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완화에 30만원대 선물세트 물량↑
대형마트, 고물가 영향에 3~5만원대 세트 늘려
편의점도 선물세트 다양하게 마련해 경쟁

올해는 이른 추석 연휴(9월 14~18일)를 앞두고 8월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백화점에선 20~3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는 반면 대형마트들은 3~5만원대 가성비 선물세트에 힘을 주며 양극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모양새다. 편의점까지 추석선물세트 판매에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선물 세트 전체 매출에서 사전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물량 확대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속되는 고물가에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30만원까지 완화한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이에 맞춘 프리미엄 세트와 3~5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로 양극화된 모습이다.
백화점, 한우·굴비·청과 등 30만원 안팎 선물세트 늘려
신세계·롯데·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지난 9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9일, 롯데백화점은 25일, 현대백화점은 내달 6일까지 각각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대비 10% 늘어난 5만여 세트를 예약판매 물량으로 준비했다. 예약 판매 품목은 배, 사과, 곶감 등 농산 40품목, 한우 등 축산 32품목, 굴비, 갈치 등 수산 29품목, 와인 30품목 등 총 250여 가지이다.
주요 품목 할인율로는 명절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한우 5~10%, 굴비 20%, 청과 10%, 와인 60%, 건강식품 50%이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신세계백화점 지정산지 셀렉트팜 확대 등을 통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소개해 고객의 부담을 줄였다. 셀렉트팜 사과·배 혼합 오복 18만원, 셀렉트팜 문경 사과 7만9000원 등이 있다. 축산 선물세트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신세계백화점 자체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를 기존 1등급에서 1+ 등급까지 확대해 선물세트로 선보인다. 대표 상품으로는 신세계 암소 한우 플러스 다복 27만원, 신세계 암소 한우 오복 18만원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총 220여 품목을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판매 한다. 올해는 고물가에 예약 판매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해 전년 대비 전체 물량을 약 20% 늘렸다. 선물 수요가 높은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약 20%, 청과와 전통주는 약 15% 이상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축산과 수산 선물 세트를 프리미엄부터 실속 세트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1+등급의 4가지 고급 부위로 구성된 40만원대 ‘한우특선 스테이크’ 선물세트부터 20만원대 ‘영광 법성포 굴비’ 세트, ‘완도 활전복 행복’ 선물세트를 10만원대에 선보인다. 청과 선물 세트는 산지 및 품종을 다변화해 품질을 높이는 한편 가격대는 낮췄다. 건강 관리에 높아진 관심을 반영해 홍삼, 비타민, 발효식품 등의 상품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예약 판매 기간 한우·굴비·청과·건강식품·주류 등 인기 세트 220여 종을 최대 30% 할인해 선보인다. '현대특선 한우 구이 죽(竹) 세트(27만원)‘, '영광 봄굴비 죽(竹) 세트(35만원)’, '제주 갈치 매(梅) 세트(29만원)' 등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 예약 판매 기간 고객들이 많이 찾는 구이용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30%가량 확대했다. 40~50만원대 한우 구이 세트를 다양한 구성으로 선보였고, 갈수록 초고급 한우 선물세트의 선호가 높아지는 것을 감안해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300만원)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200만원)도 선보인다.
3만원대 가성비 선물세트 앞세운 대형마트

대형마트에서는 3만원대 선물세트를 늘리는 등 부담 없는 가격대를 앞세우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일부터 9월6일까지 총 36일간 추석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작년 추석 사전예약 매출이 11% 늘어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 맞춰 올해는 사전예약 선물세트 물량을 10% 이상 늘렸다.
사전예약 때에는 기업 등 대량구매 고객이 많은 만큼 저렴하고 배송도 쉬운 조미료, 통조림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작년 추석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인기다. 이에 이마트는 이번 추석 선물용 대량 구매에도 부담이 적은 3~4만원대 조미료·통조림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 추석 대비 20% 늘렸다
롯데마트·슈퍼는 지난 1일부터 다음 달 9월 6일까지 37일 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한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 추석과 비교해 3만원대 이하의 가성비 선물세트 품목을 30% 이상 늘리고, 준비 물량도 20% 가량 확대했다. ‘충주 프레샤인 사과(17~20입)’를 3만9900원에 판매하고, 1만원대 이하의 초가성비 상품으로 ‘양반 들기름 김세트’, ‘녹차원 차다움·포시즌 베스트티 세트’, ‘넛츠박스 매일견과 20봉’ 등을 선보인다. 축산 선물세트 역시 10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40% 확대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부터 9월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약 800여 종의 선물세트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이번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은 전체 선물세트의 68%를 3만원대 이하 실속형 세트로 구성, 해당 가격대 상품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한우, 굴비, 주류 등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한 20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편의점 CU도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근거리 유통채널로 뛰어난 접근성을 앞세워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는 몽탄 등 유명 맛집 음식과 지역 대표 양조장의 주류 등을 준비해 명절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프리미엄 골프채, 해외숙박권, 장기렌터카 및 이동 주택 등 웰니스 상품도 다채롭게 마련했으며, 통조림부터 생활용품까지 일정 수량 구매 시 최대 30개 더 증정하는 가성비 상품도 선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상황이 불안정해 많은 사람들이 지출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어 이에 따라 고급스러운 선물세트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사람들은 가성비 좋은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특히 올해 추석은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빨라 원물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전 예약 판매를 이용하는 고객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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