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백화점·아울렛·미술관 더한 ‘커넥트현대’
‘롯데’ 떼어낸 ‘타임빌라스’, 컨버전스 쇼핑몰로 개발
이마트 줄인 ‘스타필드 마켓’, 복합쇼핑몰 형태 도입

현대백화점 커넥트현대 1층 전경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커넥트현대 1층 전경 /현대백화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가가 간판에서 ‘백화점’과 ‘마트’ 이름을 떼고 새로운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스타필드‘, ’롯데몰‘ 등 별도 복합쇼핑몰 브랜드로 새로운 지점을 늘리기보다 기존의 백화점과 마트 지점을 리뉴얼하면서 내부를 복합쇼핑몰 형태로 탈바꿈하고 기존에는 없던 신규 브랜드로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추세다.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휴식 공간을 늘리는 식으로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리뉴얼한 ‘커넥트현대’부터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리뉴얼한 ‘타임빌라스 수원점’,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한 ‘스타필드 마켓’까지 기존 지점에서 백화점과 마트를 뗀 새로운 이름을 달고 리뉴얼 오픈해 MZ고객 유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부산시 동구에 기존 부산점을 리뉴얼한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를 이날 오픈했다.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로,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이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로컬 콘텐츠 등 총 24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섰고,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매장 곳곳을 전시·체험형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지난 2021년 개장한 ‘더현대 서울’도 처음으로 백화점 이름을 떼어낸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체험형 콘텐츠와 다양한 즐길거리로 매장을 채워 새로운 복합쇼핑 공간을 제시해 실적 호조를 이뤘다. 

더현대 서울의 강점은 팝업스토어다. 기존 백화점은 4~5년에 한번씩 리뉴얼하거나 1년에 한 차례 MD 개편을 해왔지만 팝업스토어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수개월에 한 번씩 매장을 바꿀 수가 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 매장뿐만 아니라 K-팝 아이돌부터 캐릭터, 웹툰, 할리우드 영화 등 팝업 콘텐츠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지난 3년 동안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개수만 770여 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집객효과를 누린 더현대 서울은 오픈 2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해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기록 달성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보다 2년 2개월 앞당겼다. 

'타임빌라스(TIMEVILLAS)' 수원 외관 전경 /롯데쇼핑
'타임빌라스(TIMEVILLAS)' 수원 외관 전경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를 신규 브랜드로 앞세우고 있다. 아예 ‘롯데’라는 이름을 떼어버린 것이다. 오는 9월 말에는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을 통합한 '타임빌라스 수원'의 그랜드 오픈 행사를 진행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처음 선보인 점포로 약 1000억원을 투입해 1년 동안 대대적으로 점포 리뉴얼을 진행했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식 수직 구조의 상품군 배열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매장, 서비스, 쇼핑경험 등 백화점과 쇼핑몰 각각의 강점 요소를 결합한 컨버전스 쇼핑몰로 개발하고, 디지털 사이니지 및 무빙 로고 등 신규 콘셉트를 대거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MZ세대 공략을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한 ‘무신사 스탠다드’, 상권 최대 규모의 ‘나이키 라이즈’, ‘아디다스 비콘’ 매장 등은 물론 ‘랜디스 도넛’,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등 인기 F&B도 입점했다. 타임빌라스 1호점인 ‘타임빌라스 수원’에 이어 대구 수성점과 인천 송도점에도 ‘타임빌라스’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오픈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전경 /이마트
지난달 29일 오픈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전경 /이마트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복합쇼핑몰을 추구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지점 중 가장 매출이 높은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해 지난달 29일 오픈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되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협업해 스타필드의 복합쇼핑몰 형태를 가져왔다. 

특히 2개 층으로 운영하던 마트를 지하 1층에서만 운영하며 1개 층으로 과감히 줄이고, 메인 공간을 자녀를 둔 가족들이 쇼핑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마련했다.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1층이다. 상업 매장으로 운영해 매출을 낼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운영하는 ‘별마당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북그라운드 공간으로 채웠다. 

1층에 함께 위치한 스타벅스와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이벤트 스테이지, 팝업 공간까지 2314㎡ 크기의 특화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소셜 클럽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신 기존 이마트는 식선식품 등 식료품 강화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섰으며, 잡화 상품의 경우 다이소, 무인양품, 올리브영, 아트박스, 유니클로 등을 테넌트(임대매장) 형태로 입점 시켰다. 이런 테넌트 운영방식 또한 복합쇼핑몰의 형태를 닮았다.  

이처럼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이커머스 급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가는 이커머스 급성장에 따른 유통업 판도 급변의 영향으로 집객효과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사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온라인 유통사에 밀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전체 유통 매출의 50.5%를 차지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사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낮아진 49.5%로 온라인 유통사에 처음으로 뒤처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어느 정도 카테고리가 한정됐으나 복합쇼핑몰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매출이 떨어지는 카테고리를 다른 것으로 빠르게 바꿀 수 있어 매출 증대에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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