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손보협회장 취임 100일
고령화 대비 시니어 특화 나서
장기 요양 실손 시장 공략 시작
유병자 실손 가입률 제고 개편

손해보험 업계가 '시니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요양 산업 진출 밑그림도 완성 단계다. /허아은 기자
손해보험 업계가 '시니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요양 산업 진출 밑그림도 완성 단계다. /허아은 기자

손해보험 업계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시니어를 위한 보험상품 및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맞춤형 요양·돌봄 상품과 서비스가 확대되고 주요 가입자가 고연령대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개편될 전망이다.

3일 손해보험협회는 이병래 회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손해보험 산업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때문에 불안정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 업계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해 보험 상품을 다양화하거나 개편할 예정이다.

먼저 손보업계는 시니어 맞춤형 요양·돌봄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손보협회는 시니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보험사가 시니어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공단의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식이다.

손보협회는 장기 요양 관련 실손 보장형 상품의 안정적 시장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 표준화 작업에도 착수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개인 부담분에 대한 소비자의 실손보장 필요에 따라 해당 상품은 지난해 7월 최초 출시됐다.

급속한 고령화로 장기 요양 관련 실손 보장형 상품 시장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손보협회는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상품 부실화 및 도덕적 해이를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금융당국의 상품 표준화 정책을 지원함에 따라 자기부담률 및 적정 보장 한도와 보장 범위가 설정될 예정이다.

한편 생보 업계와 손보 업계는 요양 시설 상품 판매 권한 관련 법규 해석에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관해 질문하자 이 회장은 "당국 내부적으로 검토가 진행되고 있을 텐데 그 부분에 관해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한 뒤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고령자를 위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역시 개편된다. 최종수 손보협회 소비자서비스본부장은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가입률을 제고하고자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고지 사항을 간소화하는 등 개편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8년 4월부터 판매된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6만6000건이 계약돼 있다. 가입 가능 연령은 50세부터 75세까지다. 하지만 18개의 항목을 심사받는 등 가입 과정이 까다롭고 자기부담금이 30%로 표준 실손보험(20% 이하)보다 높아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의 가입률을 높이고 소비자 편의가 확대되도록 상품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연설하는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 /손해보험협회

이 회장은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가입률을 높이고 소비자 편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상품 개편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병근 손보협회 손해보험1본부장에 따르면 협회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 희망자의 심사 항목을 현행 18개에서 6개로 줄이고 만성 질환 환자의 가입심사를 간편화하기 위해 당국과 협의 중이다.

고령자 맞춤형 보험 서비스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고령 운전자의 자동차 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2년 3만4652건으로 증가했다. 손보협회는 고령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자의 자녀가 운전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하는 특약 상품 판매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손보 업계는 유선 상담 시 청력·시력 저하나 금융 지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 금융소비자를 돕기 위해 '지정인 대리 안내 제도'도 추진할 전망이다. 해당 제도 도입 시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본인 대신 배우자나 친족이 보험계약 유지·보험급 지급 사항 등에 관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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