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
롯데마트, 슈퍼와 소싱·물류 통합 운영
매입 단가↓물류센터 통폐합으로 비용 절감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통합 운영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SSM이 공동 구매를 통해 대량 매입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물류도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비상장 자회사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분 99.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통합 이마트는 올해 통합 매입을 위한 조직 정비 등 기반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양사의 통합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협력업체에도 이득이 되고 궁극적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두를 위한 통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은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마트가 창사 31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데 이어 합병을 통해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연간 첫 적자를 기록하고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에 유통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성적표를 받은 뒤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29조4722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며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사업부별로 지난해 할인점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12조87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 감소한 92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정용진 회장은 지난 3월 8일 18년 만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직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지난 2일에는 지난해 2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슈퍼, 지난해 최대 규모 흑자
공동 매입 통해 원가 경쟁력 강화
인근 지역 내 물류 통폐합으로 비용 절감
이마트의 통합 전략은 롯데마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마트는 SSM인 롯데슈퍼와 지난 2022년 11월부터 통합 운영을 시작했다. 매입과 물류를 통합한 영향으로 지난해 최대 규모의 흑자를 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조7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4% 증가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최대 규모의 흑자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의 연간 매출액은 1조3063억원으로 2.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이뤘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고, 특히 상품 소싱 업무의 통합은 그로서리 상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핵심 요인으로 그로서리 전문 매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20여년간 이어온 종합 할인점에서 벗어나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전환을 새로운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유통업계가 통합 경영에 나선 데에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부진의 영향이 크다. 쿠팡부터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 익스프레스까지 가공식품은 물론 신선식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며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 발길이 줄어들자 대형마트 업체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 판관비 축소, 특화점포 강화 등으로 실적난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통합 소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이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통합 매입할 경우 매입 규모가 커져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납품 단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비슷한 지역 내 물류 센터를 통폐합할 경우 비용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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