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밸류업 지수 추종 ETF 약세
정권 리더십 적신호 동력 상실 우려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 유도를 위해 개발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지난 9일 931.36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 유도를 위해 개발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지난 9일 931.36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탄핵안 투표 등 정치 불안 상황이 계속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해 온 밸류업 정책도 힘을 잃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 유도를 위해 개발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일 931.36으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기준 지수 26.46포인트(2.76%)로 상승세였지만 비상계엄 선포·해제 직후 연속 하락해 4일 9.99포인트(1.01%), 5일 3.75포인트(0.38%), 6일 13.10포인트(1.35%) 각각 지수가 빠졌다.

밸류업 지수는 주주가치 지표가 높은 상장기업 100개로 구성된다. 기준 시점은 올해 1월 2일이고 기준 지수는 1000포인트다. 지수 종목 선정은 △시장 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요건을 따져본다. 시장 대표성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00위 이내 기업이며 수익성은 최근 2년 연속 적자기업 또는 최근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 기업은 제외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12종 밸류업 ETF가 지난 11월 4일 국내 증시에 상장됐는데 출시 첫날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 최대 8%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밸류업 ETF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패시브 ETF 9종과 기초지수를 70% 추종하는 액티브 ETF 3종으로 구성된다.

대표 지원방안으로 꼽힌 밸류업 ETF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정치 불안 상황이 빠른 시일 내 해소되지 않으면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으로 밸류업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연속성 있게 장기간의 노력을 들여야 안착이 가능한 정책 과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과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윤 정부의 추진력이 상실될 수는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문제에 있어 상법 개정안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과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밸류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전체의 38.2%에 달하는 등 밸류업 참여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5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조성·집행, 밸류업 세제 지원 등을 비롯해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정책 추진 속도를 잃지 않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만하다"며 "다만 얼마나 빨리 정국이 안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특히 외국인 투자 심리 측면에서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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