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11번가·G마켓로 고객 이동
롯데온·11번가 대금 조기 정산·셀러 지원
'탈쿠팡족' 유인 위해 무료배송·연회비 인하

‘티메프’ 사태와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이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이후 새로운 둥지를 찾으려는 판매자(셀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사에선 셀러를 끌어당기기 위한 광고비 지원 등 셀러 대상 프로모션을 강화하는가 하면, ‘탈쿠팡족’을 잡기 위해 연회비 인하·무료 배송 등의 혜택 마련을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이 같은 이커머스 업계의 '고객 모시기'에 소비자들의 타 플랫폼 이동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가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1일~7월 21일 큐텐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을 1회 이상 이용한 고객은 티메프 사태 이후(7월 22일 이후 같은 달 31일까지) 큐텐 계열 플랫폼에서 결제한 건수가 82% 급감했다.
대신 경쟁사인 11번가·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결제한 건수는 6% 증가했다. 롯데온·SSG닷컴 등 백화점 유통 플랫폼 결제 건수 역시 7% 증가했다. 하지만 네이버·쿠팡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는 결제 건수가 오히려 2% 줄었다.
시장 점유율 10% 내외 이커머스 업체에 '기회'
판매대금 조기 정산·회비 인하로 이용자 유인
네이버나 쿠팡 같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11번가·G마켓 등 다른 오픈마켓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까닭은 이커머스 업계의 '고객 모시기'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지난 7일부터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 월 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다소 시장 점유율이 낮은 롯데온, 11번가, SSG닷컴, 컬리 등은 점유율 확대가 급선무인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SSG닷컴·지마켓 11.5% 11번가 7% 등이다.
이에 10% 내외의 점유율을 가진 이커머스 업체는 판매자와 소비자 유입을 위한 혜택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롯데온과 11번가는 판매대금을 빠르게 정산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커지고 있는 정산 지연 또는 미정산 우려를 불식시키겠단 의도다.

롯데온은 오는 8월 31일까지 신규 입점 셀러라면 누구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여름 한정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영업환경 세팅을 위해 총 20억 규모의 셀러 판촉비도 추가로 지원한다. 판촉지원금은 무상 광고머니와 카드판촉비, 노출구좌 등에 활용된다.
롯데온은 판매대금을 소비자 구매확정 후 익일 바로 입금하며 매일 정산한다고 강조했다. 우수 셀러에게는 안정적인 자금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8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도 운영 중이라고 홍보했다.
11번가는 지난 7일 소상공인을 위해 정산 일정을 크게 앞당긴 ‘11번가 안심정산’ 서비스를 선보였다.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금액의 70%를 먼저 지급하는 것으로, 고객이 결제한 뒤 2~3일만에 판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미리 받을 수 있다. 기존 일반정산 대비 7일 정도 앞당겨 수령할 수 있어 판매자들의 원활한 자금회전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나머지 30%의 정산금액은 고객이 구매 확정한 다음날에 지급된다. 또한 첫 입점 판매자에겐 판매 수수료 인하, 광고 포인트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탈 쿠팡족’을 잡기 위해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SSG닷컴은 연말까지 쓱배송 클럽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한다, 쓱배송 클럽 신규 가입자에게는 장보기 지원금 1만5000원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자에게는 SSG머니 1만원을 지급한다. 혜택 강화로 SSG닷컴은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식료품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 신규 가입자 수가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이달부터 '컬리멤버스(월 1900원)' 고객이 2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 배송 쿠폰 31개를 제공하는 등 혜택을 마련해 가입자 늘리기에 나섰다. 또한 '컬리멤버스' 론칭 1주년을 맞아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멤버십에 신규 가입할 경우 이용료는 받지 않는 대신 즉시 적립금은 그대로 제공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플랫폼 산업 특성상 점유율 확보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셀러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에 투자를 늘리는 모양새”라며 “각 업체가 양질의 판매자 수를 확보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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