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리뉴얼 오픈
스타필드와 협업해 복합 쇼핑몰 형식 도입
이마트 줄이고, 임대매장·휴식 공간 확대
이마트,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선택과 집중’

“휴식과 체험이 곁들여진 여유와 공간을 고객에 제공한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서형진 스타필드 마켓 점장)
이마트가 유통채널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에 나섰다. 이마트 지점 중 가장 매출이 높은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해 쇼핑을 넘어 휴식 공간까지 제공하며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29일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을 5개월간의 리뉴얼을 거쳐 지역 밀착형 쇼핑 공간 ‘스타필드 마켓’으로 오픈했다. 이 지점은 이마트의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고객 중심 공간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결합했다. 매장 규모를 늘리고 판매시설을 촘촘히 배치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참여형 프로그램을 채움으로써 ‘휴식-체험-쇼핑’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마트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이날 오전 기자가 직접 방문한 죽전점은 리뉴얼 이후 정식 오픈을 기념해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1층에 위치한 노티드, 스타벅스 등의 매장도 오픈 직후부터 고객들이 꽉 차 있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별마당 도서관을 연상케 했다. 쇼핑을 하지 않아도 편히 앉아서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곳은 495㎡(150평)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중심으로 고객들이 편히 머무르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가구와 각종 행사·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북그라운드 옆에는 기존보다 4배 커진 스타벅스, 영풍문고 등이 붙어있어 한 공간처럼 느껴지게끔 했다.
서형진 스타필드 마켓 점장은 “3~4월에 리뉴얼한다는 소문이 지역 커뮤니티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기대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넓고 상품 많고 쇼핑하기 좋았던 죽전점을 굳이 왜 리뉴얼하냐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며 “하지만 상권 특성과 고객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부응하고자 장보기를 휴식으로 만드는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매장 면적 1만9800㎡(6000평) 안팎의 규모로 5㎞ 내외 동네 상권을 타깃으로 한다. 죽전점은 리뉴얼 전에도 경기 동남부 중심의 입지로 전국 이마트 131개 매장 중 매출 1등을 기록하는 지점이다. 10대 이하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수요가 풍부하고 차량, 도보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해 이마트의 지향점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으로 점찍은 것이다.

고객 휴식 공간 제공해 지역 커뮤니티 거점 목표
다이소·올리브영·무인양품부터 인기 외식 매장 입점
줄어든 이마트,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으로 탈바꿈
실제로 죽전점 내 이마트 공간은 줄어들고 임대 매장과 휴식·체험 공간을 더 늘렸다. 지하 1층을 이마트로, 1층과 2층은 F&B, 패션, 생활용품 브랜드 등 임대 매장으로 채웠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기존 직영 매장 1만2540㎡(3800평), 임대매장 7260㎡(2200평)에서 직영 매장을 7590㎡(2300평)으로 40% 가까이 줄인 반면 임대매장을 1만2210㎡(3700평)으로 70% 가까이 확장했다.
죽전점은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2층에 키즈 패션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약 82㎡(25평) 규모의 '키즈그라운드' 공간을 구축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자녀를 동반한 3040 고객들이 쇼핑과 함께 아이들과 휴식하고 놀이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또한 편안한 소파와 아기 침대, 기저귀 갈이대 등을 갖춘 약 69㎡(약 21평) 규모의 유아 휴게실도 마련했다.
기존에 지하 1층에만 있던 F&B 매장을 위로 올려 1층과 2층으로 배치했다. 젊은 층을 겨냥하는 도넛 디저트 카페 ‘노티드’는 물론 성수동 인기 경양식 전문점 ‘요쇼쿠’, 도곡동의 유명 샤브 전문점 ‘선재’ 등을 입점시켰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만큼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수요가 높아 ‘애슐리 퀸즈’도 오픈했다.


이마트와 경쟁사라고도 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도 입점했다. 올리브영, 무인양품, 다이소 등이 들어선 것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생활용품 전문점 자주도 있어 사실상 스타필드가 가진 복합몰의 특징을 강조한 셈이다.
스포츠 매장도 늘렸다. 매장 내 체험형 공간도 마련해 아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공간을 마련했다. 스포츠 의류와 용품을 파는 ‘데카트론’을 입점해 미니 축구공간을 마련했고, 골프존마켓에서는 골프클럽을 체험할 수 있는 ‘클럽 피팅룸’을 선보였다.
잡화, 생활용품 등의 상품 카테고리를 다른 임대 매장에 내어주는 대신 지하 1층의 이마트는 식료품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했다. 기존 지하 1층과 1층, 2개 층에 걸쳐 있던 1만2540㎡(3800평) 규모의 이마트 매장은 지하 1층 7590㎡(2300평) 규모의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신선식품 및 델리 구색을 140여 종 추가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식품과 밀키트를 강화해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며 고물가 먹거리 부담을 덜어내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신선 매장 한복판에 ‘홀세일존(Wholesale zone)’을 만들어 대용량 초저가 상품을 정상가 대비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식단 관리에 도움 되는 샐러드, 디저트류 등 간편한 델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그랩앤고(Grab&Go)' 코너는 9m로 대폭 확대해 매장 입구 근처에 배치했다.
또 33m에 달하는 축산 코너에서는 화식한우, 바비큐, 미식돼지 등 프리미엄 축산물부터 '후레쉬팩', '슈퍼 세이브팩' 같은 가성비 덩어리 육도 판매한다. ‘참치정육점’도 마련해 고객이 원하는 참치 부위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이날 전어회, 꽃게 등도 판매해 제철 상품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카테고리별 매대 곳곳에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각 분야 인기 상품들로 구성된 ‘슈퍼 프라이스존(Super Price Zone)’을 마련했다. 한 마리 6480원 치킨, 대용량 회국수를 1만9980원에 상시 판매한다.
팝업존 등 오픈된 공간에서 방문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매장 오픈과 함께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과 협업한 팝업존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키즈 공연, 컬쳐 클래스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배후 상권과 고객 수요를 분석해 대형점을 중심으로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전환을 점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에서 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면서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의 그로서리 강화 전략에 스타필드의 테넌트 운영 노하우를 결합시킨 최적의 쇼핑 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와 쇼핑의 동시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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