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농심·오뚜기, 2분기 영업익 감소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 관건

라면업계 3사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운 삼양식품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농심과 오뚜기는 영업이익에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날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제조업체 3사가 일제히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삼양식품이 반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 1695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는 농심과 오뚜기의 상반기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이다. 해외 매출 비중으로 보면 삼양식품이 70%를 넘어섰고, 농심은 지난해 기준 37%, 오뚜기는 9.6%를 차지해 각 사의 실적이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44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7%, 103.2%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올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11.6% 늘었다. 반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69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475억)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 매출 성장세가 무섭다. 삼양식품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9% 증가한 332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8%까지 확대됐으며, 미국시장이 견인했다.
농심은 2분기 매출이 8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18.6% 줄었다.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7332억원으로 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105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심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33.6%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난해 7월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 여파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100억원 줄었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매출 원가, 경영 비용 부담 증가와 작년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하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매출은 내수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592억원으로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7428억원으로 1.9% 증가, 영업이익은 1348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상반기 라면, 가정간편식(HMR), 소스·드레싱류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라면 3사 실적, 수출 비중서 판가름
현지 법인·공장 구축 등 공급 확대

라면 3사의 올해 실적 전망도 수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각사마다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현지 점유율 선점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 공장 구축 등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올해 초 1643억원을 투입해 밀양에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아시아 중심이었던 수출 초기와 달리 미국, 유럽 등의 해외 부문 성장세가 커지면서 최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유럽지역은 2019년 6%에서 지난해 15%로, 올해 상반기 기준 19%까지 비중이 확대되며 삼양식품의 주요 수출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농심은 미국 LA에 미국 1·2 공장과 중국 상해, 심양에 각각 라면 공장을 두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해 취임 2주년을 맞아 오는 2030년 매출 15억 달러(2조560억원) 목표, 미국 라면시장 1위 달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 내 용기면 라인 증설을 마치고, 내년 초에는 유럽 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제조 미국법인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미국 현지의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현재 수출 물량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며, 오뚜기의 미국 시장 주력 제품은 진라면으로 한인 마트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오뚜기는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세계 1위인 베트남 시장에서도 현지 공장과 판매 법인을 운영하며 공략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수출 초기에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으나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성장세가 빠르다”며 “주요 수출지역에 판매거점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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