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서울 외 지역 점포 리뉴얼
F&B, 명품 브랜드 유치, MZ 공략 나서
백화점 산업 침체에 비효율 점포 축소

백화점 업계가 서울권 외 지역 점포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돌입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로 백화점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서울권 외의 점포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타개책으로 식음료(F&B) 강화,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나서며 집객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수원점, 현대백화점 중동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등이 대규모 리뉴얼에 나선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지난 2014년 개점 이후 약 10년 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추진해 이달 말 리뉴얼이 완료된다. 수원점은 지난해 12월 백화점 4~6층에 아웃도어, 키즈, 남성패션 상품군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다. 뉴발란스키즈, 나이키키즈 등의 키즈메가샵도 수원상권 최초로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1층 주얼리, 3층 여성패션 브랜드 약 30개 브랜드를 리뉴얼 오픈했으며, 2월 중순에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또한 지난달 말 1층과 3층의 뷰티 및 컨템포러리 매장도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고, A.P.C, 띠어리, 톰그레이 하운드 등 8개의 신규 브랜드를 포함해 총 24개의 컨템포러리 매장도 재단장해 선보였다. 상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도 그랜드 오픈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중동점 개점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리뉴얼에 나선다. 중동점은 이달 1일 지하 1층 식품관이 문을 열었고, 본관과 유플렉스 1~2층을 순차적으로 리뉴얼 후 오는 9월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중동점 지하 1층에 총 3339㎡(약 1010평) 규모로 리뉴얼 오픈한 F&B 전문관 ‘푸드 파크’는 에키노마에, 로빈 디저트샵, 드링크스토어 등 유명 F&B 브랜드의 백화점 1호점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베이커리·디저트·맛집 등 총 56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오는 5월에는 이탈리안 그로서란트 브랜드 ‘이탈리’ 국내 3호점을 열고, 오는 7월에는 최고급 신선식품과 공산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슈퍼마켓도 선보일 예정이다.
본관 1층과 2층에 상권 최대 ‘럭셔리관’을 문 열 계획이다. 오는 7월 본관 1층에 구찌·발렌시아가·페라가모·몽클레르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한다. 유플렉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가 대거 입점하는 ‘트렌디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리뉴얼이 완료되면 국내외 패션·뷰티·식품 등 총 100여 개 브랜드가 새로 입점한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최근 4년간 진행된 리뉴얼을 마쳤다. 지난 2020년부터 올 1월까지 전체 매장 면적의 90%에 달하는 약 1만4000여 평의 공간을 새 단장하는 리뉴얼을 진행했다. 개점(2007년) 이래 최대 규모 프로젝트로, 전 장르에 걸쳐 새로운 브랜드와 매장을 대거 들여왔고, 쇼핑 공간을 약 1300평 추가로 확장했다.
경기점은 2020년 스포츠관을 시작으로 2021년 업계 최초의 ‘지하 1층 럭셔리전문관’, 2022년 2030고객을 겨냥한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해 골프전문관과 생활전문관을 오픈한 데 이어 올 1월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모은 남성관을 열었다. 9층 ‘테이스티 가든’에는 인기 레스토랑과 카페를 한데 모았다.
F&B·명품·MZ 타깃으로 고객 유입
백화점 성장률, 편의점 보다 낮아
비효율 점포 축소 전략 택하기도
이처럼 백화점들은 F&B와 명품 브랜드 입점, 팝업 등으로 기존에 서울권 주요 점포에서 효과를 봤던 집객 전략을 활용하며 고객 유입에 집중하는 추세다. 특히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맞춘 전략을 통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점포 수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기존 점포를 리뉴얼해 고객 유입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요 점포에서 효과를 봤던 전략을 택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백화점의 위기감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백화점은 올해 1월 16.1%를 기록해 전년 동기(17.3%) 대비 1.2%포인트 줄어들었다.
증권사들도 가계 구매력 약화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여파로 올해 백화점 실적 전망을 다소 어둡게 내다봤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백화점 산업 성장률을 2%로 추정하며 "편의점은 5%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백화점은 민간 소비성장률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백화점 업계에선 비효율 점포 축소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내는 영업보고서를 통해 백화점 비효율 점포 리포지셔닝(재조정) 검토를 공식화했다. 롯데백화점은 그간 경쟁사 대비 월등히 많은 매장 수로 순매출 규모는 1위를 지켜왔지만, 단순 계산한 점포당 매출은 가장 낮은 편이었다. 이에 백화점 내 리포지셔닝 대상 점포로 수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거나 이미 세일앤리스백을 진행해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포들이 꼽히고 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사업 전략에 대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 “금·유전자 키트까지 별걸 다 파네”···이색상품 판매 나선 편의점
- [유통톡톡] "맥주에는 원래 설탕이 없지 않나요?"···제로슈가 마케팅의 비밀
- "빵도 한류"···해외서 훨훨 나는 K-베이커리
- ‘구속에 체포까지’ 뻥 뚫린 SPC그룹, 오너 3세 경영 승계 속도 내나
- 배달앱 ‘무료 배달’ 경쟁···부담은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로?
- 정용진 회장, 승진 후 첫 쇄신 인사···신세계건설 대표 교체
- [유통톡톡] 쿠팡·알리·테무 '이커머스 삼국지' 승자는 누가 될까
- "바이오부터 오픈마켓까지"···신사업 확장하는 식품업계
- 쿠팡·알리·테무 공습에 희망퇴직 '칼바람' 부는 유통업계
- 880원 라면·1000원 맥주 내놓는 편의점···‘초저가 마케팅’으로 점유율 경쟁 격화
- 파파이스·굽네, 대체 얼마나?···줄줄이 오르는 외식 물가
- "쿠팡은 올리고, 신세계 낮추고"···이커머스 업계, 유료 멤버십 경쟁 촉발
- 적자 폭 줄인 K-이커머스, 흑자 전환 돌파구 찾을까
- 김치·라면 수출 급증에···K푸드 현지 생산 공장 늘린다
- "통합 소싱으로 가격 낮춘다"···대형마트+슈퍼 합치는 유통업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