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번 표결 가결 가능성 높아"
권성동 "당론 여전히 변함없다" 밝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시도 이후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에 놓인 근조화환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시도 이후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에 놓인 근조화환 /연합뉴스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2차 담화로 탄핵의 시계가 더 빨리 돌아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탄핵에 반대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이재명 결심 공판 후 대선을 치르자는 의견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14일 국회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지난 7일과 다른 양상일 것으로 보인다. 친한파 이탈을 막을 방법이 없는 데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사실상 자진 퇴진의 가능성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여당은 탄핵을 두고 탄핵 반대 입장과 찬성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를 위해 열린 의총 모두 발언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지금 상황을 반성하는 게 아니라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말하며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당초 조기 하야를 주장했었다. 탄핵은 헌법재판소 심판이라는 불확실성이 남기 때문에 하야시켜서 대통령직을 끝내고 논의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내년 2, 3월 하야 후 4, 5월 대선이라는 구상이 전해지기도 했다. 조기 하야하면 60일 내 선거를 치러야 해 탄핵보다 더 빨리 대선 국면이 펼쳐진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탄핵 찬성 당론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로 한 대표의 발언 직후 많은 의원이 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으며 이날 신임 원내대표로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이 뽑히기도 했다. 권 의원은 당선 직후 "당론은 여전히 대통령 탄핵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정하려면 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총을 열어 당론을 변경할지 유지할지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당내 다수파인 친윤계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결심 공판 후 대선을 치르자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는 윤 대통령을 자리에 그대로 두고 6개월을 버텨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여당이 계속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이유는 '탄핵 트라우마'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 소속 의원 60여명이 찬성한 뒤 두고두고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던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재판을 마치지 않은 상태로 차기 대권에 '무혈입성'할 것이란 공포감 또한 존재한다.

실제로 현재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조경태, 진종오, 한지아 등 7명으로 박 전 대통령 때 없었던 초선 의원 중심으로 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 대통령의 전략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난 12·3 비상계엄이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탄핵 심판을 통해 본인의 정당성을 다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보수의 '적자'라고 불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용병'에 가깝고 탄핵 사유의 죄질도 더 중하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는 해석의 여지가 많지만 윤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라며 "무장한 군인이 국회에 난입한 선관위에 군인이 투입되는 걸 국민이 생중계로 봤기 때문에 탄핵은 어렵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14일 탄핵안 표결에 대해서도 "가결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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