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대에서 교수 단체 사직
나머지 의대들도 사직 동참 논의 중
정부 "의료계와 논의하는 자리 마련"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이 현실화됐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가까운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도 있으며 일부 의대는 총회를 열고 '일괄 사직'에 가까운 형태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의대 교수들도 조만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할 예정이거나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아침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서도 교수 정원이 10명인 필수 의료과목에서 8명이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이와 관련해 저녁에 회의를 개최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사직서 제출에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이 동참한 것으로 안다"며 “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예정대로 금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거두고 명예를 회복할 것 △정부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가 함께 협의체를 마련할 것 △의대 정원을 비롯한 의료정책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수립할 것을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 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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