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성인 건강 위한 제품군 확대
연화식 등 고령친화식품 늘려
편의점 연령대별 매출 비중서 40대 증가

저출산 영향으로 식품업계 소비지형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제과 및 유(乳)업계에선 아동·청소년층이 주된 소비계층이었으나 저출산 현상, 제품 구매력 영향 등으로 인해 성인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추세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달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대비하기 위해 각 식품사들은 노령 인구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성인식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MZ세대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앞세워 내수 소비 진작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사적 최저치로 감소했다. 올해는 0.6명대로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5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18.4%를 차지한다. 오는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6%까지 확대돼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출산 영향의 타격이 큰 유업계는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성인 영양식, 환자식, 고령 친화식 등 성인건강을 위한 제품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일유업이 균형영양식(환자식) 전문 브랜드 ‘메디웰’을 내세워 시니어 및 고령 부모를 둔 자녀들을 대상으로 알리며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에는 성인영양식 제품 셀렉스를 선보이고, 2021년 10월 셀렉스가 속한 헬스앤뉴트리션판매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일헬스뉴트리션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셀렉스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셀렉스 누적 매출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3590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도 단백질 보충이 필요한 506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건기식 분말 단백질 제품 ‘테이크핏 케어’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저당·저탄수화물·고단백’으로 2030 세대를 겨냥해 올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이달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신제품 ‘이너케어 뼈관절 프로텍트’를 출시했다.
일동후디스도 단백질 식품 브랜드 '하이뮨'을 선보이며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풀무원은 ‘고령친화식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원활한 식사와 영양 보충을 위해 형태와 물성, 성분 등을 조정해 가공한 식품이다. 정부에서 식품 안전성과 품질, 편의성 및 조작성 등 항목을 평가해 지정한다. 물성과 점도 특성에 따라 1단계(치아 섭취)부터 2단계(잇몸 섭취), 3단계(혀로 섭취)로 구분된다. 이에 풀무원은 시니어케어 제품 라인업으로 목 넘김이 편한 연하식, 씹기 편한 연화식, 음료 및 영양 간식 등을 선보이며 최근 5년간 매출이 약 3배 성장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풀무원의 ‘디자인밀’ 시니어 전문 브랜드 ‘풀스케어’ 연화식 제품 2종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고령친화우수식품’에 지정됐다. 풀무원은 현재 20개의 시니어 제품을 고령친화우수식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과업계도 유아동과 청소년층의 인구 감소에 안주로 활용이 가능한 스낵 제품을 출시하며 매출 확대에 나섰다.
농심은 새우깡 후속작으로 ‘먹태깡’을 출시하며 안주 대체 스낵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먹태깡 누적 판매량은 현재까지 3000만개에 달한다. 농심은 먹태 시리즈를 확대해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과 ‘먹태깡큰사발면’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농심의 인기에 롯데웰푸드 역시 ‘오잉 노가리칩’을 출시하며 안주맛 과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노가리맛을 활용한 ‘키스틱 노가리스틱 청양마요맛’, ‘오잉 노가리땅콩 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오리온이 지난해 12월 마켓오 ‘톡’ 시리즈로 출시한 과자 ‘치즈톡’은 3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70만봉을 넘어섰다. 와인, 하이볼 등 주류와 즐기기 좋은 페어링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핵심 소비층이 10~30대에서 40대로 옮겨가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2018년과 지난해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비교한 결과 10∼20대는 32.8%에서 24.6%로 감소 폭이 제일 컸고, 30대는 31.3%에서 25.4%로 감소했다. 40대는 24.6%에서 29.8%로 높아지면서 전체 1위에 올랐다.
CU 역시 지난해 1∼3분기 연령대별 매출 비중에서는 30대가 28.0%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40대 27.2%, 20대 25.5%, 50대 9.0%, 10대 5.5%, 60대 이상 4.8%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령 인구의 건강을 고려해 저염, 저당, 고단백, 고식이섬유 등 건강을 고려한 식품 카테고리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20~30세대도 건강에 좋은 식품을 섭취하자는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제품 매출 비중도 점차 커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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