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30원 결정
프랜차이즈협·소공연 등 강한 유감 표해
최저임금 차등제 도입·주휴수당 폐지 요구
알바생 "물가 상승률 대비 너무 낮다" 호소

2025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인건비에 허리가 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원재룟값, 공과금, 배달 수수료 등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에 인건비까지 올라가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며 입을 모은다. 반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고작 1.7% 올랐다며 밥 한 끼 사 먹기도 힘들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위원 투표를 거쳐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9860원에서 170원(1.7%) 오른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됐다. 월급 기준으로는 209만627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앞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시간당 1만120원과 1만30원으로 제시했지만 1만3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최저임금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원대를 넘긴 것에 관해 부담이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영 애로가 극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심리적 지지선인 1만원을 넘겼다는 사실은 업계에 큰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며 "2026년도 최저임금 논의 시에는 음식점 등 영세 소상공인이 많고 노동생산성이 낮은 업종이 많은 것을 고려해 반드시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 차등 적용 결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역시 이날 입장문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인상해 온 최저임금을 올해도 인상하고, 기어이 1만원을 넘긴 금액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소상공인은 매출 저하와 고비용 구조로 지불능력이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며 "현재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힘든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과 동결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에 임금 지급 주체인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 상승은 결국 '나 홀로 경영'을 강요하며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소공연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된 만큼, 이제는 초단시간 쪼개기 근무의 원흉인 주휴수당도 폐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은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저임금 차등제 도입과 함께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여성경제신문에 "최저시급이 8000원대일 때도 이미 시급의 약 20%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이 1만원이었다“면서 ”주휴수당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때도 주 15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 쪼개기 근무를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휴수당을 없애면 오히려 장시간 근무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수 있고 고용 안정에 더 도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 1.7% 인상이 미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 씨는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는데 최저시급이 고작 1.7% 오른 건 말도 안 된다”며 “당장 밖에 나가보면 웬만한 한 끼 식사가 만원이 넘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모 씨는 “최저시급 올라간다고 올해 하반기부터 슬슬 물가 올릴 게 벌써 눈에 다 보인다”며 “최저시급은 170원 올랐는데 모든 메뉴는 1000원씩 올리겠지”라며 한숨을 지었다. 

대학생 김모 씨는 “최저시급은 최소한 이 정도는 주라는 것인데 요만큼만 줘도 된대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래 놓고 죽는소리하는 거 웃긴다. 왜 지는 많이 벌어야 하고 남은 조금만 벌어야 하냐”며 “꼴랑 1만원에서 30원 넘기고 고작 170원 오른 걸로 생색낸다. 스위스 보면 지금 우리나라 물가로는 최저시급 2만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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