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우리 사회의 대화를 바꾸려면
바람을 먼저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관심과 시간을 내어 깊이 알아보기

‘당신이 하는 다음 말이 당신의 다음 세상을 바꾼다’는 비폭력대화 책의 저자 마샬 로젠버그가 한 말입니다. 여태 내가 한 말로 나의 삶이 이루어진 것이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이 지금부터의 삶을 만듭니다.

말을 바꾼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마음 내어 노력하다가도 포기하기 쉽습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폭력의 말, 비난의 말, 평가의 말에 익숙해진 사회에서는 더욱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정한 공식에 맞추어 생각한 후 말하기를 권하는 것이 공감대화의 비법입니다. 내가 먼저 말을 시작한다면 상황-느낌-바람-부탁의 공식에 맞추어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어의 언어 순서로는 바람을 앞에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일정한 공식에 맞추어 생각한 후 말하기를 권하는 것이 공감대화의 비법이다. 내가 먼저 말을 시작한다면 상황-느낌-바람-부탁의 공식에 맞추어 말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일정한 공식에 맞추어 생각한 후 말하기를 권하는 것이 공감대화의 비법이다. 내가 먼저 말을 시작한다면 상황-느낌-바람-부탁의 공식에 맞추어 말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우리 사회의 저출생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도대체 젊은이들이 결혼할 생각을 안 해. 그리고 결혼해도 아기를 안 낳고. 자기들 즐길 생각만 한다니까···.”

이런 판단의 말을 멈추고,

“출생률이 높아져야 하는데(바람)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고, 결혼해도 아기를 안 낳고 즐길 생각만 한다고 보여서(상황) 답답해(느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혹은,

“출생률이 낮은 이유를 파악해서 다양한 제도가 나와야 한다고 보이는데(바람) 딱 마음에 와닿는 제도가 안 보여서(상황) 답답해(느낌). ~~~한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곧 다가오는 선거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통 모르겠어. 모두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국민은 생각을 안 해!”

이런 판단의 말을 멈추고,

“이번 선거를 통해서 우리 정치와 사회가 바뀌길 바라는데(바람) 선거제도를 이해하기도 어렵고(느낌), 사실 정치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기도 해서 혼란스러워(느낌). 너는 어떻게 생각해?”

혹은,

“나는 정치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어(상황). 이번 선거에도 관심이 없고(상황). 정치 이야기를 들으면(상황) 혼란스러워(느낌). 자세히 모르면서 판단이나 비난하고 싶지 않아서(바람) 나는 정치 이야기에는 침묵할래(바람).”

대화하려면, 의견을 말하려면 그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을 내야 하기도 합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들만으로 자신의 의견을 만들기 전에 시간을 내서 알아보면 어떨까요? 다양한 의견을 서로 나누면 어떨까요?

서로 의견을 나눌 때가 '공감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상대의 말에 일단 ‘앵무새 질문’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기 때문입니다. ‘앵무새 질문’은 상대의 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의견인데 어떻게 인정할 수 있냐고요?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긴 것과 같이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법도 다릅니다.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첫 번째 말이 ‘앵무새 질문’입니다.

“도대체 젊은이들이 결혼할 생각을 안 해. 그리고 결혼을 해도 아기를 안 낳고. 자기들 즐길 생각만 한다니까···.”

이 말을 듣는다면,

“그렇게 생각하는구나?(앵무새 질문)”

“응! 너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말하고 싶어(바람). 그 말에 대해 모두 동의하기는 어렵네(느낌). 하여튼 저출생이 걱정되는 거지?(너느질)”

“그럼, 너는 걱정 안 돼?”

“걱정되지, 당연히! 그런데 젊은이들을 비난하기보다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은데, 어때?”라고 대화를 이어가며 젊은이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자세히 알아보면 어떨까요?

서로 의견을 나눌 때가 '공감대화'가 필요한 때이다. 상대의 말에 일단 ‘앵무새 질문’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서로 의견을 나눌 때가 '공감대화'가 필요한 때이다. 상대의 말에 일단 ‘앵무새 질문’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통 모르겠어. 모두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국민 생각은 안 해!”

이 말을 듣는다면,

“국민 생각은 안 한다고?(앵무새 질문)”

“응! 뭐든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을 안 하고 규칙도 없구···.”

“답답하구나?(너느질)”

“답답해서 다 싫어.”

“우리 정치가 선진화되길 바라는 거지?(너바질)”

“당연하지! 모든 국민이 다 원할걸···.”

“나도 우리 정치 수준이 높아지길 바라는데(바람) 요즘 정치 뉴스를 보면(상황) 변화가 보이지 않아서 답답해(느낌). 선거제도도 이해하기 어려워(느낌). 유권자가 정치에 관해 공부해서 의식이 높아지는 것이 먼저일까? 뭐가 먼저일지 모르겠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는데, 네 생각은 어때?”라고 대화를 이어가면 어떨까요?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느낌), 원하는지(바람)를 생각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공감대화의 처음 순서입니다. 생각의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결코 단기간에 될 수 없지만, 멈추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변화합니다. 상황마다 시간을 가지고 ‘느낌이 뭐지?’, ‘바라는 것이 뭐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생각한 후 내가 지금 하기로 선택한 말이 나의 삶을 바꿀 것입니다.

 

 ※위 포스터를 클릭하시면 지원 페이지로 안내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