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의 귀농귀촌 이야기]
잘나가는 농부들은 다 이유가 있다
그들은 나름의 마케팅 전략이 있다
내 농산물 가치 인정받는 방법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분들이나 막 농업에 뛰어든 초보 농업인들에게 농산물 마케팅과 가격 관리는 큰 과제이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겨온 만큼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개척해야 하고, 농산물 가격 변동성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사람들의 관심사는 물가이다. 높은 물가에 대부분 사람이 힘겨워하고 있다. 고물가에는 높은 농산물 가격이 일조하고 있다. 고물가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지적되고 있지만 농부가 농산물을 출하할 때 무작정 비싼 가격으로 내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경쟁이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역시 내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내 농산물의 가치를 높여 인정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가격 관리 노하우를 익히면 귀농귀촌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 기본적으로 농산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자신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귀농귀촌 농가만의 특색 있는 스토리와 가치를 담아 브랜드를 구축해 보자. 소비자들의 관심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가격 관리 노하우를 익히면 귀농귀촌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가격 관리 노하우를 익히면 귀농귀촌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온오프라인 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자신만의 온라인 쇼핑몰이나 SNS 채널을 운영하여 고객과 소통하고, 지역 직거래 장터나 농민 시장 등 오프라인 판로도 개척하고 싶어 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과정일 수 있으나 내게 필요하다면 전략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농산물 판매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역시 정기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고객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계절별 특별 이벤트나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끊임없이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보낸다. 단순 구매 고객을 단골 고객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수년간 만나 보았던 농민들이 이야기하는 농산물을 값지게 파는 노하우를 모아보았다.  

1. 유통채널에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라
2. 인증 마크가 필요하다
3. 지역 쇼핑몰을 활용하라
4. 포트폴리오가 필요해
5. 좋은 이름은 좋은 상품
6. 스토리를 스토리텔링 하라
7. 언론을 이용하라

첫 번째, ‘유통채널에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라’는 다양한 농산물 유통 채널 중 나에게 적합하고 수익을 높일 유통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 유통채널에 적합한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초보 농업인에게는 유통채널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벅차다. 직거래로 합당한 가격을 받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초기에는 수동적으로 도매 시장에 물건을 내고 경매 가격에 아쉬움을 표한다. 그러나 아쉬운 속에 알아야 하는 것은 같은 품종이어도 경매 과정에서 값을 더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그 사람의 노하우가 무엇인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판매를 원하는 경우는 온라인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충분한 제품 상세 설명서가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사진 첨부는 필수이다. 생산자의 모습이 들어간 사진이 있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더 높여 준다. 오픈 마켓에 입점하였다면 소비자들은 나의 홈페이지나 SNS를 찾아 올 확률이 높으므로 준비해 두어야 한다. 온라인 판매는 신뢰가 중요하다. 

오프라인의 마트에 입점하는 경우라면 친환경을 지향하는 농장일수록 유리하다. 친환경 인증마크가 있으면 더 좋다. 그래서 미리미리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마크에 오는 소비자들은 여성 비율이 높다. 그렇다면 여성이 원하는 상품과 디자인이 필요하다. 명절선물로 농산물을 팔고 싶다면 당연히 포장 디자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선물이기 때문에 고급스러울수록 좋다. 

도매상을 거래하는 경우는 완벽한 상품 선별과 함께 지역 브랜드가 필요하며 시장 사람들과의 대인관계가 좋아야 한다. 산지 도매상과 거래하는 경우에도 그들이 편한 물류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대형 트럭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있다면 유리하다. 이처럼 각 유통 채널에 적합한 상품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두 번째 ‘인증 마크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미리 농산물을 먹어 보고 선택할 수는 없기에 신뢰감을 주고 구매력을 높이는 것에는 인증 마크가 중요하다. 무농약, 친환경, 유기농산물, 유기가공식품, 유기축산물, GAP 등이 해당하며 지자체에서 수여하는 인증마크도 필요하다. 경기도는 경기도지사 인증 G마크가 있다. 충남 부여는 지역의 농산물 중 우수한 농산물을 골라 ‘굿뜨래’라는 마크를 준다. 

세 번째 ‘지역 쇼핑몰을 활용하라’. 생산된 농산물을 초기에 안정적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여 지역 농산물을 마케팅하고 판매하고 있다. 그 쇼핑몰에 올라타고 묻어가라.

경기도는 마켓경기, 제주도는 이제주몰, 부여군은 굿뜨래몰, 철원군은 오늘의농부라는 쇼핑몰을 운영한다. 홍보와 마케팅을 지자체가 대행해 주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친절하게 도움을 준다. 판매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다. 대신 지역에서 원하는 스펙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품질을 유지하고 제때제때 신청서와 같은 서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네 번째 ‘포트폴리오(portfolio)가 필요하다'. 포트폴리오란 본래 서류 가방이나 서류 집을 뜻하는 어휘이지만 일종의 '납품 실적'을 의미한다. 이상하게 소비자들은 제법 큰 어디 어디에 납품이 된 것이라면 좋아한다. 대기업에 납품이 된 상품이라면 고개를 끄덕인다. 가령 청와대에 납품된 농산물이라면 왠지 좋은 품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실제로도 납품 실적을 홍보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후발 주자들은 납품 실적이 필요하다. 대형 백화점, 대형 마트, 면세점과 같은 대형 거래처를 뚫어라. 일단 찾아가서 상담을 하자. 그곳의 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들은 새로운 신선한 농산물을 찾고 있다. 기회는 의외로 쉽게 주어질 수 있다. 수수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납품 실적은 한 번이어도 괜찮으니 시도해 보자. 

다섯 번째 ’좋은 이름은 좋은 상품이다‘.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농산물 브랜드는 대개 지역명과 농장 이름을 섞어서 쓴다.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지역 특산물과 연계하여 인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름만 좋아도 소비자는 반응한다. 유의할 것은 브랜드 수를 너무 늘리지 말고, 브랜드 이름에 지역명과 농협 명을 활용하는 것이다. 여러 책에서 좋은 브랜드를 짓는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사실 네이밍 과정이 어렵긴 하다. 다만 좋은 브랜드는 오래 버틴 브랜드라니, 일단 이름을 지어놓고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좋다고 우겨보자. 

여섯째 ’스토리를 스토리텔링 하라‘. 브랜드만 가지고는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소비자들은 스토리에 열광한다. 다들 귀농귀촌을 하게 된 사연과 농사를 지으며 생기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이는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감정을 편지로 써서 농산물 택배 박스 안에 넣는다. 농산물을 받는 사람은 편지를 읽으면서 농부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는다. 

스토리는 잘 전달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하든, 글로 표현이 되든, 영상물로 전달이 되든 간에 텔링이 잘 돼야 한다. 지나치게 고생담을 늘어놓는 것은 좋지 않다. 가능하면 재미있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좋다. 요즈음은 힐링이 대세이니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스토리를 찾아보자. 

마지막 일곱 번째는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문이나 TV에 내 농장과 농산물이 소개된다면 홍보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신문에 나올만한 에피소드와 이벤트를 준비하고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라.

물론 안 해본 사람들은 보도자료라는 말이 낯설 수 있다. 이메일로 담당 기자를 찾아 사연을 전해보자. TV를 보면 지역 농산물이나 특이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많다. 담당 작가들은 매주 어떤 방송을 내보낼지 고민하는데 생각보다 눈에 띄는 사연이 적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번 방송에 소개된 것이 여러 군데에 나오게 된다. 담당 작가 연락처는 방송국 홈페이지에 있다. 

내 농산물 값지게 파는 일곱 가지 노하우를 실천해 보자. 지치지 말고 차근차근 하다 보면 성과가 나올 것이다. 

지자체 쇼핑몰 브랜드와 농축산물 관련 인증마크들
지자체 쇼핑몰 브랜드와 농축산물 관련 인증마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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