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지마켓 대표 6월 교체
양사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수익 악화에 희망퇴직·사옥 이전
멤버십·빠른 배송으로 경쟁력 강화

SSG닷컴 온라인 물류 처리 공간 PP 센터 /SSG닷컴
SSG닷컴 온라인 물류 처리 공간 PP 센터 /SSG닷컴

신세계 그룹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이커머스 사업을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 그룹 내 이커머스 계열사 대표를 전부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고, 희망퇴직, 사옥 이전 등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들어가며 과감한 인적 쇄신과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겠단 의지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다만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 업계 강자들이 빠르게 약진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의 이커머스 계열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은 지난 6월 이커머스 사업 양대 축인 지마켓과 SSG닷컴 수장으로 각각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전무를 발탁한 이후 고속 성장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양사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한 이유는 이커머스 사업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103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21년 인수한 지마켓은 인수 첫해만 43억원의 흑자를 낸 이후 2022년, 2023년 각각 655억원,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몇 년 동안 SSG닷컴과 G마켓의 누적 영업손실은 5500억원에 달한다. 

수익성 악화에 인력 구조조정에도 들어갔다. SSG닷컴과 G마켓은 최근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G마켓은 지난달 27일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 편입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SSG닷컴도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물적 분할돼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수십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옥 이전을 통한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SSG닷컴은 내년 2월 기존 강남 사옥에서 KB영등포 타워로 사옥을 이전한다. SSG닷컴은 별도 법인이 된 이후 2022년 강남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옮겼다가 법인 설립 이래 영업손실이 누적되자 다시 본사를 이전하게 됐다.

점유율 확보를 위한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록인효과(lock-in)’를 낼 수 있는 멤버십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가입자 혜택을 확대하고, 새벽·익일 배송 등 빠른 배송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SSG닷컴은 식료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특화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클럽’을 출시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쓱배송과 새벽배송 상품에 사용되는 무료배송 및 할인쿠폰이 각각 3장씩 매달 지급된다. G마켓은 현재 구매하려는 상품이 얼마나 저렴한지 고객에게 안내하는 서비스인 ‘가격 인하 시그널’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한 G마켓은 멤버십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연회비를 인하하고 1년 무료 연장 혜택을 제공하고, SK텔레콤과 손잡고 제휴 채널을 다각화했다. 

신세계는 이커머스 업계 최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배송 속도 경쟁을 위해 CJ와 손잡기도 했다. 지난 6월 신세계와 CJ는 사업제휴를 체결한 이후, G마켓·옥션이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에 나서며 지난달 26일부터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시작했다. 약속한 도착일까지 배송되지 않으면 지연 보상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CJ대한통운이 전담하고 있는 G마켓의 익일 합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 상품에 스타배송을 먼저 도입한다. 시범 운영 단계의 스타배송은 평일 오후 8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이 보장되는 ‘익일 도착’ 서비스로 제공된다. G마켓은 스타배송을 베타 서비스 형태로 부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대상 상품 및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신세계 이커머스 계열사의 멤버십 혜택과 배송 강화 전략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이탈한 이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2강 체제로 자리 잡기 시작한 데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도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점유율 확보에 나서면서 SSG닷컴과 G마켓이 존재감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점유율은 쿠팡(24.5%)과 네이버쇼핑(23.3%)이 시장을 절반가량 차지했다. 뒤이어 쓱닷컴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10.1%), 11번가(7%), 카카오(5%), 롯데온(4.9%) 순으로 나머지 점유율을 나눠 가져 사실상 한 자릿수 점유율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거의 2강 체제로 자리를 잡고 나머지 업체들이 치열하게 점유율을 다투는 형국”이라며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한국에 진출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로켓배송으로 빠른 배송을 구축한 쿠팡과 최저가를 무기로 삼는 C-커머스와 비교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투자는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한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