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명령에 익숙한 우리 사회
명령을 들으면 단답형의 답을 하게 된다
대화를 이끄는 비결, 질문으로 시작하기

“일어나!”

“밥 먹어!”

“해!” 혹은 “하지 마!”

“빨리 자!”

보호자가 자녀에게 하는 익숙한 말입니다. 명령입니다. 가족 내에서 어른들끼리의 말도 명령이 많습니다.

“이것 좀 해 줘!”

“청소기 좀 돌려!”

“이제 예약해!”

명령을 들을 때는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답만 하면 된다. 매일 반복적인 명령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명령을 듣는 사람은 답을 하지도 않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명령을 들을 때는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답만 하면 된다. 매일 반복적인 명령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명령을 듣는 사람은 답을 하지도 않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사회는 명령에 익숙한 사회입니다. 말에서 사회구조가 보입니다. 명령하면서 할지 말지의 답만을 바랍니다. 당연히 명령을 들을 때는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답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적인 명령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명령을 듣는 사람은 답을 하지도 않게 됩니다. 어떤 상황인지, 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무슨 생각인지 물어보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어날 시간이네, 일어날 수 있어? 지금 일어나면 여유로울 텐데....”

“밥 준비 다 되었는데, 지금 먹을 수 있니?”

“이제 숙제하면 어때?”

“오늘은 * *을 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네 생각은 어때?”

“지금 ㅇㅇ시네. 오늘도 잘 보냈지? 이제 자면 어때?”

라고 질문하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요?

이런 질문을 들으면 두뇌가 회전합니다. 나의 상황이 어떤지 생각하고 내가 지금 그렇게 할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답을 합니다. 답을 만드는 과정에서 두뇌는 열심히 움직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양한 질문을 연구하여 해보십시오.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을 듣고 답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하면 자녀는 두뇌 회전으로 사고력이 향상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경청의 훈련이 자연스럽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하면 자녀는 두뇌 회전으로 사고력이 향상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경청의 훈련이 자연스럽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하면 자녀는 두뇌 회전으로 사고력이 향상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경청의 훈련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생각하고, 말하고, 잘 듣는, 즉 소통하는 사람이 되는 기초가 튼튼해집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어른들은, “##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니?”라는 질문을 듣고 자란 확률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명령을 듣고 자랐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어른들이 말을 바꾸어 자녀들의 변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가정 내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거실에서 계속 훌라후프를 돌리며 놀고 있는 자녀에게,

“그만해라!”

“....” 자녀는 흘깃 보더니 계속 돌립니다.

“그만하라고 했다, 많이 했잖아! 그만 할 일 해!”

“싫어. 더 할 거야.” 자녀는 화난 표정으로 계속 돌립니다.

“그만하라고! 제발 말 좀 들어라.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말한 사람도 화가 납니다.

이런 대화는 이제 사라지기를 바라는데 현재에도 많은 가정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슬픕니다.

 

거실에서 계속 훌라후프를 돌리며 놀고 있는 자녀에게 이렇게 질문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훌라후프 재밌어?”

“응, 나 잘하지?”

“점점 잘하는 거야?”

“응, 선수처럼 잘하지?”

“자랑스럽구나?”

“응, 난 운동신경이 있나 봐...”

“운동신경이 많다고?”

“응, 이 정도 하기 어렵거든!”

“열심히 해서 실력이 느니 뿌듯하지?”

“엄청 뿌듯해,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그래!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언제까지 할 거니?”

“더 할 거야!”

“더 한다고?” (놀라며)

“응! 재밌어.”

“네가 재미있는 것은 이해해. 그런데 30분이나 했어. 이제 그만하길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해?”

“벌써 30분이 됐어? 알겠어! 이제 몇 번만 더 할게.”

“몇 번만 더 한다고? 알겠어.”

명령이 오가는 폭력 대화에 5번의 말이 있을 때 공감대화는 17번의 말이 오간다. 1분의 시간만 할애하면 된다. 단지 1분 걸리는 17번의 말을 통해 서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삶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명령이 오가는 폭력 대화에 5번의 말이 있을 때 공감대화는 17번의 말이 오간다. 1분의 시간만 할애하면 된다. 단지 1분 걸리는 17번의 말을 통해 서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삶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위의 명령이 오가는 폭력 대화는 5번의 말이 있습니다. 아래 공감대화는 17번의 말이 오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까요? 1분이 필요합니다.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1분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단지 1분 걸리는 17번의 말을 통해 서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삶은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이 공감의 말은 저절로 나오지 않습니다. 분명히 한국말인데 우리가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습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훌라후프를 돌리는 것처럼 매일, 열심히 공감하는 말을 연습하여 일상을 바꾸고 삶을 바꿔보실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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