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법 시행령상 6명 감축 그쳐
대학 압박은커녕 수험생 반발 부를 듯

전일 부산대학교에서 벌어진 의과대학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 부결을 두고 교육부가 모집정지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나 현행 입학 정원에서 5% 안팎의 인원을 줄이는 효과밖에 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여성경제신문이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학생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 등을 검토한 결과 교육부가 부산대 의대에 모집정지 명령을 내릴 경우 현재 정원 125명에서 5% 수준인 6명의 추가적인 인원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확인됐다.
고등교육법 제60조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은 학교에 학생 정원 감축, 학과 폐지 또는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를 근거로 "부산대의 학칙 개정이 최종 무산됐다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부산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기존 125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려다 50~100% 재량권이 주어지자 기존의 증원분(75명)에서 약 50% 줄인 163명으로 정한 학칙 개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전일 총장과 30여명의 단과대학장으로 구성된 교무회의는 "대학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로 최종 부결시켰다.

정부는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의대 정원은 대학의 장이 학칙으로 정할 때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하는데 부산대가 이를 어겼다는 판단이다. 다만 행정절차법 20조는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춰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 공표하도록 하고 있으며 고등교육법 시행령도 '학생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표]을 따로 두고 있다.
'학생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을 보면 입학정원동결 및 모집정지 처분은 한 학년도를 기준으로 하며 고등교육법 제6조에 위반되게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한 경우 총입학정원의 5% 범위에서 모집정지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막무가내식 정원 증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부산대 의대에 적용하면 2025년도 입학정원은 현재 125명에서 6명이 줄어든 119명 선이 될 전망이다. 부산대를 압박하는 무기가 되긴커녕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이날 "학칙 개정을 위해선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선행토록 명시한 고등교육법을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부산대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윤석열 정부는 학칙 개정 등 시행계획 변경에 필요한 절차를 사후 처리하라는 탈법 조장 행위와 강압적 행정 처분을 즉시 멈추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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