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칼럼에서 필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NVDA)의 시가총액이 6조 달러를 상회할지 여부에 대하여 논의했다. 당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은 상태였다. 10월 말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하는 세계 최초의 회사가 되었다. 5조 달러라는 기념비적인 시가총액을 달성하자 언론의 집중 조명과 더불어 주가 고평가 논란이 쏟아졌다. 주가는 11월 3일 장중 211달러 고점을 터치한 뒤 14일에는 181달러까지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로 지수의 약 10%를 차지하는 엔비
지난주 수요일 오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통화정책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헤드라인을 본 금융시장은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자 일단 안도했다. 하지만 금리 결정의 논의 과정을 세세하게 분석하자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에서 두 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한 명은 금리 인하 자체에 반대했고 다른 한 명은 더 크게 인하해야 한다면서 통상적인 25bp 인하 폭에 반대했다. 이는
지난주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퀀텀) 컴퓨터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3명의 양자 물리학자에게 주어졌다. 난해한 기초과학을 산업 혁신으로 이어지게 한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인 미셀 드보레(Michel Devoret) 전 예일대 교수는 구글 퀀텀 AI에서 수석 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존 마티니스(John Martinis) 캘리포니아 샌타 바버라(UC Santa Barbara) 대학 교수도 구글에서 양자컴퓨터 팀을 이끈 바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의 지도 교수였던
지난주 미국 자본시장은 두 개의 예기치 못한 뉴스로 휘청거렸다. 고용이나 물가 데이터와 같은 중요한 월간 경제지표가 없었음에도 시장이 입은 충격은 큰 편이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중·소형주와 가상화폐가 큰 타격을 입었다. 우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경제전망 오찬 연설에서 최근 연준이 직면한 양방향 리스크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했다. 연준이 처한 상방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고 하방 리스크는 고용 냉각이다. 이렇게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실업 리스크에 동시에 노출
최근 한국의 미국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주식이 비트마인(Bitmine, BMNR)이다. 첨단 냉각 방식을 적용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채굴하던 기업이다. 최근에는 회사의 경영전략을 크게 바꿔 이더리움(Ethereum)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코인 자산 보유회사로 탈바꿈했다.비트마인과 같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영업 전략의 핵심으로 하는 회사를 '디지털자산 보유(DAT, Digital Asset Treasury)' 회사라고 한다. DAT의 개척자는 비트코인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
최근 발표된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오름세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에서 완제품을 제조한 생산자가 소매상이나 다른 생산자에게 판매할 때 받는 가격을 평균해 산출한다. 생산자물가는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매가격에 반영된다. 이런 이유로 생산자물가는 인플레이션 측정의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7월 한 달간 생산자물가가 0.2%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생산자
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역 대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했을 때 전 세계는 경악했다. 기본관세 10%에 더하여 주요 국가에 25%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의 터널에 갇힐 터였다. 미국에 맞서 각국이 보복관세를 매기고 나서면 1930년대 초 스무트-홀리 관세 부과 이후에 벌어졌던 대공황 전개의 시나리오와 유사해질 것이라는 공포가 만연했다. 금융시장이 받은 충격은 상상을 넘었다. S&P500 주가지수는 5000선이 붕괴해 2월 고점 대비 20% 폭락했다. 승승장구하
워싱턴의 미국 하원은 지난주를 가상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선포하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세 가지 법률안을 논의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규제 근거를 마련한 지니어스법(GENIUS Act),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 중앙은행 디지털통화 반대법(Anti-CBDC Act)이 그것이다.지니어스법과 CBDC 반대법은 상원을 통과했고 클래리티 법은 상원에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이 세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 발효할 경우 가상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큰 변
법률의 명칭은 대개 그 법안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들로 구성된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좋은 예다. 그 이름만 봐도 그 법의 제정 목적을 알 수 있다. 미국 의회도 마찬가지다. 법을 제정할 때 그 목적을 법률의 제목으로 밝힌다.때로는 법률안의 이름이 길어진다. 지난 6월 17일 미 상원을 통과한 ‘미국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가적 혁신 촉진 및 지침을 위한 법률’ 명칭도 아홉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긴 법률 이름은 발안자나 명칭의 단어 첫머리 알파벳을 따서 부른다. 따라서 이 스테이블코인 법안도 지니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격렬한 설전을 벌이면서 지켜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두 사람은 작년부터 정치적 동지로서 누구보다 신뢰하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머스크가 정치권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게 된 원인에 관해서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지금 머스크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당선을 전후해 승승장구했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약세를 지속하며 6개월간 20% 넘게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직격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였다.테슬라의 주요 생산 거점인 중국에 대하여 트럼프는
5월 28일 기준 현재 진행 중인 관세전쟁에 예상하지 못했던 뉴스가 터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대표부가 세계 수십 개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 연방법원의 하나인 국제무역법원이 거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법원의 이 판결로 트럼프 정부의 야심 찬 관세부과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중지됐다. 트럼프가 모든 국가에 부과했던 10% 기본 관세뿐만 아니라 취임하자마자 중국에 10%,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씩 붙였던 펜타닐 관세도 부과가 중지되었다.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을 제2
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7개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해 전 세계를 깊은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10%의 기본관세에 더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상호관세 부과를 공표했다.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10%의 기본관세에 25%의 상호관세를 더하여 3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 발표했다. 일본, 유럽연합(EU), 대만에도 각각 24%, 20%, 32%의 상호관세가 기본관세에 더하여 부과됐다.중국에는 34%의 상호관세가 발표됐다. 기본관세를 고려하면 44%가 기존 관세에 더하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영업을 한다. 원재료를 구입하고 직원을 고용해 제품을 만들어 판다. 기업의 수익은 제품의 매출에서 나온다.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까지 지출한 각종 비용을 공제하면 순익이 남는다. 각종 비용은 기업이 누군가로부터 원재료나 에너지, 노동을 구입하고 지출한 돈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에서 비용으로 쓴 돈을 빼면 순이익이 된다. 기업은 순이익을 올려야 한다. 비용이 더 많아 순손실을 보면 현금이 바닥난다.현금이 없으면 기업은 부도를 내게 된다. 전기세나 임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미국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진보적인 진영의 입장을 대표했다. 미국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자유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독점재벌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루스벨트는 '트러스트(trust)''라고 불리던 독점재벌 그룹의 해체를 위해 법무부 장관에게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했다.루스벨트 정부는 1902년 우선 월가의 '금융 황제'로 불리던 J.P. 모건이 지배하던 노던 시큐리티스(Northern Securities) 회사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사명에는 '증권사'를 썼으면서 북부 지역
미국 증시가 폭포수처럼 하락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5일간 10% 하락했고 지난 한 달간 15% 내렸다. 작년 연말경 고점인 2만180포인트와 비교하면 23%나 떨어진 수치다. 완연한 하락장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급등할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완벽한 분위기의 전환이다.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면서 연일 자신감 넘치는 수사를 쏟아놓고 있지만 시장은 냉소적 반응을 넘어 공포에 질려 있다. 미국의 3월 고용시장 동향 데이터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됐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연방 교육부를 해체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교육부가 단독 부처로 정식 출범한 것은 1980년이었다. 건강교육복지부 산하에 있던 교육 기능을 떼어내 교육부를 신설했다. 1979년 미 의회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육 정책을 통합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교육부조직법'을 통과시켰다.교육부는 상하 양원을 통과한 정식 법률에 따라 탄생했다. 따라서 부서의 정식 해체도 의회의 법률 개정이나 새로운 법안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트럼프의 교육부 해체 행정명령은 이미 광범위하게 효과를 미
미국 영주권을 '그린카드'라 한다. 그린카드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전 세계 이민자들의 최종 목표다. 그린카드를 취득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하다. 그중 가장 많은 이가 선택하는 취득 루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그린카드를 신청하는 것이다.문제는 외국인이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려면 F-1이라고 하는 학생비자를 소지해야 하는데 학생비자 소지자는 캠퍼스 외에 취업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외국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면 원칙적으로는 미국에 체류할 자격이 없어진다. 학생비자는 학생 신분으로서의 체류만 뒷받침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서방 언론에 권위주의적 독재자이자 약소국 침략자로 비치는 푸틴을 머리 좋고 강인한 지도자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오랜 기간 민주주의 가치를 옹호하고 강대국의 무력에 의한 횡포를 불법으로 규정해 온 국제사회는 혼란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상식적이지 않은 그의 발언은 '강한 힘'을 선호하는 트럼프 특유의 가치관에 기반한다고 보인다. 또한 트럼프와 정부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둘 다 기업인 특유의 실적 우선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그들의 시각은
미국의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137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건강 관련 리서치 기관이다.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주에 자리 잡은 37만 평(약 122만3000㎡) 규모의 캠퍼스에는 75개의 연구동에서 2만명 가까운 직원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웬만한 대학교를 넘어서는 규모다.이뿐만 아니다. NIH가 직접 운영하는 연구기관은 본부가 자리 잡은 메릴랜드주의 다른 두 도시를 포함해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에 인접해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라 불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취득하겠다고 말해 전 세계를 경악게 했다. 트럼프 'take over'라는 어구를 썼는데 이는 회사나 땅을 차지해 지배권을 행사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것이라 말한 것이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트럼프다운 깜짝 발상이었다. 미국은 물론이고 대다수 나라에서 트럼프의 진짜 노림수가 무엇인지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측근에게 물어봐야 소용없다. 트럼프 자신을 제외하고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어느 측근도 발언 내용을 미리 통보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