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깻잎 산지 침수로 출하량↓
농식품부, 유통구조 손질에 집중
野 "부족한 전기요금 지원해야"

장마철 역대급 폭우가 이어지면서 채솟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환경 악화로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매년 반복되자 근본적인 가격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 기준 적상추 소매 가격은 100g당 2107원이다. 일주일 만에 56% 오른 수치다. 지난해보다는 16.5% 비싸고,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48.5% 높은 가격대다. 충남 논산·전북 익산 등 상추의 주요 산지가 침수되면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깻잎 소매 가격도 100g당 2550원으로 일주일 새 17.2% 올랐다. 지난해보다 11.6% 올랐고, 평년 가격에 비해 31.5% 비싸다. 깻잎도 주요 산지인 충남 금산이 폭우 피해로 공급량이 줄었다. 상추와 깻잎은 재파종 이후 수확이 이뤄질 때까지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추 소매 가격도 한 포기당 5092원으로 일주일 만에 8.1% 상승했다. 1년 전보다 23.9% 올랐고, 평년보다는 13.6% 높다. 다다기오이도 10개에 1만2737원으로 지난주보다 22% 올랐다. 지난해와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34.2%, 51.2% 상승한 가격대다.
앞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내린 비로 침수된 농작물 면적은 1만756㏊로 축구장(0.714㏊) 1만5000개 규모다. 폭우에 의한 농산 물가 급등 현상은 매년 일어났다.
문제는 기상환경 악화로 올여름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기간이 평년보다 짧지만 강수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마철이 아니어도 원래 한국의 농산물 가격은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EIU 통계에 따르면 사과(OECD 평균 100 기준 279)·감자(208)·오렌지(181)등의 물가가 OECD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정부의 대책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유통과정과 과다한 유통마진을 개선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농가에선 생산비 부담도 크다고 호소한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농산물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냉해, 폭염, 집중 호우, 병충해 등에 따른 작황 부진이고 생산비 폭등으로 농가 경영 여건은 참담하다"면서 "지금은 농가 경영 안전망 구축과 농업 예산 확충이 시급한 때"라고 주장했다.
최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평균 농업경영비는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도 농식품부 예산에 배정된 농가 에너지부담 경감 지원 3개 사업의 예산은 323억 7000만원에 그쳤다. 농사용 전기요금에 대한 직접 지원 예산은 전무했다. 해양수산부가 2024년도 양식어가 등에 농사용 전기요금 지원 예산 56억원을 편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문대림 의원은 "농어민의 농사용 전기요금 지출액이 5년 새 6579억 증가하는 등 농업경영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농사용 전기요금 등 경영비 부담을 해소할 파격적인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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