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 리빙관 확대
신세계, 8000만원 카펫·명품 식기 선봬
현대백화점, 하이엔드 리빙관 오픈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신규 오픈하는 가구 브랜드 '에드라'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신규 오픈하는 가구 브랜드 '에드라' /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리빙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패션과 명품에 이어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리빙(Living)이 취향 과시의 대상이 되고 있어서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리빙 관련 매출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들은 앞다퉈 하이엔드 가구와 고급 식기 브랜드 등을 선보이며 새 성장 동력인 리빙 부문 집중 육성에 돌입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리빙 카테고리는 주로 ‘럭셔리·프리미엄’을 앞세운 고가의 브랜드들이 대다수다.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급 인테리어 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 리빙 카테고리의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침대와 소파 등 가구를 포함해 조명, 스피커, 그릇 등 고가 상품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는 추세다. 특히 점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VIP 고객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로 초고가 리빙이 꼽히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높아진 안목에 맞춘 폭넓은 선택지를 제안하기 위해 프리미엄 리빙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이달 15일부터 18일에 걸쳐 잠실점 10층 리빙관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11월 말부터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에 약 1만2000세대의 신규 입주가 시작돼 인근 백화점인 잠실점의 리빙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9월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잠실점의 리빙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가량 급증하고 있다. 상권 특성상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잠실점의 리빙 상품군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는 전점 최고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선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로 유명한 ‘까시나’와 ‘에드라’를 선보이고, 덴마크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인 ‘헤이’를 비롯해 ‘비트라’, ‘아르텍’, ‘드리아데’ 등의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들도 숍인숍 형태로 선보인다. 지난 6월에는 잠실점 10층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JBL 럭셔리’와 ‘탄노이’, ‘제네바’ 매장을 동시에 오픈하며, 지난해 12월에 오픈한 ‘바워스앤월킨스’ 매장과 더불어 상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오디오 조닝을 조성했다. 지난 3월과 9월에는 각 ‘지노리1735’와 ‘제이엘꼬께’ 매장을 오픈해, 기존 ‘헤런드’, ‘로얄코펜하겐’, ‘마이센’, ‘웨지우드’와 함께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구역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 모델들이 인도 최대의 수제 카펫 브랜드인 ‘자이푸르 러그(Jaipur Rugs)’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모델들이 인도 최대의 수제 카펫 브랜드인 ‘자이푸르 러그(Jaipur Rugs)’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올해 1~8월 고가의 하이엔드 가구 매출이 전년보다 38.9% 큰 폭으로 올랐다. 홈 인테리어에도 럭셔리 바람이 불면서 ‘까시나’와 ‘로쉐보보아’, ‘B&B이탈리아’ 같은 브랜드가 높은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리빙에 대한 관심이 가구로 시작해 고급 식기, 조명, 카펫 순으로 옮겨간다는 말이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한 달간 강남점 리빙 전문관에서 인도 최대의 핸드메이드 카펫 브랜드인 ‘자이푸르 러그’를 직수입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1978년 설립된 인도 최대 수제 카펫 제조 회사로 보급형 기계식 생산 없이 인도 전역의 4만명 직조 장인들이 2500여년의 전통 방식으로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40만원부터 최대 8000만원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그릇계의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BBC’도 선보인다. 이는 명품 테이블웨어 브랜드 '바카라'와 ‘베르나르도’, '크리스토플'을 통칭하는 약어다. 본점에서도 내년 3월 목표로 바카라와 크리스토플 입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카라의 대표 상품인 아코어 1841 글라스는 50만원대, 은식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플의 무드 아시아 6인 세트는 300만원대다. 고가 식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고급 테이블웨어 브랜드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23.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크리스토플' 매장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크리스토플' 매장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압구정본점 지하1층에 세계적인 명품 리빙 브랜드 20여 개를 한 데 모은 '하이엔드 리빙관'을 선보였다. 영업면적은 약 1155㎡(350평) 규모로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비앤비 이탈리아', '몰테니 앤씨', '모로소' 등 총 24개 명품 리빙 브랜드가 입점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엔드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가구와 소품이 더욱 고급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명품 브랜드에서도 식기와 조명, 카펫 등을 판매하는 것도 이러한 수요를 겨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빙 제품은 매일 눈에 보이는 품목이기 때문에 가격을 떠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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