 맛을 적용한 신제품을 개발해 용기면으로 우선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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