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말은 어릴 때부터 들어온 대로 하게 돼
그 말은 비난과 판단의 말일 확률 높아
느낌·바람을 말하는 대화법 연습해야

자녀를 데리고 재래시장에 가면 여러 가지 상황을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카트에 물건들을 담고 계산대에 와서 한꺼번에 계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경험일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물건의 값을 물어보고, 흥정하고, 돈을 내거나 다른 수단으로 결제하고, 가져간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일련의 일들을 자녀가 유심히 봅니다.
보호자는 자녀와 재래시장 가는 일이 즐겁습니다. 자녀도 재래시장 따라가기가 즐겁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녀의 손에는 핫도그가 쥐어집니다. 자녀가 시장에 따라가는 이유 중 하나가 돌아오는 길의 핫도그겠죠?
핫도그를 먹으며 걷던 자녀 옆으로 차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보호자는 심하게 놀랐습니다.
“뭐 하니? 조심하랬지?”
보호자는 크게 외치며 자녀의 등을 때립니다. 자녀는 깜짝 놀랍니다. 핫도그를 먹느라고 차가 지나간 상황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녀는 등이 아프고 멍한 상태로,
“왜 때려? 나는 그냥··· 이거 먹고 있었어.”
위험한 상황을 보는 보호자의 느낌은 놀람일 것입니다. 보호자의 바람은 무엇일까요? 자녀의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를 때리며 하는 말은 아마도 보호자의 부모에게서, 이 사회에서 듣던 말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 것으로 상상되세요?
어느 강사가 미국에서의 경험을 말했습니다.
“제가 주택가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세발자전거를 탄 아이가 마당에서 도로로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힘이 없어서 세발자전거를 세울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때 도로에 자동차가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미국의 주택가에서는 모든 차가 천천히 다니거든요. 자동차와 세발자전거는 부딪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많이 위험하지 않았지만 아이의 엄마는 놀랐나 봅니다. 아이에게 뛰어가더니 자전거에 앉은 아이를 들어 올려 꼭 안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널 사랑해, 사랑해,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아!'
저는 이 엄마의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말은 들은 대로 하게 됩니다. 특히 급박하거나 어려울 때는 생각할 겨를 없이 저장되어 있던 말, 듣고 자란 말, 이 사회에서 흔히 쓰는 말이 그대로 흘러나옵니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판단하는 말일 확률이 높습니다. 비난과 판단의 말을 듣고 자라서 그렇다면 이제는 그 연속의 고리를 끊어야겠지요?
현재의 말을 멈추고, 즉 비난과 판단의 말을 멈추고 느낌과 바람을 말하는 대화법을 연습하여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통으로 달라진 일상, 이해와 배려로 평화로워진 삶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경험으로 짜릿함과 뿌듯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서류 작성을 할 때마다 한두 가지를 실수하는 직원에게는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서류를 작성해 왔을 때의 첫 말은 ‘너의 느낌 질문’입니다.
“수고 많았지?”
그리고 서류를 검토하십시오. 만약 서류에서 실수를 발견했다면 그때 내 느낌과 바람을 말하면 됩니다.
“나는 이 실수를 보니 답답해! 서류가 완벽하길 기대했거든!”
그러면 직원은 어떤 말을 할 것입니다. 그 말에 앵무새 질문을 하거나 너의 느낌 질문을 하십시오.
“죄송합니다···.”
“죄송해?”
“네, 실수 없으려고 2번이나 봤거든요···.”
“2번이나 봤다구?”
“네!”
“이번에는 완벽하고 싶었구나?”
“네···.”
“내가 이해해 주길 바라지?”
“네, 고쳐오겠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소리 내서 읽어보면 어떨까?”라고 효과적인 제안을 하시면 직원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달리기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검색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외부인 응대를 잘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지요. 사람마다 못하는 것도 다릅니다. 못하는 것을 고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도움도 필요하겠죠? 이해도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만나는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같이 일하는 사람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함께하는 동안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지면 어떨까요? 모든 만남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면 어떨까요? 그런 관계를 만드는 데 공감대화는 필수 수단입니다.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23년 가을, 나무들이 아름답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나무들의 변화가 놀랍고, 신기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변화하고 계시는지요?
관련기사
- [고현희 더봄]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는 대화법 따로 있다
- [고현희 더봄] 강한 느낌에 휩싸였을 때 생각해야 하는 3가지 질문
- [고현희 더봄] 마음을 여는 앵무새 질문
- [고현희 더봄] 대화의 시작을 '너'에서 '나'로 바꿔보라
- [고현희 더봄] 공감대화,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해야
- [고현희 더봄] 너느질(너의느낌질문)은 소통의 시작!
- [고현희 더봄] 너바질(너의바람질문)은 너그러움의 시작
- [고현희 더봄] 공감대화, 상대의 느낌을 먼저 물어라
- [고현희 더봄] 내가 하는 말이 내 삶을 바꾼다
- [고현희 더봄] 소통하는 아이 만드는 비법 '명령 멈추고 질문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