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매입·사전물량 확보 등으로 가격 할인
비싼 국산 과일 대신 수입 과일 할인 판매
유통업계 매출 비중에서 대형마트가 밀려
먹거리 할인 통해 매출·집객 가시적 성과

대형마트 업계가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한 초특가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끌어 모으기에 나섰다.
실제로 주요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선 초특가를 앞세워 한정 판매하는 농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최근 주요 농수산물 등을 포함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전물량 확보, 대량매입, 유통단계 축소, 계열사 통합발주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고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한 달간 시세가 많이 오른 국산 과일을 대체하기 위해 오렌지와 바나나 가격을 종전 행사 가격보다 10%가량 낮춰 판매한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를 특대 8개, 특 10개에 1만원, 에콰도르산 바나나 한 송이는 2280원에 선보인다. 이마트는 정부의 농산물 품목별 납품단가 지원과 수입과일 할당관세 적용을 기반으로 해외 산지 발굴과 컨테이너 단위의 대량 매입, 자체 가격 투자를 통해 수입과일 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애호박은 개당 1480원에 판매한다. 애호박은 일조량 부족과 한파 피해로 작황이 안 좋아 시세가 30%이상 오른 상태인 가운데, 이마트는 경남 진주 지역의 애호박 농가와 새롭게 계약을 맺어 평시 판매 물량의 2배인 200만개를 확보해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3주간 통합 창립 행사 ‘더 큰 세일’을 실시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한우, 치킨, 대게 등 주요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주요 인기 과일과 채소도 초특가로 내놓는다. 오는 3일까지 ‘고당도 자이언트 오렌지’를 6개 구매 시 개당 1660원에 판매한다. ‘한가득 시금치 400g’과 ‘다다기오이 5입’은 농림축산부 할인쿠폰 20%를 적용해 할인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과일, 채소, 육류, 생선 등 신선식품 할인에 나선다. 또한 오렌지 등 수입과일 특가 행사를 통해 과일 물가 상승에 대응한다. 대표적으로 홈플러스가 판매하는 '12브릭스 블랙라벨 오렌지’는 특대 5개, 특 7개를 각 5990원, 1봉(1.8kg)은 행사카드 결제 시 7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당사 자체 마진 투입 및 비정형과 확대를 통해 고객 부담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춘 대형마트의 초특가 행사에 고객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1∼23일 서울 시내 14개 점포에서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도매법인들과 협업해 박스당(2.5㎏) 9990원에 판매한 '착한 가격 사과'이 개장 10분 만에 매진됐다. 3000박스(7.5t)를 준비해 매장별로 배분한 100∼400박스들은 60%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빠르게 매진된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2일 전 점포에서 한 단에 1990원에 판매하는 신안 대파를 하루 7000단 한정 수량 판매했다. 해당 물량은 이틀 연속 30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7∼10일에는 한 통에 990원하는 제주 양배추를 하루 4만통 판매한 것도 매진됐다.
이마트 산본점에서는 지난 16∼17일 태국산 망고를 4개 1만원에 하루 1200개씩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는데, 영업 시작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 1시간 30분 만에 완판 됐다. 이마트는 수입 과일 할당관세에 대량 매입과 자체 할인을 추가해 정상가 대비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망고 행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는 유통 시장 내에서 밀린 입지를 초특가 마케팅을 통해 되찾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통업체 업태별 매출 구성비 중 온라인(29.8%)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백화점(17.6%)이 이었고, 편의점(16.6%)이 대형마트(13.3%)를 제쳤다.
대형마트 업계는 초특가 마케팅을 통해 고객 유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대대적인 먹거리 가격 할인 마케팅을 지속해서 이어갈 것이란 복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마트의 본질은 결국 신선식품과 먹거리 경쟁력”이라면서 “필수 먹거리를 할인해 선보이며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매출과 집객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밥상에 주로 오르내리는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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