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블루 창사 이래 최초 희망퇴직
디아지오, 자발적 조기퇴직 프로그램
위스키 수입량 전년비 22% 감소
소비침체에 고가 위스키 수요↓ 하이볼↑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등 국내 주요 위스키 업체들이 실적이 악화하자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등 국내 주요 위스키 업체들이 실적이 악화하자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위스키 붐이 일었지만 불황형 소비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줄고 급성장했던 위스키 업계에도 침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등 국내 주요 위스키 업체들이 실적이 악화되자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국내 위스키 업계 1위 골든블루는 맥주 사업조직 B&S(Beer and Sprits) 구성원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희망퇴직은 지난 2003년 창사 이래 최초다. 

골든블루는 지난 2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내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한다고 공고를 올렸다. 회사 측은 "지속되고 있는 주류시장의 침체, 로컬 위스키 시장의 감소, B&S 사업부문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골든블루 전체 임직원 250여명 중 150여명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퇴직위로금을 별도 지급할 방침이다. 기본 5개월에 본인 근속 년수를 더한 수만큼 월별 기본급을 제공하고, 최대 보상 개월은 26개월이다.

조니워커 등을 수입하는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 2월 자발적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조기 퇴직 대상자는 10년 차 이상 직원으로, 신청자에게 8~36개월 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전적으로 자발적인 프로그램이며,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직원 중 조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도 위스키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위스키 수요 감소는 위스키 수입량 감소로 가시화됐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547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위스키류 수입액은 1억5951만 달러에서 1억4317만 달러(약 1900억원)로 10.2% 감소했다.

실적도 감소세다. 골든블루는 올해 상반기 매출 73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959억원, 30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디아지오도 최근 위스키 인기 감소에 실적이 악화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디아지오는 위스키 인기에 지난해 회계기준(2022년 7월~2023년 6월) 매출액이 1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 영업이익 233억원으로 같은 기간 63.9% 증가한 바 있었지만 최근 실적은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디아지오가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2014년, 2018년에도 경영난을 겪은 바 있었으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침체로 2021년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처럼 최근 주류 시장도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 영향을 피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위스키 수입량이 3만t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고가 위스키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은 싱글몰트 붐이 일기도 했었으나 지난해 말부터 고물가에 내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가 위스키 시장이 위축됐으며 위스키를 탄산수에 타 먹는 하이볼 위주로 음주 방식이 변화하면서 타격이 있었다"며 “또한 위스키 수입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기업별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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