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의 탁구야! 놀자]
다양한 서버 받을 수 있고 백핸드 수비에 유리
탁구에서 실력만큼 중요한 것은 감정 컨트롤

(지난 회에서 이어짐)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을 아울러 말하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싶은 감정은 어떤 것일까요? 일반적인 경우, 희(喜)와 낙(樂) 아닐까요? 이것만 있으면 인간사가 너무 심심하지 않냐고? 노여워 화도 내고 슬퍼서 꺼이꺼이 눈물도 흘려봐야 기쁘고 즐거움이 빛을 발하지 않겠느냐고?

어느 경기에서나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은 실력과 함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픽사베이
어느 경기에서나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은 실력과 함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픽사베이

탁구 경기를 볼 때, 우리는 선수의 표정에서 이런 감정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선수들은 득점했을 때 미소를 보입니다. 아울러 짧고 강하게 샤우팅 하면서 어떤 제스처를 취하기도 합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즐거움과 기쁨에서 이런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죠!

세계적인 탁구선수 신유빈은 득점하면 주먹을 쥔 왼손을 번쩍 올리거나 팔을 접어 주먹을 앞뒤로 흔들기도 합니다. 한 세트를 승리로 끝맺음할 때는 라켓을 잡은 채로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웃지요. 그런데 이와 반대로 실점을 하면 어떨까요? 물론 이때도 샤우팅 하면서 어떤 제스처를 취하죠! 그러나 이때는 약간의 아쉬움을 동반하겠죠? 어쩌면 자신의 실수에 대해 화가 날 수도 있지요. 패(敗)했을 때는 슬픈 감정이 순간 일어나겠지요.

카멜레온은 주변 환경에 따라 짧은 순간에 피부색을 바꾸지만 인간의 감정은 재빨리 변화시키는 게 어렵지 않은가! /게티이미지뱅크
카멜레온은 주변 환경에 따라 짧은 순간에 피부색을 바꾸지만 인간의 감정은 재빨리 변화시키는 게 어렵지 않은가! /게티이미지뱅크

저는 지난 회에서 상대방의 서브를 받지 못해 연속으로 실점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했다면 승리를 맛볼 수 있었을까요? 어느 경기에서나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은 실력과 함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큰 대회를 치르는 프로 선수에게 이 감정 컨트롤은 더더욱 중요하겠지요? 저마다 감정 컨트롤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으로 감정을 조절합니다. 상대 선수가 어려운 공을 침착하게 받아넘기면 "나이스"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하면 왠지 제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상대방을 칭찬하면 역으로 제가 자신감이 생깁니다. 롱핌플 러버를 사용한 이후, 상대방을 칭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 롱핌플 러버로 경기를 할 때는 경기 시작 전에 상대방에게 라켓을 보여주고 이질 러버라고 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평면 러버와 이질 러버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질 러버로 공을 받을 경우 구질이 달라집니다.

라켓이 평면이 아닌 돌기 형태인 이질 러버 /사진=김정희
라켓이 평면이 아닌 돌기 형태인 이질 러버 /사진=김정희

이질 러버란 쉐이크 라켓 양쪽에 동일한 러버를 붙이지 않고 서로 다른 러버를 붙였기 때문에 불리어진 이름입니다. 한쪽에는 평면 러버를, 다른 쪽에는 돌출 러버를 붙이기에 돌출 러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 백핸드에 이질 러버인 롱핌플 러버를 사용하고 포핸드는 평면 러버를 사용합니다.

어떤 분은 숏핌플 러버를 부착하기도 합니다. 저는 백핸드에 롱핌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수비 전형인 롱핌플 러버는 수비할 때 가끔 공이 붕 떠서 상대방 코트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때는 상대방이 영락없이 공격합니다. 그래야 득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질 러버로 수비한 공이 높이 떠서 넘어올 때, 공격하는 자세로 힘껏 때리면 공이 상대편으로 넘어가지 않고 네트를 맞고 자기편 테이블로 떨어집니다. 실점으로 이어지죠. 그런 상황을 두어 번 당하면 혼란이 옵니다.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경기에서 이길 수가 없겠지요.

초보자는 이질 러버를 설명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고수는 어떨까요? 고수는 상대방이 친 공이 테이블에 닿는 그 소리를 듣고 "이질 러버인가요?"라고 묻습니다. 고수는 공 소리를 듣고 러버의 차이를 구별합니다.

저는 고수는 아니지만 이질 러버로 상대방의 다양한 서브를 받을 수 있고 상대방의 실수를 유인(?)하는 백핸드 수비도 할 수 있어서 수비 전형인 롱핌플 러버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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