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공감 대화는 효과적인 소통 도구 중 하나
꾸준히 하다 보면 폭력 대화가 불편해져
'앵질 너느질' 포스트잇에 써 붙여 보길

소통의 도구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한다면! 꾸준히가 의미하는 기간이 얼마일지 궁금하세요? 저는 최소 100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00일이 넘어가면 1년을 목표로 해보길 권합니다. 1년이 되면 다시 폭력 대화로 돌아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공감 대화가 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공감 대화가 능숙하게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폭력 대화가 불편해집니다. 그럼에도 폭력 대화는 가끔 나오기도 하고, 가끔 멈출 수 있게도 될 것입니다.

공감 대화(비폭력 대화)는 소통과 변화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비폭력 대화'를 기본으로 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변형하였으며 20여명 강사들의 경험과 의견을 더하여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공감 대화를 처음엔 100일을 목표로, 100일 뒤엔 1년을 목표로 실천하다 보면 폭력 대화가 불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감 대화를 처음엔 100일을 목표로, 100일 뒤엔 1년을 목표로 실천하다 보면 폭력 대화가 불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중학교 학생들에게 공감 대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1일 3시간 수업만 할 때도 있지만 1년을 연속으로 가르칠 때도 있습니다. 연속으로 수업할 때는 항상 실제 상황에서 말해보는 숙제를 내줍니다. 집에 가서 보호자에게 ‘앵무새 질문’ 혹은 ‘너느질=너의 느낌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숙제한 것에 대해 나누기를 할 때 주로 나오는 답은,

“공감 대화하고 등짝 맞았어요!”

“그런 말 하지 말래요!”

“이상한 말이래요!”입니다.

어색할 것입니다. “빨리 먹어!”라는 보호자의 말에 “빨리 먹으라고요?”(앵무새 질문) 혹은 “답답하세요?”(너느질=너의 느낌 질문)라고 하면 상대에게는 처음 듣는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생소하고 어색할 것으로 짐작합니다.

“너 왜 이상하게 말해?”

“음, 학교에서 공감 대화를 배웠는데 이렇게 말하는 거래요!”

“어이구, 그런 말 하지 말고 내 말만 좀 잘 들어!”

라고 대화가 이어지겠지요?

혹은 바로 등짝을 맞을 수도···.

영국 국립정신과 심리치료사 안젤라 센은 소통이 어려운 이유가 “첫 번째는 우리가 건강한 소통법을 배운 적이 없어요. 두 번째는 소통의 방법을 배웠다고 해도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기가 힘들어요. 세 번째는 시도했더라도 계속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연습이 부족해서···”라고 했는데 위의 경우가 두 번째 상황입니다. 어색하지만 숙제라서 시도했는데 상대방의 부정 반응을 받으면 다시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통의 도구를 이해한다고 해도 생활 속에서 활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삶의 변화, 관계의 변화, 말의 변화, 관점의 변화 등을 원한다면 무엇을 하기로 선택해야 할까요? 그 선택의 한 가지가 공감 대화라면 매 상황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길 바랍니다. 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쭈뼛쭈뼛하고 어색하고 흔들리고 부끄러울 수 있는 단 한 번의 시도를 응원합니다!

삶의 변화, 관계의 변화, 말의 변화, 관점의 변화 등을 원한다면 무엇을 하기로 선택해야 할까? 그 선택의 한 가지가 공감 대화라면 매 상황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길 바란다. /게티이미지뱅크
삶의 변화, 관계의 변화, 말의 변화, 관점의 변화 등을 원한다면 무엇을 하기로 선택해야 할까? 그 선택의 한 가지가 공감 대화라면 매 상황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길 바란다. /게티이미지뱅크

중학생 중에 아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빨리 먹어!”

“빨리 먹으라고요?” (앵무새 질문)

“너 왜 이상하게 말해? 내 말이 안 들려?”

“음, 학교에서 공감 대화를 배웠는데 이렇게 말하는 거래요!”

“어이구, 그런 말 하지 말고 내 말만 잘 좀 들어!”

“이상하세요?”(너느질=너의 느낌 질문)

“그래, 이상해.”

“저도 배우면서 좀 이상했어요. 그런데 숙제라서 해 본 거예요.”

“숙제한 거구나!”

“네, 이상하지만 숙제를 해보고 싶었어요. 헤헤.”

“그래, 빨리 먹어! 그리고 빨리 할 일 해!”

“엄마, 제가 답답하세요?” (너느질=너의 느낌 질문)

“그래, 답답해! 네가 느릿느릿한 것을 보면 속이 터져!”

“속 터지세요?” (앵무새 질문)

“그래 아구, 속 터져! 할 일 좀 빨리빨리 해라! 밤마다 재촉해야 하잖아!”

“재촉하기 힘드시죠?” (앵무새 질문)

“어이구, 알기는 잘도 아네.”

“헤헤, 제가 지금 계속 공감 대화로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 그랬어? 그거 신기하네··· 대화가 되네!”

“신기하죠? (앵무새 질문) 저도 신기해요!”

“아무튼 내가 재촉하지 않더라도 좀 해라!”

“알겠어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좀 기다려 주실래요?”

“그래, 오늘은 말 안 하고 지켜볼게!”

“네! 빨리 밥 먹고 빨리 할 일 할게요! 헤헤···”

이런 작은 경험들이 모여 삶이 되는 것이겠지요? 중학생에게서 친구들과 공감 대화를 활용하여 ‘앵무새 질문’과 ‘너느질(너의 느낌 질문)’을 했더니 관계가 악화하지 않고 풀렸다는 경험도 들었습니다.

대화가 끝나고서 ‘아까 앵무새 질문 해 볼 걸···’ 혹은 ‘너느질(너의 느낌 질문)’ 해 볼 걸···'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앵질 너느질’이라고 써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놓으면 자주 보고 익힐 수 있습니다. 모니터에도, 수첩에도, 지갑에도···.

단 한 번이라도 시도하여 단 한 번의 경험을 만들기를 권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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