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AI 활용해 과감한 혁신"
롯데 전 계열사 AI 서비스 도입
신세계, AI 통해 쇼핑패턴 분석
SPC, AI 통한 신제품 개발 확대

유통가가 AI(인공지능)를 미래 생존 전략의 주요한 무기로 삼고 AI 도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부터 신세계, SPC그룹 등 유통 및 식품 대기업들이 잇따라 AI 활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이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며 그 수단으로 AI를 적극 검토하고 관련 전략 과제의 신속한 추진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상반기 VCM에서도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의지에 따라 롯데 주요 계열사들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복숭아, 수박 등 과일 품질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AI 선별시스템은 기존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접목해 선별 정확성을 더 높인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이다.

복숭아의 경우 AI 선별 기술의 안정성을 강화하고자 실시간 결함 탐지가 가능한 ‘고속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AI 선별기가 빠르게 지나가는 복숭아를 2개의 카메라로 초당 3~4회 고속 촬영해 결점과를 찾아낸다. 정상과와 결점과의 선별값을 반복 딥러닝하고 결점과의 이미지를 당도선별기의 파장값과 병행 분석해 신속도와 정확도를 모두 잡았다. 색상, 크기, 당도, 흠집뿐만 아니라 기형, 병충해, 돌연변이, 아삭한 복숭아 품종에서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핵할(씨 갈라짐 현상)까지도 선별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최첨단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AI-FC(AI Field Coach, 인공지능 운영관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AI-FC는 편의점 운영 효율 개선을 위해 세븐일레븐, 롯데이노베이트, 랭코드가 협업해 개발한 점포 어시스턴트 챗봇이다.
기존 챗봇 서비스는 시나리오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질문을 단계별로 선택해 접근할 수 있었던 반면, 새롭게 선보이는 AI-FC는 직접 대화하는 형식으로 질의할 수 있어 사용자 접근성이 보다 높아졌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30여개의 문서를 학습해 사용자의 질문을 빠르게 파악하고 최적의 답변을 자동으로 생성해낸다. AI-FC는 세븐일레븐 경영주는 물론 직원들도 활용할 수 있어 가맹점 운영 효율 증대 및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 향상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그룹 AI 플랫폼인 '아이멤버'(Aimember)에 기반한 챗봇을 운영하고, 사내 업무용 협업 도구인 '잔디'에도 챗GPT를 탑재했다. 외국인 고객을 위한 AI 통역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달에는 롯데백화점과 쇼핑몰·아웃렛 17개 점포에 AI 청소 로봇을 배치했다. AI 알고리즘에 기반한 지능형 폐쇄회로(CCT)TV와 AI 사족 보행 순찰 로봇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도 AI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업계 최초로 고객 쇼핑 패턴을 분석하는 AI 시스템 ‘S마인드’를 적용했다. 매장에 자주 방문하고 쇼핑하는 고객 500만 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부터 성별, 나이, 지역, 구매 빈도,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품목, 요일별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해 대규모 빅데이터를 만든다. 이를 통해 구축된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는 신세계백화점 모바일 앱에 적용돼 개인별 취향에 맞춘 최적의 정보가 우선적으로 노출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5월 AI 챗봇 고객 상담사인 ‘신세계 S봇’을 도입하기도 했다. S봇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1:1 고객 상담 서비스로, 신세계백화점이 2018년 신세계I&C·구글과 AI·머신러닝 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해 선보인 것이다. S봇은 신세계I&C가 개발한 구글 기술 기반의 쇼핑 전용 챗봇 플랫폼 사이보그(Saibog, SHINSEGAE AI Bot on Google)가 활용됐으며, 모바일 앱,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AI 비전 기술이 적용된 이마트24 편의점의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AI비전은 매장 내 공간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매장관리 솔루션으로, 매장 내 진열대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가 상품 결품률·재고율을 분석하고, 매장 내 CCTV 영상 정보를 통해 매장 내 혼잡도·청결도 분석 등을 제공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달 숏폼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AI 숏폼'을 도입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AI가 20∼60분 분량 홈쇼핑 방송 영상과 멘트를 분석해 베스트 컷 추출부터 영상 비율 변환과 영상 배경 디자인, 자막 삽입 등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해 1분짜리 숏츠 콘텐츠를 만든다.

식품업계에서는 AI를 통한 메뉴 개발에 나서 눈길을 끈다.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동원해 개발한 여름 한정 메뉴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를 출시했다.
이 메뉴는 AI 기술을 활용한 상품 개발 모델인 '배스킨라빈스 AI 신제품 개발(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졌다. 구글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Gemini)’에 구글플레이의 4가지 로고 컬러에 어울리는 원료를 질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예를 들어 "구글플레이와 배스킨라빈스가 만든 새로운 맛은 어떤 맛일까?", "구글 플레이를 상징하는 다채로운 색깔이 좋아, 그런 아이스크림 만들어줘", "구글플레이 컬러로 여름에 어울리는 특별한 맛을 추천해줘" 등의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신제품은 제미나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배스킨라빈스가 구체화해서 탄생했다"며 "앞으로도 AI 등 차세대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과거에는 대부분의 고객 서비스가 일반적이고 집단적으로 제공됐지만 현재는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개인의 쇼핑 선호도에 맞춘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나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에 AI가 활발히 사용되며, 유통 대기업들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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