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 성장세
하림·CJ·초록마을·매일유업 등 진출
'헬시플레저' 추구하는 성인도 찾아

김홍국 하림 회장이 어린이 간편식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하림
김홍국 하림 회장이 어린이 간편식 브랜드 푸디버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하림

식품업계가 한 명의 자녀를 키우는 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부모들을 겨냥해 프리미엄 어린이 식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며 신생아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영유아식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 아이의 건강과 면역력을 고려한 차별화된 먹거리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추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출생 여파로 영유아식 생산량은 줄어들었지만 매출 규모는 오히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하림, CJ프레시웨이, 초록마을, 매일유업 등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거나 기존 사업 확대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분유를 제외한 영유아식 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2016년 1320억원에서 2022년 2534억원으로 6년 만에 92%나 성장했다. 간편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2020년 1671억원을 기록해 2015년(680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3330억원까지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영유아식 생산량은 2022년 기준 2만8934t을 기록해 2016년(6만5814t)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저출산 기조로 아이들이 줄어들어 소비 인구는 줄어들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비싼 가격이지만 고품질의 식품을 먹이려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매출 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시장을 겨냥해 하림은 지난해 11월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선보였다. MSG 없이 신선한 식재료만을 사용해 각 자연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푸디버디의 주요 연령대 타깃은 4~8세지만 영유아식과 유사한 고품질 식재료에 성인식에 뒤지지 않는 맛 퀄리티로 아이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고 하림 측은 설명했다.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낮췄고, 귀여운 동물 캐릭터 패키지와 동봉된 굿즈 등을 통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푸디버디는 즉석밥, 라면, 튀김요리, 핫도그, 국물요리, 볶음밥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푸디버디 어린이 라면의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 개를 넘어섰다. 

CJ프레시웨이 키즈 식품 전문 브랜드 '아이누리' 제품 /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 키즈 식품 전문 브랜드 '아이누리' 제품 /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키즈 식품 전문 브랜드 ‘아이누리’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론칭 10주년을 맞은 아이누리의 지난해 유통 매출은 1300억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전체 유통 매출은 최근 3년간(2021~2023년) 연평균 25%, PB 상품 매출은 동기간 28% 성장했다.

아이누리는 키즈 전용 고품질 식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4년에 론칭했다. 아이누리의 상품 유통은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엄격한 자가 기준과 국가기관에 의해 검증된 상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이에 따라 친환경, 유기농, 무항생제뿐 아니라 어린이 기호식품, 유기가공 상품, 농산물우수관리 (GAP) 등 다양한 인증 상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오감 놀이를 위한 체험형 DIY 밀키트 등 영유아 맞춤형 상품군을 확대한 점도 성과에 기여했다. DIY 밀키트는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즐거운 먹거리’를 콘셉트로 만두, 케이크, 쿠키, 송편, 콩고기, 김치 만들기 등 다양한 종류로 선보이고 있다. 인기 캐릭터 IP 콜라보, 지역 특산물 활용 등을 통해 아이누리 PB 상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 강화 추세에 발맞춰 영유아들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간식류 상품들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해 8월 영유아식 브랜드 '초록베베'를 출시했다. 초기 이유식 시기(생후 6개월)부터 성인식 전환기(36개월)까지 아이 발달주기에 맞춰 소비되는 식품 전반을 선보인다. 이유식용 가루, 소분 채소, 다진 채소, 다진 축·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간식, 음료, 반찬 등 가공식품 등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영유아식 전용 육수 티백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분유나 완제 이유식 등 완조리 위주로 형성해온 기존 영유아 식품 시장과 달리 직접 만들어 먹일 수 있는 친환경 식재료 위주의 구색을 갖춰 원재료 안전성, 영양 균형은 물론 구매 및 조리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조금씩 다양한 재료를 먹여야 하는 영유아식 특성에 맞춰 당일배송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유아식 브랜드 '리케(Lykke)' 상표를 출원했다. 매일유업은 분유 브랜드 '앱솔루트', 유아식 '맘마밀', 아동 간식음료 '키즈부스트' 등을 선보이며 유아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의 유아식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써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프리미엄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린이 식품은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성인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거나, 저염 및 저칼로리 제품을 찾는 성인들이 어린이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간편식은 블루오션 시장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 안전한 음식을 먹이고 싶지만 조리는 간편했으면 하는 수요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성인 입맛에도 손색없을 정도로 맛이 있고 어린이 성장 발육에 맞춰 영양학적으로 제품을 설계했기 때문에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건강을 생각하는 성인들도 어린이 식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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