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욕구 채워주는 공간 돼야"
공주원로원 "복합 운영이 해법"
K-CCRC·활기찬 레지던스 목표

3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실버타운이 미래다' 토론회가 열렸다. /류빈 기자
3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실버타운이 미래다' 토론회가 열렸다. /류빈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시니어 주거 대안이 절실해진 가운데 실버타운이 유력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제도 미비 등 해결 과제도 여전하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버타운 현장 사례와 제도화를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가 30일 열렸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실버타운이 미래다' 토론회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여성경제신문이 주관했다. 현장에는 실버타운 설계와 운영에 관여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기 다른 모델을 공유하고 제도적 지원 방향을 제안했다.

발제는 이선엽 케어오퍼레이션 부대표, 이혜진 공주원로원 원장, 신용호 해안건축 소장이 맡았다. 이들은 각각 케어형 실버타운 성공 사례, 복합 복지 모델,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타운의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첫 발표자인 이선엽 부대표는 "실버타운의 입주 연령 기준을 높여야 할 때"라며 현행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한국의 시니어타운의 평균 입주 나이는 85~87세인데 여전히 상당수 실버타운에서는 내부 규정으로 85세 이상 시니어의 입주를 받지 않고 있다.

이 부대표는 노인들의 실버타운 선택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나이가 70살이든 90살이든 욕구라는 가치는 동일하나 형태와 종류가 다르다"라며 "실버타운도 다양한 욕구에 맞도록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케어닥이 운영 중인 △케어형 실버타운 케어닥 케어홈, △하이엔드 요양시설인 케어닥 너싱홈, △주야간보호센터인 케어닥 케어센터, △케어닥 방문요양돌봄센터 등도 소개했다.

이선엽 케어오퍼레이션 부대표가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실버타운의 기준을 바꿔야 할 때"라며 현행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류빈 기자
이선엽 케어오퍼레이션 부대표가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실버타운의 기준을 바꿔야 할 때"라며 현행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류빈 기자

두 번째 발표자는 이혜진 공주원로원 원장이었다. 공주원로원은 실버타운·요양시설·주간 보호·치매 전담 등 복합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원장은 "많은 분이 실버타운을 돈 많은 사람들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 공주 원로원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품격 있는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복합 운영 모델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합 운영을 하면 각 시설이 분리되어 있을 때보다 자원과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돌봄의 연속성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과 자원 효율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실제 부부의 사례를 들며 "남편은 실버타운, 부인은 요양원에서 지내면서 카페에서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산책도 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 거주하더라도 일상을 함께할 수 있어 큰 만족을 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혜진 공주원로원 원장이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복합 운영의 장점을 강조했다. /류빈 기자
이혜진 공주원로원 원장이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복합 운영의 장점을 강조했다. /류빈 기자

마지막 발제자인 신용호 해안건축 본부장은 '오시리아 라우어 시니어타운'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타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라우어의 콘셉트를 '더 활기찬 시니어 레지던스', '건축에 스토리를 담은 주거', 'K-CCRC(한국형 지속 가능한 은퇴 후 커뮤니티)'로 설명했다.

신 본부장은 "시니어 레지던스는 생애 주기의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오시리아 라우어 시니어타운은 단지 내 있는 약 150석 규모의 계단식 공연장을 통해 입주자와 지역사회 간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CRC의 메모리 케어 단계를 어떻게 국내에 적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라우어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지만 도심 지역이나 대상지가 최소한 5천 평 이상인 곳 중 수평적으로 분리가 가능한 곳 경우에는 메모리 케어 제안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메모리 케어는 치매기 노인을 위한 치매보호형 주거를 의미한다.

그는 또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민간 사업자들이 더 빠르고 많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신용호 해안건축 본부장은 '오시리아 라우어 시니어타운'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타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류빈 기자
마지막 발제자인 신용호 해안건축 본부장은 '오시리아 라우어 시니어타운'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타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류빈 기자

이날 포럼은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한세 숙명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에는 유튜브 '공빠 TV'의 문성택 대표를 비롯해 박광재 한국주거학회 회장, 김덕원 스마트 시니어하우징협의 회장, 최민아 LH토지주택연구원 센터장, 김영국 SH서울주택도시공사 책임연구원이 참여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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