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배민 ‘묶음배달 무료’
묶음배달, 정률제 기반 서비스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 커질 것”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배민)도 묶음배달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배민)도 묶음배달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 /우아한형제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계가 ‘배달비 0원’을 앞세워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배달비 무료라도 비용 부담은 입점사가 내는 수수료로 돌려 막게 될 것이며 입점사들은 높아진 수수료에 최소 주문 금액을 올리거나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배민)도 묶음배달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전날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배민이 지난해 4월 도입한 알뜰배달은 여러 집에 동시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무료 제공은 무제한 쿠폰 형태로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우선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와우회원은 주문 횟수나 금액, 배달 거리와 관계없이 배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별도 쿠폰 등을 적용하면 음식 가격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요기요는 지난달 29일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의 구독비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6월 말까지 한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요기패스X 가입 고객은 월 2900원을 내면 앱 내 요기패스X 대상 가게에서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요기패스X 구독비를 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900원까지 낮췄다.

배달 음식 시장 지난해 첫 역성장
배달앱 점유율 확보 경쟁 첨예
정률제 기반 서비스 확대 의도?

배달앱 시장이 이처럼 파격 할인에 나선 까닭은 해마다 성장하던 배달 음식 시장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음식 시장은 지난해 26조4326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시장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배달앱 3사의 점유율 경쟁은 첨예하다. 업계 1위인 배민의 경우 음식배달 시장의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2위(점유율 17%~18%)를 두고 접전을 펼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올해 2월 월평균활성이용자수(MAU)는 2244만7074명으로 전년 동기(2188만4931명) 대비 4만9962명(0.23%) 늘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는 348만7800명에서 574만2933명으로 225만5133명(64.7%) 증가했다. 요기요는 지난해 2월 722만4945명에서 올해 2월 602만7043명으로 119만7902명(16.6%) 줄어들면서 주요 배달앱 3사 중 유일하게 MAU가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명으로, 요기요 앱 사용자(598만명)를 넘어섰다.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세에 배민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 출혈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배민은 지난해 영업이익만 약 7000억원을 내며 벌어들인 현금으로 점유율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배민은 지난해 매출이 3조4155억원으로 전년(2조9471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전년(4241억원) 대비 65%나 성장했다. 순이익은 5062억원으로 83.5% 증가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까지만 해도 매출 2조88억원에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2022년 3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중개수수료 6.8%의 정률제로 개편하고 배달비를 1000원 인상한 이후 4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배민은 이후 정률제 수수료 기반 서비스(알뜰배달·한집배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정률제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배달 앱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외식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커질 전망이다. 배달 앱들의 무료 배달 경쟁은 정률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위주이기 때문이다. 정률제는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떼 가는 시스템으로, 외식업주들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수수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달 앱들이 표면적으로 ‘무료배달’을 앞세워 정률제 수수료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배달앱의 출혈 경쟁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외식업주들이 비용 부담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수익성이 떨어진 업주들이 가격 인상이나 최소 주문 금액 인상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민, 쿠팡, 요기요 등의 배달 중개 플랫폼이 고객 확보를 위해 배달료를 가지고 경쟁할 때 자영업자는 수수료만 더 뜯기니 음식 값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며 “플랫폼만 가만히 앉아서 배를 불리고 결국 소비자 지출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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