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티켓값 내려야" 발언
극장가 흑자 전환에도 적자 누적
"티켓 값이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

"극장 티켓 값도 많이 올랐잖아요. 좀 내리세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갑자기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가요. 티켓 가격이 1만5000원이죠? 스트리밍 서비스로 앉아서 여러 개를 보지, 발품 팔아서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면 벌써 10만원이 훌쩍 날아가요." (배우 최민식)
배우 최민식의 발언으로 영화관 티켓 값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지난 17일 MBC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최민식은 ‘영화 산업이 죽어가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티켓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영화관 업계에선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팬데믹으로 수년간 적자를 봤던 데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 산업 회복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표 값 인상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영화 표 값을 올렸어도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아직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영화관 관람객 수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영화 콘텐츠 부족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 총 매출액은 6103억원, 관람객 수는 6293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7.8% 오른 수치지만 같은 기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회복된 수준이 아니다. 2017~2019년 상반기 평균 매출액은 8390억원, 평균 관객 수는 1억99만명을 기록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1만2000원 수준이던 영화 표 값을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 평일 기준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극장가의 누적 적자는 아직 남아있다. CJ CGV의 경우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이 805.7%에서 2분기 말에는 412.9%로 줄였지만 여전히 이자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CJ CGV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299억원, 영업이익은 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36.4% 증가해 5분기 연속 영업익 흑자를 내고 있지만 당기순손실은 6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9억원에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2292억원으로 4.0% 감소했다.
이처럼 CGV와 롯데컬처웍스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업계에선 아직 정상 궤도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극장은 티켓 가격 논란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콘텐츠를 포함한 극장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적으로 보면 개선이 되고 반짝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재무 구조상 누적된 게 많다보니 티켓 값을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로는 티켓 값이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이 영화를 볼 때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극장을 가지 않겠느냐”며 “실질적으로 콘텐츠 개봉작도 코로나 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여름을 극장가 성수기로 봤었는데 올해는 예전처럼 몇백억원의 투자비용이 들어간 큰 영화도 없었다. 파묘처럼 콘텐츠가 좋을 경우 비수기 때 개봉했음에도 천만 관객이 들었다. 결국 콘텐츠의 힘이 큰데 코로나 이전만큼 투자자들이 극장 개봉 영화에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민식도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관객을 어떻게 극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인가, 참 어려운 일"이라며 "내 생각엔 콘텐츠의 문제다.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티켓 가격 인상은 법적 논란으로도 이어지기까지 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에서는 지난 6월 멀티플렉스 3사의 티켓값 인상이 담합과 폭리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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