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너의 느낌을 물어보는 너느질의 힘
소통을 만드는 너느질과 앵질(앵무새 질문)
먼저 내 느낌에 능숙해지고 너느질하기!
수업하는 선생님이 친구와 계속 말을 하는 학생에게,
“야, 떠들지 마!”
“뭐하냐?”
“지금이 친구와 말하는 시간이야?”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그런데 이런 답이 올 수도 있습니다.
“야, 떠들지 마!”
“안 떠들었어요, 조용히 말했어요.”
“뭐하냐?”
“말하는 중인데요!”
“지금이 친구와 말하는 시간이야?”
“친구와 말하는 시간이 따로 있어요?”
다른 답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야, 떠들지 마!”
“제가 선생님에게 ‘아저씨’라고 안 하잖아요. ‘야!’라고 하지 마세요.”
“뭐하냐?”
“뭐하는지 안 보이세요?”
“지금이 친구와 말하는 시간이야?”
“급해서 그래요. 빨리 말할게요.”
이런 답에 놀라셨나요? ‘설마 이런 대화가 학교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며 한숨을 쉬셨나요? 예상하지 못한 답이라서 어이없으세요?
실제로 이런 답을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의 기존 관계가 연속되어 나오는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존의 관계란 신뢰가 무너진, 존중이 없는, 이해하지 못하는 등의 관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공감 대화에서는 기존의 관계를 일단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너의 느낌을 질문하라고 합니다. 수업 시간에 친구와 계속 말을 하는 학생에게 해야 하는 공감대화의 첫 말은,
“급하니? (너느질) 지금 말해야 하는 거야?” 입니다.
“....”
학생은 놀라서 선생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급한 일이면 선생님이 기다려 주려고 해. 얼마나 기다려 주면 될까?”
“아니에요···.”
“아니구나? (앵질)”
“이제 말 안 할게요···.”
“고마워, 내 수업에 집중해 주길 바라는데, 어때?”
“네!”
라고 소통이 될 것입니다.
다른 답을 들은 경우에도 너느질로 시작되는 대화를 하면 됩니다.
“급하니? (너느질) 지금 말해야 하는 거야?”
“네, 급해서요, 헤헤···.”
“아하, 급하구나? (앵질) 그럼 기다려 줄게. 몇 분이면 될까?”
“아니예요···. 이따 말할게요.”
“아하, 이따 말한다고? (앵질) 그 말을 들으니 고맙네. 이제 내 수업에 집중해 주길 바라는데, 어때?”

최근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연인’에서 이장현은 유길채가 이혼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만납니다. 만나서 어떤 길채라도 나에게는 길채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요. 길채는 울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길채는?”
그러자 이장현은 길채를 안으며,
“안아줘야지, 괴로웠을 테니···”라고 상대의 느낌을 알아줍니다.
그리고는 상처난 이마를 보며,
“많이 아팠지? 많이 힘들었지?”라고 너느질을 합니다.
우리는 대화하면 일반적으로 나의 의견을 말하거나, 해결책을 주거나, 타인을 판단, 평가, 비난하는 말을 합니다. 느낌을 나누며 대화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느낌을 묻고, 내 느낌을 말하는 것을 대화의 중심에 둘 때 소통과 공감은 시작됩니다.
‘상대의 느낌은 무엇일까?’라고 짐작하고 그것을 물어보면 됩니다. 그런데 너의 느낌 질문은 의외로 어렵습니다. 심호흡하고 생각하고 말해야 나옵니다.
너느질을 잘하려면 ‘나의 느낌은 무엇일까?’로 연습해야 합니다. 나의 느낌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고, 물어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의 느낌 말하기가 능숙해지면 너느질이 쉬워집니다.
날이 찹니다. 오늘 아침, 찬 공기를 맞으며 어떤 느낌이었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지금, 어떤 느낌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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