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네이버·11번가·컬리 등 유료 멤버십 혜택 강화
쿠팡 와우 멤버십 7890원으로 인상하자 반사이익 노려
“쿠팡 유료 회원 이탈할 수도” vs "규모 크지 않을 것"

이커머스 업계가 유료 멤버십 전쟁에 불을 지폈다. 쿠팡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경쟁사들이 쿠팡 고객을 빼앗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리는 모양새다.
특히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과 초저가 경쟁을 벌이는 사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유료 회원 유치를 통한 충성 고객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 네이버, 11번가, 컬리 등 경쟁 이커머스 업체가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유료 회원을 위한 혜택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이 5월 한 달간 그룹사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클럽 신규 가입 회원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다.
다음 달 예정된 G마켓의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전인 빅스마일데이에 맞춘 프로모션으로, 행사 기간 유니버스 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제공될 예정이다. 4900원으로 2년 동안 멤버십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프로모션이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G마켓·옥션, SSG닷컴 등 6개 계열사의 구매 혜택이 주어진다. 출시 당시 연회비 3만원으로 ‘가입과 동시에 가입비만큼의 현금성 혜택 제공’ 그리고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5% 할인’을 내세웠다. 하지만 1400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의 와우 멤버십과 견줄만한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라 있어왔다. 이에 G마켓은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초기 가입비 부담을 대폭 낮춰 더 많은 멤버십 회원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 최대 5% 적립 혜택과 함께 3개월 신규 무료가입·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20년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회원에게 쇼핑·예약·여행 영역에서 최대 5%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프로모션은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프로모션 기간 가입한 고객은 월 4900원씩 3개월간 1만4700원을 아낄 수 있다. 네이버는 또 오는 7월 15일까지 3달간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네이버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상품을 1만원 이상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배송비 할인 쿠폰(3500원)을 매일 지급한다.
11번가는 SK텔레콤 연계 멤버십인 '우주패스 올'의 첫 달 가입비를 기존 99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린다.
우주패스 올은 아마존 해외직구 무제한 무료배송 및 5000원 할인쿠폰 1매 지급, 매월 쇼핑 3000포인트 적립, 5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쿠폰 1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550원을 추가로 내면 1만450원 상당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컬리는 오는 22∼28일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컬리멤버스위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동안 멤버십에 가입하면 첫 달 회비가 무료다. 멤버스 구독료 면제 혜택은 지난해 8월 출시 첫 달 기념 이벤트 이래 처음이다. 컬리 멤버십의 월 회비는 1900원으로, 2000원 적립금 제공, 다양한 무료배송·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해 왔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적자 수렁
‘유료 멤버십’ 통해 수익성 개선
쿠팡, C커머스 경쟁에 실탄 확보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비가 인상된 틈을 타 쿠팡에서 이탈한 고객을 자사 회원으로 유입시키는 것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한 실적 회복도 노리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과 G마켓은 지난해에도 적자 수렁을 벗어나지 못했다. 11번가와 컬리도 마찬가지로 적자인 상황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마케팅과 물류망 비용이 지속해서 들다 보니 오랜 기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타개책으로 마련한 것이 유료 멤버십인 셈이다.
쿠팡은 지난 13일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약 58%에 달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월 회비를 내고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과 무료 OTT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멤버십 회비 변경은 2년 4개월 만으로, 지난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쿠팡은 멤버십 인상으로 인한 지적이 잇따르자 최근 와우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호텔·리조트·테마파크 상품을 추가로 할인 판매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중국 이커머스와의 출혈 경쟁을 위한 실탄을 유료 멤버십 회비 인상으로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알리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자, 2주 뒤인 27일 쿠팡이 3조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쿠팡이 커피 한 잔 값의 부담 없는 유료 멤버십 가격으로 회원을 끌어모았으나 이번에는 예상보다 가격 인상 폭이 커 가입자 이탈도 우려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이커머스보다 빠른 배송이나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의 혜택으로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고객들도 있어 예상보다 이탈 규모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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