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소통은 성격이 아니라 기술!"
공감대화를 하기로 선택하기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기

유퀴즈 프로그램 진행자가 영국 공인 심리치료사 안젤라 센에게 “소통의 도구가 이렇게 많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우리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까요?”라고 묻습니다. 영국 국립 정신과 심리치료 클리닉 아이앱트(IAPT)에서 15년간 1500명이 넘는 사람들과 1만5000시간 이상 만나 온 전문가 안젤라 센의 대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가 3가지로 생각을 해봤어요. 첫 번째는 우리가 건강한 소통법을 배운 적이 없어요. 두 번째는 소통의 방법을 배웠다고 해도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기가 힘들어요. 세 번째는 시도했더라도 계속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연습이 부족해서···.”

이렇게 답을 하면서 놀라운 의견을 말합니다.

“소통은 성격이 아니라 기술!”

공감대화가 소통의 기술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고 오글거린다. 계속 기술을 배워 익숙해지면 우리 사회 대부분의 말인 폭력 대화가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감대화가 소통의 기술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고 오글거린다. 계속 기술을 배워 익숙해지면 우리 사회 대부분의 말인 폭력 대화가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감대화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공감대화가 소통의 기술입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어색한가요? 실생활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나요? 피식 웃음이 나올 때도 있지요? 동의합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고 오글거립니다. 계속 기술을 배워 익숙해지면 우리 사회 대부분의 말인 폭력 대화가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말을 바꾸고 싶다면, 변화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을 계속 연습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 공감대화’를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선택이 첫걸음입니다. 첫걸음을 뗀 후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당연히 넘어질 일입니다. 첫걸음을 뗀 후 넘어지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금요일 밤, 중학생 자녀가 짜증스럽게 말합니다.

“엄마도 옷 샀으니까 내 옷도 사줘.”

상대의 짜증에 내 감정이 같은 반응을 하는 것을 알아챕니다. 하지만 멈추지 못하고,

“너는 왜 짜증을 내니?”

“짜증 안 냈어!”

“짜증 내는 게 보이는데 안 냈다고?”

“짜증 아니라고, 지금이 짜증 나!”

허걱! 멈춥니다, 멈춥니다, 멈춥니다.

크게 숨을 쉬며 입으로 나오지 못하고 삼킨 말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시간이 좀 걸립니다. 1분이 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생각들이 가라앉으면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나는 자녀와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내가 지금 선택해야 하는 것은 공감대화로구나!를 알아차립니다.

“미안해, 다시 말하고 싶은데, 해도 될까?”

“...”

“엄마는 너의 말을 듣고 신경이 날카로워졌어. 엄마에게 말할 때 부드럽게 말해주길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해?”

“...”

“억울하니?”

“응!”

“억울하구나···. 너는 부드럽게 말한 거구나?”

“아니, 그건 아니야.”

“아, 그건 아니야?”

“짜증을 낸 것도 아니고···.”

“아, 짜증도 아니고 부드럽게 한 것도 아니고?”

“응!”

“알겠어. 그럼 엄마가 짜증의 말로 받아서 미안해.”

“나도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네. 우리 서로에게 말할 때 부드럽게 말하기를 해볼까?”

“응! 그런데 안 될 때도 있을 듯···.”

“안 될 때도 있겠지. 그래서 또 부딪힐까 봐 걱정되니?”

“응···.”

“엄마와 말하면서 부딪히지 않고 편안하고 싶은 거지?”

“응···.”

“나하고 바라는 것이 똑같네! 하하하···.”

“히히히···.”

“엄마가 소통의 기술인 공감대화를 열심히 해볼게. 기대해 줄래?”

“응···. 엄마가 잘하면 나도 저절로 배우게 되겠지?”

“저절로 배우게 되고 싶구나?”

“응! 사실 내 말투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는 해. 어떨 때는 나도 말하고 나서 찜찜하거든···.”

“그렇구나, 찜찜할 때도 있구나?”

“응, 말하고 나서 친구들하고 어색해지고 나면 나한테 마구 짜증이 나. 후회하면 뭐 해,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지난번에도 나는 그냥 말했는데 친구는 자기한테 왜 화를 내냐고 하면서 삐져서 가버렸어.”

“아고, 당황스러웠겠다.”

“응. 내 말이 화난 사람 말처럼 들리나 봐···.”

“그런가 보다···. 엄마 말 좀 들어볼래?”

“응!”

말을 바꾸고 싶다면, 변화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을 계속 연습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 공감대화’를 선택하라. 선택이 첫걸음이다. 첫걸음을 뗀 후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넘어질 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말을 바꾸고 싶다면, 변화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을 계속 연습하고 싶다면 ‘소통의 기술 공감대화’를 선택하라. 선택이 첫걸음이다. 첫걸음을 뗀 후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넘어질 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네 말투가 엄마의 말투라는 생각이 들어 미안하네. 말투는 가족 안에서 배우는 거거든. 엄마의 말을 이제부터라도 공감대화로 바꿔볼게. 그러면 너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거야. 어떻게 생각해?”

“그런가? 나도 그러고 싶어! 엄마 열심히 해봐! 응원할게!”

“응원 고마워!”

혼란스러울 때 여러 생각을 거친 후 지금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긍정의, 희망적인, 만족할 만한 선택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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