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체 서울의대 교수인 듯 혼동 초래
고대·연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서 제출 完
받는 환자 수 줄일 수밖에 없는 병원 상황

서울대 관악 캠퍼스 학생생활관 전경 /서울대학교
서울대 관악 캠퍼스 학생생활관 전경 /서울대학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집단 사직에 돌입하는 엑소더스(Exodus, 대탈주)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다른 과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 회유에 나섰다. 

이른바 서울대 교수들로 이루어진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26일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의 부실화와 입시 혼란, 그리고 이공계 위축을 막기 위한 건의'라는 제목의 긴급 제안문을 통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제안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 취소 및 원점 논의를 요구하며 집단 사직에 돌입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는 다른 단체다.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에선 서울대 의대 사진을 넣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 복귀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혼동을 초래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들은 "무엇보다 전공의와 학생들이 스승과 사회 구성원 모두를 믿고 내일이라도 복귀할 것을 간절히 청한다"며 정부에도 "의료 관련 협의체와 별도로 교육·입시 개혁을 위한 협의체도 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안문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았다. 이들은 "의대 정원이 급증한 대다수 대학은 교육과 연구가 동반 부실화될 지경이고,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또한 큰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 문제인 쏠림 현상은 이제 입시뿐 아닌 진료과, 졸업생 처우, 그리고 이공계 학문 및 지역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증원 결정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의학의 퇴보를 초래할 수도 있고, 정부의 이공계 육성과 학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한 무전공 입학 정책을 무력화 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부에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진료와 학업에 전념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 "의료 개혁과 함께 5년 1만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보완할 것" "의료 관련 협의체와 별도로 교육·입시 개혁을 위한 협의체도 구성해 줄 것" "증원 문제가 마무리된 즉시 유·청소년 교육, 입시, 고등 교육을 혁신할 것" 등 4가지를 제안했다.

반면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서울대 의대교수협의는 전일 설문조사 결과 의대 교수 절반 이상이 사직서 제출에 찬성했다며 집단 사직 수순을 밟고 있다. 전일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고대구로·안산·안암병원)의 전임·임상교수들은 미리 준비한 사직서를 제출했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일제히 사직서를 낸 상황이다.

이날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국립대학병원 교수는 "가르칠 전공의와 학생이 떠난 마당이라 교수직에선 물러나지만 전문의 역할을 이어나갈 예정"며 "다만 건강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받는 환자 수를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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